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in #kr-pen8 years ago (edited)





  진한 머스크 향이 남자의 향기로 인정받던 시절이 있었다. 마치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피부에 밴 냄새인 듯 남자 화장품은 모두 그 향을 머금었었다.

  ...영원히 지속되는 향기는 없다.

  그 향은 내가 남자 비슷한 단계에 접어들었을 무렵에는 그저 아저씨 냄새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10여 년 전 불기 시작한 클래식 열풍과 더불어 이 코를 찌르는 독특한 향기가 회귀를 도모했다. 그러나 추억은 추억일 뿐. 남자도, 그 남자의 체취를 맡을 여자도 모두 외면하는 그저 아저씨 냄새. 파파콤이라면 모를까, 누구에게도 팔리지 않을 향기.

  다행히 내 취향은 언제나 달콤하고 따뜻한 쪽이었다. 다만 적당히. 여기서 중요한 건 ‘적당히’다. 아주 약간의 상큼함도 필요하다. 바닐라과 베르가못이 적당히 어우러진 향기. 그 정도면 만족한다. 단 여기서 함정은 내가 향수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 남이 뿌린 건 상관없지만 나 자신을 인위적인 향으로 덮는 건 싫었다.

  향수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10여 년 전 DEMETER 두어 병을 써 본 게 전부였던 내가 프랑스 안착을 기념하며 마음먹고 산 첫 번째 향수는 <미드나잇 인 파리>다.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Van Cleef & Arpels에서 만든 것이다. 병은 딱 내 취향이었으나 향은 그렇지 못했다. 너무 무거운 탓에 맡으면 맡을수록 속이 울렁거리는 향. 겨울용으로 가끔 뿌렸던 이 향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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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the writer


  아쉽게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인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이름을 가진 제품 중 나를 만족시킨 건 영화가 유일하다. 한국에 도착하고 얼마 있다가 핸드 크림을 사야 했던 나는(손을 자주 씻기에 핸드 크림이 필수다) 동명의 제품을 마트에서 만났는데, 역시나 좋은 만남은 되지 못했다. 대체 이들에게 파리는 어떤 이미지일까. 깨끗한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없는 도시? 그래서 잘 청소된 화장실 냄새를 담았나 보다. (그래도 핸드 크림 본연의 역할은 나쁘지 않다) 다음에는 카카오프렌즈 스토어에서 만난 핸드 크림의 바나나 향과 복숭아 향 중에서 하나를 고를까 한다.

  그다음에 만난 향수는 ZARA의 <샌 프란시스코>와 <서울>. 각각의 도시를 이미지화한 이 향수는 핑크빛 낭만 어린 공기와 차가운 도시의 밤공기가 대조를 이루는 걸작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 도시들에 머물 것이다. 여름을 빼면 늘 <샌 프란시스코>인데 그게 아쉽다. 여름에만 만났던 사람들은 <서울>의 향기로만 나를 기억할 테니까. 태어나고 자란 <서울>은 언제나 마지못한 선택지였다. 달콤하고 따뜻한 향은 여름에 어울리지 않기에.














MIDNIGHT IN PARIS

Top: Mate, Rosemary, Bergamot, Lemon, Leather
Heart: Lily-of-the-valley, Tea
Base: Incense, Benzoin, Tonka bean, Almond, Amber



SAN FRANCISCO

Top: Incense, Pepper, Rhubarb, Yuzu.
Heart: Jasmine, Orange blossom, Violet.
Base: Cedar, Musk, Vanilla.



SEOUL

Top: Mandarine, Pepper, Nutmet.
Heart: Lavandine, Ylang, Leather.
Base: Dry amber, Coumarin, Ma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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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the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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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선택에 고민이 된다면 인테리어 소품 용도를 생각해봐도 나쁘지 않겠군요.ㅎㅎ 향수에 관심이 많은데 향수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향기롭습니다.^^

아무래도 서랍이 아닌 밖에 꺼내 놓고 쓰는 물건이다 보니 디자인도 보게 되더라구요. 애초에 향수 가격에 용기 디자인 제작비도 포함되어 있고...

