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둠칫거림, 라우브(Lauv)

in #kr-music6 years ago



4월의 날씨라고 하기엔 너무도 움츠러드는 토요일 오후, 목이 너무나 가라앉아 커피마저 따갑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한참을 카페에서 끄적거리다 온 나는 일을 좀 해보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가 노동은 하지 않고 노동요 리스트를 또 뽑아본다.

원래는 제목을 '힙터지는 노동요'라고 쓸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왠지 모르게 '힙터지는'이라는 표현만큼 힘차지 못한 나의 몸과 마음의 컨디션때문에 제목에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느슨한 둠칫거림'으로 바꿨다.




힙터지는 수식어로 소개될 뻔 하다가, 느슨해진 뮤지션은 바로 라우브(Lauv)


아무튼 찾았다 하면 다 90년대 생이다. 아니... 묘한 감정이다. 더 깊다고 할 순 없지만, 더 새로운 자기장르를 만들어내는 건 어릴수록 더 쉬운 것 만은 분명해보인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렇게 자기 길을 갈 수 있었을까. 세상 느리게 먼 길 돌아가는 나에게 반가우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선사해주는 감각적인 90년대생 뮤지션들이다.

94년생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라우브.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음색에 차분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음악들이 특징이다. 한 순간 '딘'을 떠올리기도 했다.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아 어떤 한 곡으로 장르의 정의를 내리기 보다는 앞으로 내게 될 음악들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

우울감까진 아니지만, 약간 가라앉은 오늘의 나에게 좋은 노동요다. 적절하게 조용하고 적절하게 감각적이고, 리듬이 있다. 하지만, 이 노동들을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파리스 인더 레인..이라고 조용하게 읊조리는 듯한 느낌.

애써 못하는 영어 가사를 읽어보다보니, 시 같다고 느껴졌다.

어디서나 당신이 옳다고 느껴.
어디서나 당신과 함께라고 느껴.
비 내리는 파리
비 내리는 파리
우리에게 화려한 도시는 필요하지 않아.





대표곡이자 데뷔곡이라 할 수 있는 I Like Me Better.

Sofar Sounds채널에 올라온 라이브 버전인데, 이 채널에 있는 모든 노래가 진심 다 좋다. 나는 몇년 전에 트렌드로 '소파 사운드'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응접실 같은 작은 공간에 모여 뮤지션의 음악을 듣는 새로운 공연의 형태. 사람들은 이제 조금 더 사적이고 친밀하고 편안하고 휴식같은 공간을 좋아하고 그러한 공연이 확장되고 있다는 딱딱한 소개를 한 적이 있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저 소파에 혹은 바닥에 앉아 공연을 보고 싶다.





Easy love라는 곡의 역시나 라이브 버전.

듣고 있으면 나의 귀가 한껏 감각적인 상태가 되는 기분. 과도하게 포장하지 않으면서 너무 빠르지 않게 자신의 감성을 한 껏 드러내는 라우브다. 중간 간주에서 루프 스테이션으로 일렉기타 연주를 쌓아올리며 간결한 절정이 이어진다.




여러분 라우브(Lauv)하세요.






Sort:  

매일 쓰신 글들이 스팀잇에서 하루빨리 많이 읽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님께서 쓰신 최근 글마다 사랑의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스팀잇 후기를 잘 읽어봤습니다.

@emotionalp님 같은 분이 아름다운 글들을 쓰시고,
아름다운 마음을 갖는다면 스팀잇 kr은 훨씬더 아름다운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김삿갓( @yungonkim)이 깊은 감명을 받고 풀보팅을 하고 갑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길 잘 했네요. 저 역시 너무 좋은 분들의 좋은 글들을 많이 발견하고 있어요.:)

우울감까진 아니지만, 약간 가라앉은 오늘의 나에게 좋은 노동요다. 적절하게 조용하고 적절하게 감각적이고, 리듬이 있다. 하지만, 이 노동들을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격공하고, 플레이리스트에 주섬주섬 추가하고 한참 듣다 갑니다. 주말에 일하는 우리 존재 화이팅이에요 P님 :)

작가님도 노동하시는 주말이군요ㅠ전 얼마못가 늘어지고 말았답니다 ㅋㅋㅋ 화이팅하세용:)

답글 달려고 그부분 복사하고 있는데 이미 다셨군요!! 찌찌뽕!

저도 노동요 발췌하려고 했는데... 다 한마음인 듯요ㅋㅋㅋ

우와!! 너무 잘생겨서 세 번 들었어요...ㅎㅎ;;
좋은 노래가 저의 '지금'을 '행복한 순간'으로 바꿔주네요...

아 맞아요 잘생기기도 했죠 ㅎㅎ 중요한 걸 깜빡했네요. 듣기 좋으셨다니 뿌듯하네요:)

Congratulations @emotionalp!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posts published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Upvote this notification to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why here!

Do not miss the last announcement from @steemitboard!

저의 노동요는 몇년째 피아노... 이젠 좀 바꿀때가 온듯해요. 잘 들었어요! 오늘은 산뜻하게 휴식하세요 ㅎㅎ

감사해요. 오늘은 저도 쉬어가렵니다 ㅎㅎ 좋은주말되세요:)

엇 너무 좋아요 ㅠㅠ 제가 찾던 딱 그런 노동요입니다!! 감사해요!!! >,.< 리스팀 해놓고 계속 들어야겠어용 히힛

저도 감사합니다. 다음 노동요도 기대해주세요:)

우와, 이번달 다운로드 목록에 넣어놔야 할 것 같아요.
첫번째 노래가 마음에 들었는데...없네요 제가 이용하는 곳에는 ㅠㅠ
느슨한 둠칫거림에 어울리는 곡들입니다!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저도 멜론사용하는데 몇 곡 없어서 유투브로 듣는답니다ㅠㅠ

26살 우리집 셋째
올 2월 말일자로 퇴사하고
하고 싶다는 음악을 공부하고 있지요
맘에 들어요 그런 셋째가요
과감히 자신이 행복해 지는 일을 찾아 퇴사를 결정하고 원하는 길을 걷는다는 것이요

라우브.....음색이 좋아요

와 정말 멋지네요. 아드님이신지 따님이신지 모르지만 응원합니다 :)

아들이예요

이젠, 보탤 필요도 없는말.. 취저
P님 최고예요!!

흑 필통님!!

유튜브에서 찾으면 될텐데요.. 왜 굳이 여기로 들어오는 걸까요. 이 포스팅이 '노동' 바탕화면이 된것 같은 느낌 ㅎㅎ

필통님을 위해 리스트를 만들어야겠군요!

FASF.JPG
진짜로 이러합니다 ㅎㅎ
리스트를 만들어주신다면 무한 캄사!!! 영광이옵니다~ 이덕화 아저씨 성대모사를 들려드릴 순 없지만... 부타퀘여~

현재 고갱님의 요청이 접수되어 작업중에 있으니, 커밍순을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은근히 노동요글 업데이트 기다리고 있었어요.
라우브는 목소리가 비트같고 가사가 아름다워서 앞으로 자주 들을 것 같아요:)

본격적인 리스트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ㅎㅎㅎ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2
JST 0.034
BTC 62772.18
ETH 3154.14
USDT 1.00
SBD 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