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날이 좋아.' '널 닮은 노래야 '같이 [Feel通 - 30초에세이 /1 - 11]

in #kr6 years ago (edited)

기본 탬플릿 (4).png

#01

닮은 사람과 사랑을 하는것이 좋은가,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는 것이 좋은가,

친구 둘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혼 대상에 대한 논의를 했다.

내 보기엔 둘다 아니고 그냥 지 좋은 사람과 결혼 한 것 같고만.

'동족혐오'와 '이해불가' 중 누가 더 빡쎄냐의 언쟁은
독거인의 노후 대비보다 수월하다는 게 내 결론.

#02

'꼰대'가 된다는 건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전적으로 사고의 문제다.
젊은꼰대가 나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꼰대로 칭할 때.
나는 괴물을 볼 때와 같은 공포를 느낀다.

#03

이성에 대해 취향이 확고하다는 것.
객관적으로 판별 가능한 외적 취향이라는 것.
굉장히 부러운 조건이다.

가장 친한 남사친의 이상형은 쌍커플 없는 눈, 글래머러스한 바디 라인, 약간의 평범함.
길거리에서 스쳐가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의 확실한 취향 덕에 발전 가능성 또한 O , X 가 분명하다.

상상해본다. 한눈에 기다, 아니다가 확연한 세상.
서로를 알아가며 '뿅'하는 순간은 없겠지만 집중 대상이 분명해 좋지 않을까.

그치만 박보검, 차태현, 김수현, 윤종신, 유희열, 이적의 교집합은... 역시 없다.



#04

제일 싫어하는 말투는 "~ 냐?"
제일 좋아하는 말투 또한 "~ 냐?"

친할 때 써야만 좋은 말, 아닐 때 쓰면 싫은 말.

"밥 먹었냐?" 는 거의 최고봉.



#05

처음 스피치 강사가 되었을 때,
첫 수업 - 만난지 30분도 안 된 내 앞에서 이야기 하다 우는 분들을 보고 생각했다.
'나한테 엄청난 힘이 있나? 가까운 사람도 아닌데 사람들이 왜이렇게 내 앞에서 우시는거지?'

지금은 완전히 이해한다.

서로 친하지 않기에, 그리고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기에.
털어 놓을 수 있는 이야기와 눈물이 있다.

가까울 수록 어려운 것들은 더 많다.



#06

어쩌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엄청난 도전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코칭 받은지 2주도 안된 친구가 리포터 시험에 덜컥 합격을 했다.
합격 비결이 뭐냐 물었더니 "뭔지 잘 몰라서 떨리지도 않았어요" 란다.

그래, 너무 알아도 문제다.

내 삶엔 뭘 몰라 덜컥 용기낸 일이 뭐가 있더라. 신세계 백화점 앞 첫키스?
어후 미쳤지. 그 사람 많은데서.
어후 미쳤지. 내 삶은 왜 이런 것 밖에 안 떠오르는 것 인가.



#07

스피치 강사로서-
말을 잘 하려면, 주관적 지표 말고, 객관적 지표를 많이 사용하라 강의한다.
상대에게 해석의 여지를 주지 않아 틈 없이 바로 전달되니까.

그런데 가끔,
주관적 표현과 모호함의 단어로 말 걸고픈 사람이 있다.
나를 해석하고, 아리송하게 만들고 싶은가 보다.

이를테면 '날이 좋다' '널 닮은 노래야' 같이.

#08

HOT. 클라스는 영원하다.


#09

전현무, 한혜진 커플 - 접근성은 중요하다.



#10

스티브 잡스가, "직접 보여주기 전에는 그걸 원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라는 말을 했다.
나는 왜 노트에까지 적어 놓은 그 명언을 치킨 앞에서 기억한 것일까.

밥 한공기를 싹싹 비운 나는 치킨을 원한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다.
눈 앞에 용가리처럼 김을 뿜으며 날 유혹하는 닭다리의 영롱함을 보기 전까지.


#11

20~25살까지는 여자아이돌에 대한 질투가 꽤 있었다.
25~30살까지는 질투보단 신기했고, (저들은 다른 종족인건가.)
서른이 지나니 예쁜 여자 아이돌을 보면 마냥 기분이 좋다.

이런 내 마음을 깨달은 게 오늘인데
"그것봐. 포기하면 편해" 라는 말이 동시에 떠올랐다.

