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0. 쓸데없는 정보를 주는 시리즈의 서문
내가 쓰는 글은 거의 시리즈물이다. 일이 많아져서 한동안 포스팅을 뜸하게 하게 되면서 미뤄둔, 고전문학의 서사를 썰처럼 푸는 목적의 [깨알 같은 문학], 일기에 해당하는 [제이미의 일상 기록], [Music Box], 영어 문의를 접수받는 [The English Corrector], [문화 영어], 가장 사적인 이야기 [어느 안티로맨틱의 수기]가 있다. 스팀잇 활동한지 이제 만 3개월이 다 되어가니까, 초반에 매일 쓰던 [깨알 같은 문학]외에는 아직 수많은 회차를 연재한 시리즈는 없다.
[깨알...]은 이제 주 1~2회 정도로 고정하려고 생각 중이고, 전에 제이미의 일상기록 #2에서 한번 예고한 적이 있듯이 머리를 비우기 위해 보는 TV 프로그램들에 관한 시리즈(가칭 '젬TV'), 그리고 특정 시대의 미남론(미녀론) 시리즈를 생각 중이다.
여기에다가 시리즈 하나를 추가로 하려고 한다. 이름하여 [t.m.i.], 그러니까 too much information의 약자로 부를 예정이다. 그리고 이 포스팅은 이 [t.m.i.]라는 시리즈의 서문에 해당한다.
원래 t.m.i.라는 표현은 한 개인에 대한, 굳이 알 필요는 없고 따라서 과한 정보를 뜻하는데, 이 시리즈에서는 나 개인에 대한 것뿐 아니라 내 평소의 사유체계와 별로 상관이 없는 가십성 정보들까지 올리려고 한다. 나는 스팀잇을 빼면 거의 모든 정보 습득 활동들을 영어/영문으로만 하기 떄문에, 그 과정에서 어쩌다 주워듣게 된 별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대표적이다. 어쨌든 나라는 사람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정보들임에는 분명하지만 딱히 일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데다가, 내가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데 있어 필수라고 여기는 류의 문화에도 해당하지 않는 정보들 말이다.
물론 독자에 따라서는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다. 늘 그렇듯, 본인에 대해 항상 100% 객관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니, 내가 보기엔 제이미라는 인간의 정체성의 일부를 이루는 정보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 경우 그냥 닥쳐 모른 체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인정하지 못하거나 부끄러운(?) 내용만을 쓰진 않을 것이다. 일단 블록체인에 박제할 정도의 깡 용기는 있는 내용들이고, 훗날 '내가 이런 면도 있었지' 정도의 느낌으로 뒤돌아보고 싶다. 사실 미남론/미녀론 시리즈에 쓰려고 했던 내용도 이 [t.m.i.] 시리즈에 넣을까 생각 중이다. 그래야 얼평이란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이 [t.m.i] 시리즈에서는 내 일기에 해당하는 [제이미의 일상기록]에서도 채택하지 않는 번호일기 스타일을 일단 써보려고 하는데, 비록 시리즈의 서문이지만 당장 떠오르는 쓸데없는 정보를 조금만 투척해본다.
1. 내가 굳이 찾아가면서까지 재미있게 보는 유일한 스포츠는 권투이다.
나의 아버지는 원래 많은 한국 남자분들처럼 야구를 즐겨 보셨고, 졸업하신 고등학교 야구까지 관심이 있으셨다. 그런데 내가 어릴 때, 그러니까 우리 가족이 막 외국에 거주하기 시작했을 시절에는 한국 야구를 보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차선으로 가끔 보신 스포츠가 바로 권투였다. 당시에는 미국, 영국 선수들 위주였다.
많이 어렸던 내가 밤늦게 하는 경기를 다 보긴 쉽지 않았기에 항상 같이 시청한 것은 아니지만, 주워듣게 되는 이야기들이 많았고, 따라서 성인이 된 후에도 가끔 찾아서 관련 뉴스나 경기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워낙 다른 문화 취향이 빈티지적이다 보니까, 소위 전설이라고 불리는 옛날 선수들 경기 같은 것들도 때때로 찾아보곤 한다.
물론 실제 권투 경기에서는 권투 관련 영화들에서 보는 그런 박진감은 잘 느끼기 힘들다. 특히 요즘 경기들은 더 그렇다. 그래도 좋아하니까 많이 보는 편이다.
사실 권투란, 특히 요즘에 와서는, 스포츠라기보다는 판돈에 모든 것이 달려 있는 '싸움'으로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투견이나 투계에서처럼 당사자들(?)이 원치도 않고 보상도 제대로 받기 힘든, 동물을 내세우는 싸움은 싫은데, 어쨌든 현재까지 권투가 재미있는 건 어쩔 수 없다. (사실 로마 시대도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당시에 태어나서 검투 경기를 즐기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내가 DVD나 블루레이로 모아놓은 무성영화, 작가주의 영화, 헐리우드 고전들 틈에 오락영화는 없다시피 한데, 유일하게 보고 또 갖고 있는 오락영화는 거의 소재가 권투다. 록키 시리즈는 당연하고, Raging Bull이라거나 Fat City라거나...록키 1은 사실 오락영화라기엔 작품성이 상당한데, 갈수록 상업적이지만 그래도 다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다른 상업 영화에는 진짜 관심이 하나도 없는데도...
