내가 태어난 집.

in #kr7 years ago

어린시절 내가 태어난 집에서 국민학교 3학년 때까지 살았다.
(3학년 쯤에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초등학교로 적을까 하다 국민학교로 적는다. )

어린시절 살던 곳의 전경을 아우르는 사진은 없다.
나의 머릿속에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연히 동네에 들어가서 내가 살았던 건물을 보면 새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문득 더 옅어 지기 전에 글로 기록해두고 싶어졌다.

황토로 지은 집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나무로 기둥들이 세워져 있고 그 사이는 황토로 메꿔져 있는 집.
방은 두개가 있었다. 양쪽 방 중간에는 마루가 있었다.

좌측 방에는 돌려서 트는 TV가 있었다.
어느 순간인가 친척이 주어서 여닫이 TV같은걸로 바뀌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sbs는 안테나에 안잡혀서 그게 잡히는 친구를 부러워 했다.
나중에 안테나 위에 뭔가를 추가로 부착하니 SBS가 나왔다. 신세계였다.
지금 각종 VOD서비스로 나를 무장하는 이유가 "그때로 부터 시작된걸까?" 생각도 해본다.
TV주위에는 장식장이 있었다. 그 장식장의 일부는 지금의 시골집에 가있다.

우측 방의 옆에는 부엌이 있었다. 거기에는 연탄난로를 때었던 걸로 기억한다.
겨울이면 어머니가 거기에 물을 길어 뜨거운 물과 차가운물을 섞어서 씻게 해주셨던 기억이 잇다.
그당시 큰집과 외가집은 아궁이가 있었던걸로 기억도 한다.
까스레인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주위로는 시멘트로 된 담이 쳐져 있었다.
대문은 초록색이었고. 그 옆으로는 매실나무가 있었다.
매실 나무 옆으로는 푸세식 화장실이 있었다.

마당에는 포도나무를 심어서 집앞으로 나오면 포도 나무가 있었던 기억도 있다.
어느 순간인가는 포도 나무는 사라졌었다.

지붕은 회색 스레트지붕으로 되어 있고 집에서
좀 더 나온 앞쪽에는 얇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다.
아마도 비막는 용이었나 보다.
어찌 지붕을 올라갔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동생이랑 지붕에 올라가 놀다가
동생이 발을 헛디뎌서 얇은 플라스틱 부분들 디뎌서 깨지면서 떨어져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동생이나 나나 어릴 적에는 엄청 장난 꾸러기였나보다.

추석 때 집을 내려가면 사진도 뒤져보고 부모님과 동생에게 물어보면서
두리뭉실한 기억을 채워넣어야 겠다.

그래도 태어나서 10년 정도 살아서 그런지 나름 생생하게 남아있는 듯하다.
시골집이 곧 이사를 간다고 한다. 이번에는 구석구석 찍어서 사진에 남겨 두어야 겠다.

내가 태어난 집이라는 주제로 쓰고 보니 어떤 집에서 죽게 될까 호기심이 생긴다.
병원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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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좋은 기억일 수록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어릴적 기억은 더 생생한 것 같구요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저도 옛 추억이 떠오르네요

공감가네요 어떤 기억은 뿌옇고 어떤기억은 생생하고 ^^ 종종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교차시키는게 재미있어요. 그때의 환경들이 선택들이 모여 나를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보고요.

소중한추억 간직하셔요~~~좋은글 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하나하나 글로 되세기면 그 느낌이 참 좋습니다.

참 정겨운 추억이네요~ 외가댁의 모습이 생각나요. 그 집을 떠나 아파트로 떠나실때 왜 그리 아쉽던지요.
어릴적 추억이 없어지는것만 같더라구요~
이번에 가시면 꼭 사진들로 간직해주세요~ ^^

저도 어릴 적의 외가댁은 이사를 해서 이제는 신식 주택으로 바뀌었네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거기에는 참 많은 추억이 담겨 있었어요 ^^ 덕분에 잠시 외가에 대한 추억에 빠져 보네요. 고맙습니다.
평소에도 집은 자주 찍었는데 디테일하게만 찍었지 전체적으로 찍은 적은 없네요 ㅎㅎ 이번에는 찍어봐야 겠습니다.

하나씩 사라지는 추억
많이 아쉽지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절이 담긴 곳이면 더욱 그렇지요.
참 정이가는 사진입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저 사진은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네요 ^^ 큰사진의 일부를 캡쳐한건데 출처가 가물합니다 ~
추억을 잡고자 사진으로도 글로도 그림으로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글쓰는 과정속에서 잠시나마 과거가 현재에 있는 듯 연결감을 느끼게 됩니다.

와 자세히 기억하시네요 :) 저랑 연배가 몇년 차이 나시니 보이는 풍경도 조금 다른 것이 신기합니다 ㅎㅎ 이렇게 첫 집을 자세히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네요! 저도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ㅎㅎ

그런가요? 뭔가 기억하고 싶은데 뿌연부분들도 많네요. 추석때 내려가서 좀더 디테일하게 기억을 조립해 보려구요 ㅎㅎ 연배라고 하시니 뭔가 엄청나게 나이든 느낌인데요 ㅎㅎ 아직 33한 30대입니다 라고 주장해 봅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의 나와 교차 시켜 보면 묘한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ㅎㅎ 즐거운 추억여행 되셔요 ^^

앗 연배라고 쓰니 뭔가 엄청 높인 느낌이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냥 나이를 다른표현으로 써봤습니다 ㅎㅎ 저도 오래는 아니지만 국민학교 1년 다녔었는걸요! 자기 전에 눈감고 추억여행 떠나봐야겠습니다 ㅎㅎ

안녕하세요 centering님, 저도 국민학교 다녔습니다 ㅋㅋ 정말 어린시절 살던 집이 아직 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다른 건 다 잊어도 집은 기억속에 생생한건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마지막은 생각안하시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국민학교 요즘 태어나신 분들은 모를 수도 있는 단어네요 정말 ㅎㅎ
죽음이란게 꼭 나쁜거다라는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종종 되세기게 되네요.
제가 죽었을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한 추억을 되세기는 축제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 ㅎㅎ 역시 수양을 하신분이라 생각이 남다르신 듯 하네요.. 저도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 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센터링님은 저보다 훨씬 젊은 것 같은데, 왜 글을 보면 자꾸 동시대를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어요.ㅎㅎ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SBS의 개국 제가 초등학생인가 중학생 때 일 것 같은데..^^ 어릴 땐 좋은집에 살지 못하는게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뭐 아무렇지도 않네요~ 오히려 추억이 되니 나쁠 게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삼삼(33)한 나이입니다. 제가 중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변경된때가 3학년 때쯤인걸로 기억해요. sbs개국은 가물하네요 ㅎㅎ 초등학교때는 좋은집 나쁜집 개념은 없었고 중학교 때쯤에 집의 자동차가 트럭인게 부끄했던 기억이 있기는 하네요 돌이켜 보면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Nice post, and probably an eyeopener for many. SUCCESS ALL !

very interesting friends and thank you for sharing ... I have followe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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