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음식 이야기|| #9 설날 맞이 떡국 이야기

in #kr-food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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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먹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으로 맑은 육수에 떡을 넣고 끓인 요리다. 떡국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편찬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등의 문헌에서 차례 상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기록돼있어 조선시대 그 이전부터 떡국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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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떡국을 먹는 이유로는 음복설이 강하다. 오래전부터 신년 차례 상에 올린 떡국을 음복하게 되면서 설날=떡국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은 게 아닐까 싶다.

떡국은 국물요리인만큼 육수가 맛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에는 소고기 양지머리로 멀겋게 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소를 함부로 도축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에는 주로 꿩을 이용해 맛을 냈다. 이마저도 없을 때엔 닭을 이용했다. 해안가 지역에서는 멸치, 북어, 굴, 매생이를 넣어 맛을 내기도 하며 요즘에는 인스턴트로 나온 사골육수로 끓여내기도 한다.

국에 들어가는 떡은 가래떡을 주로 사용한다. 긴 가래떡을 동그랗고 얇게 썰어 사용하는데 동전 같이 동그란 떡을 먹으며 부자가 되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개성에서는 가래떡 대신 조랭이떡을 이용해 떡국을 만들었다. 조랭이떡은 가래떡보다 얇게 뽑아낸 후 가운데를 잘록하게 만들어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언뜻 보면 작은 조롱박과 비슷한데 조랭이라는 이름도 조롱박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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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랭이떡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고려를 멸망시킨 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의 목을 조르는 모습을 형상화해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이성계에 대한 악감정을 음식으로 표현한 것인데 고려 무신인 최영(崔瑩)을 처형한 뒤 이성계에 대한 개성 민심은 매우 안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성에서는 돼지고기 수육과 돼지고기 탕을 이성계의 이름을 붙여 성계육(成桂肉), 성계탕(成桂湯)이라고도 불렀다. 당시 백성들의 민심이 음식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떡국은 명절 음식 중에서도 상당히 대중화가 잘된 음식이다. 개인적으로 떡국의 보편화에 가장 큰 공신은 김밥천국이라는 전대미문의 분식집이라 생각한다. 한식은 물론 양식 메뉴까지 섭렵하는 김밥천국의 등장은 떡국이 명절에만 먹는 특식이라는 인식에서 평소에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인식을 넓힌 계기가 된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이지만 김밥천국 이전 떡국을 외부에서 먹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주변에 종종 떡국을 먹으러 김밥천국에 가는 사람도 있으니 김밥천국이 떡국의 대중화의 가장 큰 공신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떡국 전문점이 없는 걸 보면 아직까지도 떡국은 명절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더 강한 것 같다.

흔히 떡국을 먹으면 한 살을 더 먹는다 말한다. 한 살 더 먹으며 먹는 음식이니 영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다고 두 그릇 먹는다고 두 살을 먹는 건 아니니 걱정 말고 마음껏 먹어도 된다.
모두 즐거운 명절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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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음식들||
#4 먹고 싶어 쓰는 빵 이야기
#5 한국 최초의 빵집 이성당(李盛堂)과 단팥빵 이야기
#6 겨울이 와서 쓰는 냉면 이야기
#7 김치의 옛 이름은 저(菹)였다.
#8 부대찌개와 꿀꿀이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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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개인적으로 떡국을 엄청 좋아해서 평소에도 점심으로 한끼 챙겨먹을때가 많아요. ㅎ
그런데 제사상에 올라간 음식 자체를 먹는것을 통들어 '음복'이라고 부르는군요. 저는 올렸던 술을 나눠 마시는것만 그리 부르는줄 알았습니다. ^^

앗 노아님도 떡국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떡만두국을 좋아한답니다. :)

음복의 사전에서 보면 제사에 쓴 음식을 나눠 먹는 걸 뜻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사실 매번 "음복 한 잔 해!"라고 어른들이 그러셔서 술에만 해당하는 줄 알았어요. :")

떡국이 집에서 자주해먹는 음식은 아니여서 슬퍼요. 집에서 먹으려면 설날도 아닌데라는 말을 들으니 ㅜㅜ 초코레이트님도 명절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세요^^

저는 떡국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몰랐는데 좋아하시는 분들은 집에서 자주 끓여 드시더라고요. 우부님도 떡국을 좋아하시나 봐요. :”)

우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 건강하세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랍니다. :D

한살 더먹는건 안좋지만 떡꾹은좋고 시댁 가는건 싫지만 쉬는건 좋네요 욕심이겠죵

저도 시집은 없지만 차례며 제사 지내는 거 넘나 힘들어요. 그래도 명절은 연휴라 좋지만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란님. :”)

네네 복 마니 받으셔용 ~~제사 힘듬힘듬 공감
푹쉬시구용 자주뵈요

오늘은 초코레또님의날입니다!
발렌타인 데이래요 죄송합니다...
저는 벌써 떡국먹을 생각에 설렙니다 ㅎ
설날 때 끓이는건 평소때 끓여 먹는것보다 훨씬 맛 있거든요 ㅋ 새해복 많이 받으십셔!

엇, 그렇네요. ㅎㅎ 발렌타인데이였군요. :)

Kyungbi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한 한해 되세요!! :D

울 쪼코님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더더더 좋은일만 있으십시다^^♡♡♡

지누킹 형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그리고 올 한해에는 꼭 대박나셔요!! 대박!! :)

어릴때 떡국을 너무 많이 먹어서 노안이 왔나....

에이, 설마요. 별로 노안도 아니시면서. :)

조랭이떡국 넘 귀여워요~~~
유래는 좀 무서운 이야기이지만~~ 조랭이떡국만은 아이들한테 인기있을듯하네요~

유래는 무섭지만 그래도 맛은 좋은 거 같아요. 모양도 귀여워서 먹는 맛(?)이 있는 거 같아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에드워드님. :D

조랭이떡으로도 떡국을하는군요!ㅋ 맞아요 김밥천국에서나봤지 그전엔떡국파는걸못본것 같아요. 떡만두국은그래도 많이 파느것같은뎅

저는 떡만두국도 김밥천국에서 보고 다른 곳에선 못 본 거 같아요. :) 김밥천국은 정말 안 파는 음식이 없어서 먹을 거 없을 땐 김밥천국이 최고 있거 같아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루님. :)

초코님 맘껏 배불리 먹어요!! ^^ !!

안되요. 살쪄요. :)

그러고 보니 어렸을때 꿩 떡만두국을 먹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앗 드셔본 적이 있으시군요. :) 저는 아직 한 번도 접해본 적 없거든요. 사실 꿩고기도 따로 먹어본 적도 없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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