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문학 3

in #kr-gazua6 years ago (edited)

[반말주의] 안녕, 즐거운 월요일 되었길 바라면서 세 번째로 깨알 같은 문학 가져왔어. 전체 내용 요약 같은건 없는거 알지? 깨알 같은 포인트 하나씩만 짚어준다. 오늘은 피곤했을테니 퀴즈 식으로 써볼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한 아가씨가 어느 시골 의원에게 시집을 가게 돼. 진짜로 뭘 하고 싶은지, 뭘 원하는지 아무 생각도 없는 상태에서 학교 졸업하자마자 그렇게 된 거야.

곧 무료한 나날들이 시작되고, 남편한테도 사랑을 못 느끼는 등 아무런 낙이 없어. 그러다가 그 지역의 귀족 남자에게 마음을 줘버리게 돼. 남자도 한 순간은 여자를 데리고 도망갈 생각까지도 하지만, 애초에 바람둥이였고 장난으로 시작한 거라서 마음을 모질게 먹고 여자랑 헤어져버려.

그때부터 여자는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되지.

소설의 결말에서, 여자의 무덤 가에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 사람은 누구일까?

  1. 남편
  2. 아버지
  3. 바람둥이 애인
  4. 두 번째로 만난 젊은 애인
  5. 이웃집 아저씨
  6. 이웃 아저씨의 조수
  7. 어린 딸

madame-bovary.jpg

그 유명한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이야기야. 주인공 보바리 부인이 어떻게 어떤 굴곡을 겪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렀는지는 얘기 안했지만, 그냥 좀 한심한 여자의 이야기 같지 않아? 저자가 "보바리 부인은 바로 나다"라고 했다는데, 처음엔 이해가 잘 안 갔어. 그런데 점차 생각이 들더라.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계속 바라고, 거기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은 안 하고, 권태에 스스로를 내맡기는 모습을 가진 사람은 다 보바리 부인일 수가 있는거야. 그러고는 뭔가 브레이크 없는 무모한 생활에 빠지기도 하지.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무슨 훈장처럼 어떻게 살아라고 알려주는 것은 아니야. 인간이라는 게 그렇다는 것이지.

저자는 평소에 일물일어설을 주장한 걸로 유명했는데, 간단히 말해서 어떤 개념이나 현상을 묘사하는데 있어 단 하나의 용어만이 적합한 용어이고 자기는 그걸 찾아서 쓰려고 한다는 얘기야. 무슨 진리 같은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최소한 영문으로는 그 주장이 와닿을 정도로 굉장한 깔끔함이 느껴졌어. 통속적인 플롯인데 문장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버릴 용어가 없다고나 할까.

아,그리고 위 문제에 대한 정답은 6번이었어. 그럼 깨알 같은 문학 다음 회차까지, 안녕.

Sort:  

이웃아저씨의 조수가 보바리 부인 무덤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사모했나..? 아님 그냥 가여워서?
난 좀 단순하게 남편이라 생각했는데...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무척 사랑했다는 그래서 슬펐다는 ..

응, 사춘기 소년이었는데 좋아했고, 남편은 물론 슬퍼했지만 찾아온 장인과 함께 서로 위로하고, 어린 딸도 있고 하니 자기 어머니도 불러들이고...뭔가 산 사람은 살아가는 느낌을 남기는 결말이야...

영문을 보며 그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네가 부러워~~ㅠ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계속 바라고, 거기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은 안 하고, 권태에 스스로를 내맡기는 모습을 가진 사람은 다 보바리 부인일 수가 있는거야.

내가 보바리 부인이다~!!!ㅠ

(성 정체성은 문제 없음..ㅋ)

읽어줘서 고마워! 사실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는 썼지만, 뭔지도 모른다는 게 더 맞겠네!

나머진 정말 한명도 슬퍼한 사람이 없던거야?
슬프다... 저 인생...

가족들도 슬퍼는 하지만, 연출상 결말에서 제일 순수하게 슬퍼하는 건 그 조수 아이야.

늦게 뭐 좀 하다가 시간이 이렇게 됐네! 봐줘서 고마워 ㅎㅎ

아..ㅎㅎ 꿀잠자!

이건 진짜 읽어봐야겠다. 고마워!

형아 설마 브레이크 없는 무모한 운전을 하다가 어제....................

아냐아냐 ㅋㅋ 그것보다 영화도 있네?!

ㅇㅇ 여러 번 영화로 만들었는데, 난 이거는 영화로 안 봤어. 저게 제일 최신 꺼니까 볼만할지도 모르겠네?

위페르 영화는 1991년 거야. 오래된 거지.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한 영화가 있었구나.
내가 좋아하는 배우~
책보다 우선 이걸 봐야겠다~!ㅋ
thank you~^^

정말 난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했던 마담 보바리를 보면서 1분 1초도 주인공에게 감정 몰입할 수 없었... 그런 영화는 처음이었다고.

그건 안 봤는데, 그럴 것 같아. 그 배우는 그 뭐냐, 총 들고 한 가족 몰살시키는 역할이 제일 잘 어울렸어.

어휴 다른 분들에게 댓글 보팅해서 저 둘을 밑으로 밀어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살시키는 영화가 뭐였지?

La cérémonie 의식. 90년대에 나왔을거야.

아, 그 사이코패스.. ㅋㅋㅋㅋㅋㅋ 이자벨 위페르는 좀 그래. 얼마전에 나왔던 폴 버호벤의 '엘르' 그것도 그랬어.

그러게, 딱 그런 역할이 맞는 듯

'녹터널 애니멀스'나 '엘르'는 내가 번역하면서 정말 힘들어서... 한숨이 나왔던 영화들..

오 재밌겠다 읽어바야겟으

바람직한 댓글이야!

? 누군가의 댓글을 저격??

아 6번 딱 찍었는데...스달걸었으면 내꺼였는데.ㅋㅋ
난 실질적인 노력은 하니까 보바리남편해야지.

아직 스달 전송법을 몰라. 미약한 댓글보팅 받아라ㅋㅋ

위에 내용 보고 보기에서 6번으로 유추했었는데 맞췄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랑을 하는 스타일일 거 같아 저런 조수같은 사람들..

그렇지? 근데 5년만 지나면 안주거리다

와 이거 인정이다..

안주거리까지는 아니어도 나도 어릴 때 만나다가 떠나보낸 친구가 있는데

한 3-4년은 기일도 챙겼는데 요즘은 그냥 가끔 생각만 나더라고

뭐 꼭 시시덕거리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술 한잔 마시면서 슬퍼서 얘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쩝.

와... 나 전공수업으로 보바리부인 수업 들었었는데 어쩜 이렇게 생각이 안나니... 참으로 한심하네 대학에 돈을 얼마나 버린거야ㅋㅋㅋ

ㅋㅋㅋ불문학 전공했구나. 원래 학부에서 전공으로 한게 제일 보기 싫은 듯

어 맞아 기억나는게 어린왕자밖에 없어 사실 다른건 생각하기도 싫어 프랑스 문학이라는게 워낙 꼬이고 꼬여서 시람 피곤하게 하는거 있잖아 ㅋㅋㅋ

형 문학 좋아하는구나. 영화도 많이 보고. 책 내용 조금씩 더 얘기해줘도 좋겠다. 궁금해 찾아봐야겠어!

가즈아에 올리는 이 깨알 시리즈는 많이 안 얘기할거야 ㅋㅋ 궁금해졌다면 성공이다!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4
BTC 63877.55
ETH 3143.56
USDT 1.00
SBD 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