물론 실제 권투 경기 중에서도, 영화 속의 과장된 권투 경기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기는 있다. 원래 페더웨이트 경기는 뭔가 안쓰러워서 안 보는데, 내가 어릴적에 아버지와 함께 보기 시작해서 지금도 가끔 옛날 경기를 찾아서 보는 선수들 중 한 명은 페더웨이트다. 1992년부터 한 10년간 활동했던 영국의 프린스 나심 하메드라고, 쬐끄매 가지고는 KO 승률이 굉장히 높은 선수.
화면과 실물을 통틀어서 내가 본 가장 건방진 인간인 것 같은데, 그야말로 깝죽의 대명사다. 지금 봐도 경기가 대부분 너무 재미있다.
프린스 나심 하메드 선수 하이라이트
이 선수는 입장부터가 쇼맨쉽으로 엄청 유명했는데, 그러고 보니 아까 언급한 록키 시리즈의 뒤를 잇는 크리드에서도 입장 씬이 재미있다. 영국 에버튼 축구 경기장에서 촬영했고 매우 작은 분이 한 분 나오는데, 유투브 영상 댓글에 자기 키가 얼마라고 써놓은 것도 봤다. 지금 찾으니 지워지고 없지만...
영화 크리드의 상대편 선수 경기 입장 씬
암튼 난 권투가 좋다. 어쨌든, 그렇다고.
2. 음, 그리고 비록 서문이지만 [t.m.i.] 시리즈에 걸맞는 사진도 한 장 투척해본다.
전형적인 t.m.i. 사진 feat. 새까만 초딩 시절의 제이미
3. 닉네임 @jamieinthedark의 유래
마침 @stylegold님이 이번 주 오마주 프로젝트를 재촉(?) 하시기도 했겠다, 지난 포스팅 중에서 t.m.i.에 해당하는 정보를 찾다가 4월 10일에 쓴 포스팅 닉네임 챌린지에 답변합니다 @jamieinthedark가 눈에 띄었다. 당시에는 스팀잇에서 닉네임 챌린지라고, 닉네임의 유래에 대한 몇 개의 질문들에 답하는 챌린지가 있었다. 사실 왜 이 닉네임으로 했는지 굳이 알 필요는 없기에 전형적인 t.m.i. 정보이고, 게다가 나름 성의있게 답변했었기 때문에(대부분 대충 답하는 분위기였기에 내 글 역시, 읽은 사람이 많지 않다.) 그 글을 다시 불러일으켜(?) 보기로 한다.
...그럼, 쓸데없는 정보를 담는 t.m.i. 시리즈는 또 알차고 쓸데없는 정보들을 갖고 돌아올 다음 회차까지 이만...
[t.m.i.} + [오마주 프로젝트]
닉네임 챌린지에 답변합니다 @jamieinthedark
@shimss님과 @uksama님의 지목으로 스팀잇 네임 챌린지에 답변합니다.
1.스티밋 닉네임을 어떻게 선정하였는지 포스팅하세요.
제 이름을 의외로 어떻게 끊을지 모르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제이미_ 인_ 더_다크입니다. 제이미가 주로 남자 이름이라, 언뜻 보고는 그거라고 쉽게 생각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네요.
in the dark는 문자 그대로 "어둠 속의" 또는 "(무슨 사안에 대해) 까맣게 모르는"의 뜻도 있죠. 개인적으로 둘 다 나쁘지 않군요. 밤 공기, 밤 바다, 야경 등을 다 좋아하기도 하고, 순진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제가 원래 의도한 뜻이 있겠죠? 얼마 전에 어느 분과 나눈 문답을 첨부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올린 제 최초의 단편소설에 대한 그분의 코멘트로 시작합니다. 제 소설에 과분한 평가네요.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거슬릴 수도 있는 설정이 있어서 단편 소설의 링크는 걸지 않겠습니다.)
제가 의도한 것은 위 사진에서 제가 언급한 마지막 의미입니다. 전 집에서도 카페처럼 은은한 조명이 좋거든요.
문제의 저 분께서는 함정이라고 끝까지 생각하셨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분의 인권 보호를 위해 함정치즈로 이름을 가려드렸습니다.
2.본명을 알려주세요.
저는 외국에서 자랐고, 한 때 일 관계로 외국인들을 더러 만나는 일도 꽤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제 영어 이름이 제이미였던 것은 아닙니다. 영어 이름을 애초에 설정하지는 않았었는데, 본명을 알려줘도 조금 친해지면 그냥 자기들 생각에 어울린다 싶은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더러 있었죠.
그런데 자꾸 신디, 아마릴리스, 마들린 이런 오글거리는 이름을 붙여 주는 일이 많더군요. 특히 신디는 충격이었죠. 그래서 일부러 그다지 "여성스럽지 않은" 이름을 골라서 온라인용 닉네임으로 삼았습니다.
