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야기 #5. 공평함의 난제

in #kr-philosophy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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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함과 경쟁의 대립

공평함은 기회의 평등이 아무리 확대되어도 충분하지 않다는 전제를 하고 있습니다. 기회의 평등이 아무리 확대되어도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약자가 있음을 전제하고 그러한 계층을 평등하지 않은 수단을 통해 돕습니다.

기회의 평등이 결과의 평등을 어느정도 전제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부모의 삶의 질은 결국 자식의 양육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결국 기회의 평등에 영향을 미치죠. 결국 기회의 평등을 위해서 일정 수준의 결과의 평등은 보장해야합니다. - #4

일정수준의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해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계층이 존재함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잠재력을 모두 끌어낸 상태에서의 능력의 우열에 대한 경쟁의 관점은 패배한 계층 또한 후대의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수준의 삶의 질은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반면 공평함은 잠재력을 모두 끌어낸 상태에서의 능력의 우열이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이 또한 보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차별의 가능성

공평함은 역차별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시를 통해 누군가에게는 공평함이 불공평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아보겠습니다.

A씨는 B씨와 함께 일을 합니다. B씨는 A씨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도 않지만 작업속도가 배는 느립니다. A씨와 B씨는 같은 임금을 받는데 A씨는 그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B씨는 장애가 있어 손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작업이 늦어질 수 밖에 없지요. A씨는 그럼에도 불만을 가집니다. A씨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일까요?

C씨는 A, B와 함께 입사시험을 보았습니다. C씨는 시험과정에 배려는 없었지만 글을 읽고 쓰는게 굉장히 힘들어 시험시간에 맞춰 시험을 끝내지 못 했습니다. C씨는 B씨가 받은 배려에 대해 듣고 사회를 원망합니다. C씨는 이기적인 사람인가요?

입사시험은 업무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업무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장애가 있다 하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공평한가요?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공평하다면 어느정도의 편의를 어떤 계층에 제공해야 역차별이 아닐 수 있을까요.

ADHD는 어떻습니까. ADHD를 겪는 사람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하기에 정신계통 약물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합니다. 한번 집중력을 숫자로 표기할 수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집중력이 50 미만인 사람을 ADHD로 분류한다고 가정합니다. 집중력이 49인 사람은 약물 복용 이후 50인 사람보다 집중력이 좋습니다. 이는 공평한가요? 만약 공정하지 않다면 50인 사람에게도 약물복용을 허가해야할까요? 계속해서 60인 사람, 70인 사람은 어떻습니까?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각성제가 암거래 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실제 구글에 애더럴만 검색해도 애더럴 팝니다, 애더럴 구매가 자동완성되고 관련된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ADHD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애더럴의 효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그것이 이 사태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기술발달과 지속되는 딜레마

앞서 예시로 사용된 손이 자유롭지 않은 B씨, C씨의 이야기는 기술발달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두 사람 모두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자연스레 이를 해결할 수 있겠죠.

하지만 뇌에 대한 문제에서는 기술발달도 선뜻 도움을 주기 어렵습니다. 인간의 의식 또한 뇌의 작용이며 의식이 정체성을 대변함을 고려할 때, 뇌를 고친다는 행위는 결국 정체성에 우열이 존재함을 가정하고서 가능합니다. '우리는 동등하지만 동등하지 않다'가 현대사회에 가장 큰 딜레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으로 미래에 대해 다룰 것입니다. 기술발달에 앞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과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 줄 딜레마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같이 논의해봅시다.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1. 영혼]
[#4. 모든 가치의 수장,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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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함의 가치를 이야기한다면 끝이 없는것 같아요. 다름을 인정해야하는데 그것또한 쉽지 않고요. 나이가 들수록 생각만 많아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ㅎ

맞습니다. 현대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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