[홀] 감상&잡담

향수라는 것을 평생 한번도 써 본 적 없는 입장에서 글을 읽으며 뭔가 향수를 사야 될 거 같은 생각이 맴도는데요. 그래야 제대로 남자, 즉 젠틀맨이 될 거 같은... 데요. 하하...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강의를 한번 들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오호 기대해도 되는 겁니꽈?

강사가 애꾸눈에 영국 발음을 쓰는 분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냄새에 민감한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이제 향수 좀 써야 할까봐요ㅎ 바다향 나는 <부산> 향수 나오면 써볼랍니다^^

영화 <부산행>에 영감을 받은 향수라면...

ㅋㅋㅋ 썩은 치즈 냄새 이상일듯

ㅋ그 영화에 영감 받은 향수라면, 제겐 필요없을듯요.. 이미..

이름이 서울인 향수도 있었네요.
여름에 김작가님 만나는 분들은 정말 이 향으로 기억하시게 되겠네요.
향수는 호불호가 강하지만 전 향수를 좋아하고 향수 뿌리는 사람도 좋아합니다.^^

저는 지역명, 특히 도시명이 붙은 제품들에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에서 여성용으로 도쿄인가 교토인가 하는 향수도 있었죠.

아...미드나잇 인 파리...
진짜 좋아하는 영화예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영화..
음소거로라도 꼭 봐야 겠어요!

왜 음소거인가요! 우디 앨런 영화에 깔리는 재즈가 얼마나 좋은지 아시면서...!

ㅠㅜ 늘 아이들 재우고 음소거 생활이라 그렇답니다..
음악은 예전에 들었던 기억으로...^-^;

ㅎㅎ 괜찮아요 김작가님
남편은 팬텀싱어도 음소거로 보고 재밌다고 좋아해요^-^

잘 청소된 화장실 냄새 ㅋㅋㅋ 전 걍 영화나 볼랍니다. 본다하고 미루어 놓은 미드나잇 인 파리로 오늘 불금을 태울께요!!! 아참! 전 남자의 향기가 담배향과 적당히 섞여있을 때가 제일 섹시하더라구요 ㅎㅎㅎ

그게 아버지 세대의 냄새 같아요. 오늘밤은 꼭 향수와 담배향 가득한 파리에서 지내시길.

향수뿌리는 남좌! ^^완전 멋져여~~
김작가님

향수 뿌리는 남자보다. 돈 뿌리는 남자는 ?

그건 사랑합니다~~~~~
아니 제가 여기 있는걸 어찌알고! 대단쓰🤔

시주입니까.

저는 향수를 잘 안써서 향에 관한 세계에는 무지하지만 어떤 때는 향기로 기억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럴 때면 잘 쓰지도 않는 향수를 괜히 맡아보고 충동구매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ㅎㅎ

병 예쁜데,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좀 무섭기도;;;

저거 사실 뒷면입니다. 앞면은 흰색으로 별자리가 프린팅된 거라 하나도 안 무서워요ㅋㅋ

향수 뭔가 사용은 해보고 싶은데
이제 유부남이라...ㅎㅎ 사용하기가 그러네요 ㅋ

유부남이시면 더욱 추천... 늘 잘 보여야죠 :D

향수 뿌리는 남자를 싫어했는데 어느날인가 지하철에서 슉 지나가는 남자한테서 woody한 냄새가 나는데 그렇게 행기롭더라구요(뒷통수가 잘생겨서 그랬나 ㅎㅎ) 저도 향수를 안 썼는데 더운 나라 살기 시작하면서 향수를 쓰는데ㅜㅜ 시르네요. 운동하고 나서 난 땀에서는 역한 냄새가 안나는데,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다 난 딴 냄새는 으윽... 썩은 치즈냄새가 날 때가 있어요 ㅎㅎ

뒷통수에 한 표를...

