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 무서운 세상 3. 실재의 문제

in #kr-philosophy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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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무서운 세상 1. 합리적이지 않은 우리
무섭고, 무서운 세상 2. 자유, 평등, 인간의 번영


타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기관이 필요합니다. 우선 정부 혹은 이에 준하는 거대한 기관에 의해 뇌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연구 결과에 따른 뇌의 이해를 바탕으로 개인의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해야합니다. 사회 구성원 전반에 걸쳐 이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널리 알려야합니다. 개인의 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표현들을 알려야합니다. 주의하고 있다면 영향을 받는 정도가 크게 낮아집니다. 광고 전략에 대해 상세히 알도록 하며 더 나아가 모든 광고를 대체해야합니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가치중립적인 표현을 통해 사실만을 전달해야합니다.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모든 요소들을 제공해야합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뇌물 등 부정한 일이 없다면 공정하게 광고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과 양육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교사들과 부모들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충분히 주의시키고 이를 감시할 제도가 갖춰진다면 자유의 침해를 최대한 배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이것은 지금도 가능한 일입니다. 범죄자들이 대부분 잘못된 양육과 교육의 피해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급한 일이기도 합니다.

난제는 광고보다 산업 자체에서 나타납니다. 타인의 인지에 영향을 주는 행위의 선악을 분류한다면 세뇌를 가장 악한 행위에 양육을 가장 선한 행위에 둘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를 수치화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세뇌를 9에 양육을 1에 둔다고 합시다. 치밀한 연구가 바탕된다면 각 행위를 분석하여 척도를 메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이에 관해서도 예전에 쓴 글이 있습니다.

ADHD는 어떻습니까. ADHD를 겪는 사람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하기에 정신계통 약물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합니다. 한번 집중력을 숫자로 표기할 수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집중력이 50 미만인 사람을 ADHD로 분류한다고 가정합니다. 집중력이 49인 사람은 약물 복용 이후 50인 사람보다 집중력이 좋습니다. 이는 공평한가요? 만약 공정하지 않다면 50인 사람에게도 약물복용을 허가해야할까요? 계속해서 60인 사람, 70인 사람은 어떻습니까?

이처럼 특정 행위를 규탄하기 위한 근거는 굉장히 빈약합니다. 3.5의 영향력은 허가하고 3.51은 허가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헛점입니다. 우리가 세뇌를 명백히 악행이라고 규정한다면 9에서 계속해서 내려가서 '명백히 악의적인 행동은 아님'으로 판명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사실 인간 사회에는 이와 같은 문제가 충분히 널려있습니다. 언제부터 삶에 지장이 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가, 언제부터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계층인가 하는 문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A씨는 B씨와 함께 일을 합니다. B씨는 A씨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도 않지만 작업속도가 배는 느립니다. A씨와 B씨는 같은 임금을 받는데 A씨는 그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B씨는 장애가 있어 손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작업이 늦어질 수 밖에 없지요. A씨는 그럼에도 불만을 가집니다. A씨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일까요?
C씨는 A, B와 함께 입사시험을 보았습니다. C씨는 시험과정에 배려는 없었지만 글을 읽고 쓰는게 굉장히 힘들어 시험시간에 맞춰 시험을 끝내지 못 했습니다. C씨는 B씨가 받은 배려에 대해 듣고 사회를 원망합니다. C씨는 이기적인 사람인가요?

철학이야기 #5. 공정함의 난제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A씨의 느린 업무처리에 불만을 가진 고객, 상사까지 포함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어느정도부터 차별적 시각으로 분류하는가, 해당 차별적 시각은 차별의 대상의 자유와 평등을 얼마나 앗아가는가. 끝이 없는 난제의 연속입니다.

결국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간이 동물적 본성을 이겨냈으며, 생물종의 한계를 이겨냈다는 낙관적 시각을 지니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는 우리의 발목을 계속해서 붙잡습니다. 이는 관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재의 문제입니다.


4일동안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가 폭발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인간이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과 그것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 글에서 뉴로 마케팅을 이야기하느라 '무섭고 무서운 세상'이라는 제목을 지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인간의 한계'와 같은 제목이 더욱 어울렸을 것 같네요. 어제는 도저히 중점을 잡지 못 하고 글이 중구난방이었는데 이번 글은 그래도 좀 일관성 있게 쓰여지지 않았나 하는 만족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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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3.5와 3.51의 차이는 엄연하게 헛점일수도 있지만 그 기준을 잡아야 함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방법이지 않나라는 생각 해봅니다. 물론 엄격하기만 해서는 안되겠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쩔 수 없기에 진정 난제겠죠. 우리가 태어나길 동일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기에 영원히 해결 할 수 없을 문제입니다.

긴 호흡의 글을 연재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죠.
언제 얼마만큼의 분량을 무엇을 중심으로 서술해야 하는가?
물에 들어가야 수영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도전하고 있지만
새 포스트를 작성할 때 마다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스팀잇에 와서 처음 연재한게 '철학이야기'였는데, 거기 쓰인 생각들은 확고하며 이미 충분히 정돈된 사상이라 수월케 분량을 조절했지만 요즘은 그저 생각나는 내용을 배고플 때까지, 혹은 만족할 때까지 마냥 써내려가곤 하다보니 쉽지 않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도 마찬가지지요. 어설프게 수입이 있으면 지원대상에서 배제되어 오히려 큰 곤란을 겪을 수 있으니까요. 획일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게 어려움이 있는 거 같습니다.

어디부터 저소득계층이며 얼마나 보상을 해야하는가 등 모든게 모호하죠.

자유와 평등이 일치하는 가치라고는 깊게 생각해보질 못했습니다.

뇌의 연구가 이루어져 널리 알려야 한다는 말씀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기업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겠죠.

회사에서의 성과평가에 매번 불만과 불편들이 많아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전혀 해결이 안되고 있습니다.

철학이야기 공정함의 난제도 읽어 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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