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벚꽃도 벌써 져버리고

in #kr-pen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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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였다면 오늘은 나의 Thumbs Up 플레이리스트 #12 여름 이겨내기가 올라와야 했다. 마지막 곡까지 대강 정하고 슬슬 곡을 추리려던 그때, 빌 에반스 다음으로 이 곡이 나왔다.

이 곡을 들을 때 독후감을 쓰고 있었는데, 아까 읽은 소설 때문인지, 이 곡 때문인지 격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혔다.


이 곡을 몇 번 반복해서 듣다가, 분명 이 곡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일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이 앨범을 처음부터 들었다. 그래서인진 모르겠지만, 읽은 책도 처음부터 다시 훑기 시작했고, 그래서 더 베낄 글이 늘어났다.

이 곡을 제대로 느끼려면 1번 트랙부터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나머지 곡은 기대에 못 미쳐 조금 듣다 노래를 껐다. 노래를 끄고 뭔가에 홀린 듯이 문장들을 베끼고선, 빠질 것 같은 팔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를 보거나,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딘가에 가는 것은 방탕한 생활처럼 느껴지는데, 책을 읽는 것만큼은 그래도 될 것만 같다. 그래서 오늘은 연습을 하나도 안 하고 책에만 하루를 다 써버렸다.


이 곡을 듣자마자 이상하게도 예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벚꽃도 벌써 져버리고 어느새 녹음의 계절이 되었다.

이젠 자기 도피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다고 나에게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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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녹음이 녹음(綠陰)일까... 녹음(錄音)일까...
한참 생각하다..
그래 에잇플랫세븐플랫서틴은 음악인이니까..
역심 녹음(錄音)일테지...

그렇게 결론을 내릴 때 즈음 벌써 음악은 끝나버리고, 어느새 아기들 분유 먹일 시간이 되었다.

땡~ 녹음(綠陰)이었답니다. 녹음을 한문으로 써주시니 더 저 단어가 좋아졌어요. 빽빽하게 들어선 모양이 왠지 풀잎처럼 느껴진달까요. 막상 녹음(錄音)은 좀 밋밋한 느낌이네요.

아기들 분유 먹일 시간! 행복한 시간을 맞으셨군요:)

헐 당연히 음악 녹음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네요;;;; 무의식이 이렇게 무섭군요

뒤에 나오는 노래는 히든트랙인가요? 노래 넘 좋아서 저장해놨습니다. 감사!

네. 그래서 마지막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노래 넘 좋아요. 세 개로 나뉜 것 같으면서도 하나로 모아들어야 좋은...

노래좋네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앗! 좋으셨나요? 감사합니다. 아직 밖에 안 나가봤는데, 무척 뜨겁겠죠? 행복한 하루 되셨으면 합니다.

매년 봄마다 벚꽃과 목련은 너무 빨리 져서 아쉽곤 하죠. 좀 있으면 여름이 가고 코스모스가 피겠지요. 그리고 겨울이 또 오고... 눈이 내리고...

봄과 가을은 좀 즐길 만 하면 금세 지나가는 것 같아요. 이 지독한 무더위가 참 길게 느껴지면서도, 이 녹음의 계절이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오네요. 괜히 첫눈이 기다려지기도 해요.

이번의 시끌벅적한 휴가철이 지나면
또 시원한 결실과 풍요의 계절이 오겠지요.

이제 보니 지금이 휴가철, 성수기군요. ㅎㅎ 텔레모어님은 여름에 어디 안 다녀오시나요? 풍요의 계절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그리 나쁘지 않지만요:)

우리 은퇴부부는 일년 내내 휴가중이거던요.
여름휴가비로 집에서 에어컨 마음껏 틀고 방콕하기로 했어요. 나가면 고생.
젊을때 많이 다니고 즐기세요~ ^^

좋은 노래 잘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이곡으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제를 마무리하면서 이 곡을 들었는데! 하루를 시작하는 곡으로도 나쁘지 않으셨나요? 왠지 나빴을 것 같은 기분이... ㅋㅋㅋ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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