거기에 옷의 세탁/건조 상태가 불량할 때 나는 냄새가 더해지면 죽음이죠ㅋㅋ

저도 뒷통수에 한표를 ..ㅎㅎ

막 성인이 되고 향수 조금 써봤지만 결국 귀찮아서 안쓰게 되어라고요. 지금은 그냥 사람냄새만 납니다ㅋㅋㅋ 사람 냄새가 나서 니가 너무 좋아져~~

사람 냄새 좋죠. 오랫동안 무색무취를 지향해 온지라 공감합니다.

어떤 향수는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것 같아요.
적당한 향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 향수 뿌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살짝~ㅎㅎ

자신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좋은 냄새를 장착한 남자는 일단 다시 보게 됩니다! 어쩐지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저도요!! 그런데 알던 사람과 같은 향수를 쓰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 당황스러운게, 역시 향수는 베스트셀러를 쓰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어봅니다.

맞아요! 특히 전 남친들이 쓰던 향수 냄새 길거리나 하철이에서 맡으면 엄청 킁킁거리면서(티 안 나게...) 쳐다보고 또 쳐다봅니다... 냄새 하나로 시공간 고대로 옮겨져서 있는 기억, 없는 기억 다 강제 소환!

역시 저만 그런게 아녔군요 ㅋㅋㅋㅋㅋ 게다가 제가 예전에 썼던 향을 다른 사람한테서 맡아도 시공간 초월하는 현상이 일어나더라구요.

맞아요! 냄새가 진짜 강렬한 기억 저장 수단인 듯... 그래서 냄새 찜꽁해놓고 같은 활동 반경 안에서 누군가와 같은 향수를 쓰게 되는 일은 없도록 굉장히 노력했어요! 후후. 향수 안 쓴지 한 3년 되었는데, 지금 제 분위기에 어울리는 냄새를 다시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저도 그래서 2년전에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브랜드로 바꿨어요. 그런데 추운 시기에 쓸만한 마땅한 아이를 못 찾겠어요.

자신만의 향을 조합하는 가게도 있죠. 한번 도전해 보세요.

코끝을 자극하는 향수 이야기
남성의 체취를 떠올리게 합니다
저는 후각이 너무나 예민해서 천연적인 향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향도 맡지 못합니다 거의 화장품과 향수를 사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김 작가님은 예술적 취향이 남다르셔서 향수에 대해 조예가 깊으시고 향수 스토리텔링에도 뛰어나시네요 존경합니다
상상 속에서 다채로운 향수 맡고 갑니다
초여름 같은 저녁 즐겁게 보내세요

저도 후각이 예민한 편인데 시인님은 더하신 것 같군요. 그런 민감한 감각이 시상을 끌어내는 힘 중 하나일지 모르겠습니다.

ZARA가 서울 이름을 붙인 향수를 파는 줄 몰랐네요(회장이 세계적 부호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흠. 김작가님, 멋진 신사일 것 같은 느낌입니다!

sick.jpg
오늘도 이렇게 이미지 메이킹 성공...
감사합니다 :D 자라의 향수는 Eau de toilette 주제에 Eau de parfum에 못지 않은 지속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 한국 자라에서도 파는지 모르겠네요.

아니 저 씨익 짤 나오니깐 이런 얘기 하지 마세욬ㅋ

jamie님 이곳에서 뵙네요. 씨익 짤. ㅎㅎ 유쾌합니다!

향수를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상큼한 향을 좋아해요. ^^

상큼한 향이 덜 질리고 무난하죠.

잘 청소된 화장실 향이요??
진짜 소문대로 유럽이 거리나 공공장소가 좀 더럽긴 한가보군요.

저는 복숭아향에 한 표 넣겠습니다 ' -')/b

저도요. 바나나는 제 기준에서 '적당히'를 아슬아슬하게 넘는 단내 때문에...