제이미라는 이름의 여자가 가끔은 있어요. 배우 중에 제이미 리 커티스도 있고...전혀 팬은 아닙니다. 저는 그 배우의 아버지가 나오는 영화를 많이 봤죠. 문화적 취향이 최소 8~90대(나이)거든요.
...이렇게 수작을 부리며 본명은 패스합니다.
3.닉네임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으로 바꾸고 싶으신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로그인용 아이디인 줄 알고 다소 길게 설정한 면이 있죠. 그래서 다시 정한다면 Rogue Female로 하고 싶어요. 거의 줄진 않네요.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즐겨 써온 아이디입니다 (정작 별로 쓰는 곳은 없음).
또 설명충 빙의합니다. Rogue Male은 무리에서 벗어난 독고다이 수컷 동물(사자 등)을 가리킵니다.
그 제목으로, 2차 대전 배경의 아주 흥미로운 소설도 있어요. 영화화도 되었죠.
너무 재미있어서 한글로 옮기고 싶어서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냈으나 씹혔습니다...옛날 책이고 너무 초대형 출판사라 문의 이메일도 일일이 답 못하고 그런가본데, 상관은 없습니다. 좀 더 기다리면 저작권 소멸될 것 같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스팀잇에 한 장씩 연재해볼까 합니다.
하여간 그래서 그 표현을 여자로 바꾼 Rogue Female이란 이름이 마음에 들더군요. 저는 좀 혼자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뭐, 지금 닉네임도 괜찮습니다.
4.#steemitnamechallenge 태그를 달아주세요.
네.
5.다섯 분을 지목해주세요.
이 챌린지 많이들 하고 계시고 이 순간에도 지목이 겹칠 수도 있기 때문에, 지목은 사양하겠습니다.
닉네임 챌린지 답변은 2018년 4월 10일자 글로, [오마주] 프로젝트로 재발굴 했습니다.
나 없는 사이에 부관참시를...?
어...어?안 들려요, 다시 걸어주세요! 뚜뚜뚜뚜뚜
제이미형 형 닉네임 세글자로 줄이면 뭔줄알아? 제밋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크크크극ㅋㅋㅋㅋㅋ엌ㅋㅋ
...여기 보팅한 형들이 더 문제야!
제이미형이 너무 좋다 ㅋㅋㅋㅋ
제이미형 놀아줘서 고마워
사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밋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우 권투!! 너무 좋아염~~ 저에겐 TMI가 아니네여 ㅎㅎ
중학교때 체육특기생으로 권투를 1년정도 했는데...그때의 나의 복근이는 어디로........................? ㅠㅠㅠㅠㅠ
집 나간 복근이를 찾아보세요!ㅎㅎ
이미 탈중앙화하여 찾지 못하오 ㅠㅠ
제이미님 정말 글 잘 쓰시네요
군더더기가 없어요 :)
부럽습니다 ㅠ
이 포스팅 자체가 군더더기일지도요과찬 감사합니다. ㅎㅎ그럴리가요 ㅋㅋ 여튼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헤버구떼이~
권투를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초딩시절 귀여운 모습이네요 ^^
네 ㅋㅋ 감사합니다.
이렇게 보니깐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모티콘같네요. ㅎㅎㅎ
동물 같은데요;;
코끼리다
저는 제이미님이 좋아요. ㅎㅎ 이게 뭔 뜬금없는 고백이지? ㅋㅋ 다른 분들 글에 그냥 그들이 좋아하는 답을 하지 않아요.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ㅋㅋ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는 ㅎㅎ 그렇지만 그래도 되는 이유는, 제이미님이 가진 그 에너지와 지식ㅎㅎ 그리고 뭣보다 글이 참 재미있어요. 어렵지 않으면서 깊고 진한 글.. 그래서 피드글에 안보이더라도 꼭 찾아와서 읽는 팔로워 중의 한 분이에요. 멋져요. ㅎㅎ
감사합니다. ㅋㅋ (사실 싫다고 누구 글에다가 말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ㄷㄷ;;; 스스로 인지 못하고 있는건가ㅠㅠ) 저도 북키퍼님 글이나 댓글들 참 진솔한 느낌이고 좋아해요! 사실 미루고 있지만 피드에서 우연히 보기가 쉽지 않아서 즐겨찾기를 좀 해놓으려고 하는데 북키퍼님도 꼭 포함이에요. ㅋㅋ
ㅋㅋ 싫다고 한적 없어요. 그저 이건 이렇다 솔직하시더라구요. 보면서 항상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올 나 오늘 복싱 3달 등록하고옴
오오오...건.투.를 빔...
권투를 빌어줘
이미 비빔
개인적으로는 안티로맨틱이 제이미님이 어떤 분인지 돋보이기도하고 저는 정말재밌더군요!
감사합니다. 사실 그거는 제일 최근 회차에서 저 말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썼다 보니까 죄책감인지 좀 심적 타격이 남아서 휘청거리고 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