하아.

내일부턴 도끼눈을 뜨고 필사적으로 질투할테다. 포기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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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는데 3분도 채 안 걸리셨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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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우왕, 신기! @tumble 고마워욥>_<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넘 통통 튀어서 넘 재미져요..ㅎㅎ 안단테 보다는 조금 빠르셔야 할 듯하네요.. 박보검, 김수현의 유머감각,윤종신, 유희열, 이적의 얼굴, 차태현의 아랫입술의 교집합은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당....

신세계 백화점 리모델링 이후 제 연애사가... 읍읍🙊 💀🙊 💀
차태현씨의 아랫입술을 딱 잡아내시다니! @sadmt님 짱이예요!!ㅎㅎ
치통은 얼른 나으셔서 제 이야기 또 들어주세요. 흑.

덕분에 벌써 나았죵.... 얼른 얘기해 주셔요.... 조 위에 흐렸다가 선명해 지는 사진속의 엘레강스한 모델은,,,, 광고모델인 거죠? ㅎㅎ

저예요! 저저! 우헤헤

아니야,,, 이상해,,,, 뭔가 잘못됐어.... 저 분위기와 이 거만무쌍한 짤과 우헤헤는,,,,,, 전혀 안어울려... 아햏햏이면 몰라도..... 댓글 달지 말아야겠어. 나도 이상해 질거 같아.... (혼잣말...)

👍👍👍👍👍

😄 😃😄😃😄 😃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정독했습니다. 책 하나 내셔도 되겠는 걸요? 앞으로 자주 뵈요.

우왕, @sirin418님 반갑습니다.
책책책... 낼 수 있을까요. 제 오랜꿈인걸요>_<
힘 되는 덧글 감사x100 합니다!!!! 저도 팔로우 완료!

Loading...

의식의 흐름에 따라 술술 잘 읽히네요ㅎㅎ
확실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의외로 속에있는 말을 꺼내기 쉽지 않네요! 그리고 꼰대부분에서 공감이갑니다. 중요한건 나이가 아니라 얼마나 오픈된 마인드를 가지느냐라고 생각해요! 항상 고정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치킨은...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치킨느님을 영접합니다. 자주보면 잊어버릴일이 없죠^^

천재님은 글만 읽어도 그런 느낌 아니신데요 ㅎㅎ
재밌으신분. 제게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져 버렸어요. 헤헷>_<
받들라!!! 치느님!

와... 이거 삼분인가요?
흡사 멈추면비로소보이는것들, 혹은 하상욱의 서울 시를 읽는 기분인데요?!ㅋㅋㅋ 지하철에서 글 너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꺅!!!!!!!! @shimss님!
짧은 호흡으로 혼자 끄적인 글들이라 올리면서도 걱정했는데.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busy 에서 측정해보니 다 읽는 시간 3분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3초 에세이로 이름 지었다가, 30초 에세이로 바꿨어용 ㅎㅎ
저도 팔로우할게요(ㅇ_ㅇ)//

쑥쑥 내려가니 글끝....
왜 그럴까요?
글의 흡입력이 대단하신대요?

제가 그것을 노리고!! 짧게 짧게 토막글을 쓴것입니다아~ㅎㅎ
흡입력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끄러워용.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진짜!

와 필통님의 3초 에세이 너무 좋네요 :) (집중력 스팬이 매우 짧은 저에게는 최고)

공감도 많이 했구요, 특히 이상형이 저랑 많이 겹치시네요- ㅋㅋ 근데 걱정 마세요. 전 이미 결혼을 해서... 제 옆의 남푠님은 박보검, 유희열, 차태현, 이적...과의 교집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랍니다.ㅋㅋㅋ

@songvely님 이제 분홍색만 봐도 쏭블리님 떠오를것 같아요. 반가워용.
3초로 지었다가요, 친구한테 읽혀보니 3초 너무 뻥이라고.. 30초로 바꿨어요 ㅎㅎ
busy 에서 재 보니 10개꼭지 다 읽는데는 딱 3분 걸려요.

이상형이 저렇게 들쑥날쑥이어도, 사랑의 가능성이 있는거겠죠..
전 아직도 제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저는 오히려 연애따윈 지긋지긋해!! 라고 생각했더니 지금 남편을 만났는걸요 ㅋㅋㅋ 사랑이란 역시~ 오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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