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테이블의 여자는 이제 미니스커트를 안 입을까? 내눈엔 예뻐 보이던데. [Feel通 - 30초 에세이 /30 - 37]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기본 탬플릿 (12).png


#30

카페에서 책을 읽다 옆 커플의 대화를 듣게됐다.

"오늘 치마 짧다. 입지 말랬지 내가. 지난번엔 화장도 옅어서 괜찮더만. 오늘은 별로야"
"그럼 오빠는 오빠 친구 xx오빠 만나지마. 나 그오빠 싫어."

상대를 위해 기꺼이 변하는게 사랑이라 믿지만.
그 '정도'는 지극히 각자의 것이라 어디까지 인정해야할지 늘 의문이다.

문득, 작년 가을 드문드문 봤던 드라마가 떠올랐다.
'사랑의 온도'
당시 느린 전개와 답답한 감정선으로 엄청나게 욕을 먹었지만,
망작에서 건져 올린 보석같은 대사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내 핸드폰에 현수씨가 뭐라고 저장돼 있는지 알아?"
"뭐라고 저장돼 있어?"
"이현수"
"아직도 이현수야?"
"세상 끝까지 이현수 자신을 잃지 않게 지켜줄거야"
"... 그런 깊은 뜻이 있는 거구나. 이현수가"
.
.
.
그때 알았다. 정선씨와 난 서로 사랑하는 방법이 달랐다.




옆테이블의 여자는 이제 미니스커트를 안 입을까?
내눈엔 예뻐 보이던데.


#31

봄이 왔나보다.

어제까지는 겨울을 탔는데, 오늘부터는 봄을 탄다.
싱숭생숭


#32

점.

점3 (占)
[명사] 팔괘ㆍ육효ㆍ오행 따위

방황의 정당성을 부여 받고,
선택의 갈래를 줄여 맘의 평안을 얻는 일.

슬프게도, 책임은 셀프.



#33

요맘때의 나무는 올려다보면 뭔가 짠하다.
모진 겨울을 다 보내고 새싹이 움트기 전,
정말 온몸으로. 치열하게. 햇빛을 맞는듯 해서.

따뜻한 볕아래 잔가지 하나하나 눈부시기도 하고.



#34

*냄새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

*향기
꽃, 향, 향수 따위에서 나는 좋은 냄새.




냄새와 향기의 구분 포인트가 '기분 좋음' 이라면,
앞으로 나는 삼겹살 굽는 향기, 삼계탕 향기, 곱창집 매캐한 향기로 말해야겠다.


고기 덕후에게 치명적 유혹 - 삼겹살 향기.

KakaoTalk_20180308_151439917.jpg



#35

"화난 건 풀렸어?" 라는 말은 좀 위험하다.
상대에게 "응, 풀렸어" 라고 대답하면 화낸 걸 인정하게 되고,
"아니 안풀렸어" 하기에도 마뜩찮다.

"마음은 좀 어때?" 정도면 어물쩡 대화를 이어가기 좋을 것 같은데.

아, 지금 내가 누구에게 삐쳐서 이러는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거지. 오호호(?)



#36

햄토리세대인 은둔형 도토리들의 다섯 오리 라이프.
= 사토리세대인 은둔형 외톨이들의 오덕 라이프.

나만 매번 헷갈리는가봉가....-_-)



#37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의 강아지 이름은 '요하네스 브람스' '클라라 슈만'
놀랍다. 57년을 연주자로 산 분인데도 늘 음악생각 뿐인가보다.
지긋지긋할 법도 한데.

천재들의 공통 재능은 타고난 머리도, 물려받은 재산도 아니고 지속적인 열정.
알면서도 늘 대단하다.


30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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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글은 내가 여기있는 것을 보았다.@feeltong

ㅋㅋㅋㅋㅋ 맙소사. 뭐죠. 이 귀여운 댓글은 ㅋㅋ @_@)

소곡이. ㅎㅎㅎㅎㅎ

최고의 명곡 입니당 ㅋㅋㅋ

와~ 정말 재미나면서 즐거운 향기가 글에서 뭍어납니당! 킁킁~^^ 잘보았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이예요. 댓글도 감사합니다>_<)b 기분 좋아요!ㅎㅎ

언제나 후룩하고 편하게 읽히네요ㅎㅎ 특히 봄을 타시는지 관련글들이 부쩍 보이네요^^
자신의 여자가 조신하게 보였으면 하는건 일종의 독점욕이겠죠? 저는 제 생애 전체의 점을 보고 더 이상 보지 않습니다. 부정탈까봐ㅋ 천재들은 그만큼 빠져있으니까 천재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편하게 읽히면서 의미도 있어야 할텐데.. 욕심일까요^_^;;
사실 저는 사계절을 다 타는가봐요 ㅎㅎ 헤헤.
@genius0110 님도 천재시니까. 같은 천재의 입장에서 알려주시는건가요?
크크크.
또 부담스러워하실게 눈에 보이는듯 하네요 ㅋㅋㅋ

ㅋㅋㅋㅋ 소곡이, 돼지곡이...... 여전히 경과 중을 오가며 웃음을 줬다 뺏었다 하시는군요..ㅎㅎ

오! 제가 신경쓰는 부분을 딱 말해주셔서 놀랐어요@_@)
역시~ 감사해요!

소곡이
돼지곡이..
댓글 보고 이해했습니다..ㅋㅋㅋ

헤헤헷 feeltong 님 글 편하고 재밌고 좋아요

올빼미 @smile.jay님! 오늘도 늦은새벽 댓글을 주셨네요.
새벽의 감수성에 봐주셔서 더 좋게 느껴지신걸까요^^
감사해요.(>
<)//

맞습니다. 그 지속적인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사람인지라 단기적 성과에 몰두하다 보면 실망감도 큰 것 같아요. 이를 잘 극복해 나가는 것도 키포인트라 생각합니다. 필통님 글은 사람을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어요 :)

vixima7님의 칭찬은 하루종일 기분좋게 하는 마력이 있지요:) 헤헷
평범한 글인데 크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글 잘 쓰는 사람 되고 싶어요.
글에 담지 못하는 더 큰 혜안 가진 사람이고 싶기도 하고요.
원스텝 투스텝 춤춰볼게요 ㅎㅎ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던데, 스팀잇에서 칭찬은 고래를 만드는거겠죠? ^_^)b

글 좋아요. ㅋㅋ 위트있고. 오늘따라 저도 돼지곡이 땡기네요. 꿀꿀꿀~꾸르...꿀~

감사합니당당! 재밌게 봐주셨다니 다행이예요.
오늘 돼지고기 드셨나요~? 금요일 인걸요~~~!!

매우 좋은 글을 읽고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와우, 센스가 그냥. ㅋㅋ

저도 그럼 센스있게 댓글을.

님아 흥할듯. (쓰고보니 너무 식상하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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