맞아요. 바나나 하면 떠오르는 달콤한 냄새... ;ㅂ;.. 먹을 땐 좋지만... 향수로는... 살짝 넘죠.. ㅋㅋㅋ :D

자신만의 향을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시각보다 냄새가 기억에 더 뚜렷하게 남는다죠. 저도 자신만의 향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도 너무 독한 향수는 올라오는 냄새에 저 스스로 역함을 느껴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쉽게 날라가더라도 은은하게 나는 향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저는 [프레쉬] 향수를 자주 써요~ 나중에 백화점 같은 곳에서 시향 할 수 있다면 한번 해보세요:) 그나저나 미드나잇인파리 병은 정말 고급지고 예쁘네요.....ㅋㅋㅋ

프레쉬, 병이 미니멀한 게 예쁘네요. 기억해 둘게요. 감사합니다.

도시를 담은 향은 과연 어떤지 궁금하네요.
그 향을 맡으면 그 도시를 떠올릴수 있을정도로 매칭이 될까도 궁금하고......
저는 전혀 향수를 쓰지 않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향수를 좀 써야 하나 생각이 드네요^^
아저씨 냄새가 나서 그런가 ㅠㅠ

호돌박님은 늘 자연과 함께 하시니 자연스럽게 자연의 향이 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향수에 대한 생각에 공감해요^^
핸드크림 챙기는 남자 센스있네요^^
자라의 서울 한번 맡아보고 싶어졌어요 ㅎㅎ

몸에 수분이 너무 부족한 게 아닐까 싶어요ㅠㅠ 자라의 서울은 그냥 흔해 빠진 시원한 향입니다ㅋㅋ

[정원] 감상&잡담
the-art-of-romance.jpg

정원이 좀 넓습니다.

오늘 황사와 미세 먼지가 심하답니다. 외출하실 때 마스크 꼭 착용하세요.

수도권은 오늘 3시 이후에 황사 영향권에서 벗어난다고 해요.
미세먼지가 심할때면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것 같아요. T^T

예보와 다르게 오늘도 기세가 대단했네요. 눈까지 따갑습니다ㅠㅠ

제가 본 몇 안되는 소설중 하나인 '향수' 가 떠올랐네요.

그 소설과 영화 때문에 향수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도 많죠.

저는 정원냄새 나는 라코스테 부스터를 애용합니다.

제품 이름에 부스터 들어가면 두근거리지 않나요? 근데 뭔가 악어 냄새가 날 것도 같네요ㅋㅋ

향수는 제가 잘 안써봐서 ^^
그런데 미드나잇 인 파리는 최근에 영화를 봤는데 정말 전 좋더라구요
주인공인 작가가 시계종소리가 나고 차를 타면
과거로 가서 자기의 우상들을 만나고.. ㅎㅎ
설정이 정말 좋았고,, 풍경도 너무 좋았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보고 있자면 마법에 걸릴 것 같죠. 스마일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향수는 와이프가 여친일때 사준걸 써본게 전부인데심지어 이름도 모름
결국 제 땀 냄새를 더 좋아 하더군요 후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이렇게 적절한 짤을.. ㅋㅋ

어렷을적엔 향수의 향이 좋아 구매 했었는데 이제는 향은 물론이거니와 향수병 디자인도 많이 봐요. 병이 얼마나 예쁘게 나오던지.. 막 사고싶어지더라구요😌

테이블에 하나만 올려놔도 분위기가 달라지죠 :)

어렷을적엔 향수의 향이 좋아 구매 했었는데 이제는 향은 물론이거니와 향수병 디자인도 많이 봐요. 병이 얼마나 예쁘게 나오던지.. 막 사고싶어지더라구요😌

예전엔 향수 참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사드렸었는데 ㅋㅋ 아마 이성에게 조금이나마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어요. ㅋㅋ

근데 서울은 당최 어떤 향인지 전혀 감이. ㅇ_ㅇ

가물가물하네요... 적당히 진하고 적당히 시원한데 인상적인 향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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