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과 실감
내 삶을 자각하고 나를 실감한다는 것은 어쩌면 아주 용기있는 마음가짐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리는 것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은 꽤나 유연함을 필요로 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경직된 시간을 보내왔는지 돌이켜보면 새삼스럽다.
바다를 앞에 두고 생각한 글은 새벽글 만큼이나 조심해야하는 것 같다. 쉽게 무장해제되고 착각하며 취하게 되니까. 감성글을 뒤에서 뭐라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아이디에 감성까지 걸어가며 쓰여지는 내 글도 누가 캡쳐해서 후식용으로 깔깔대려나.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게 나일뿐이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여기서 하자. 뒤에서 수근거려봤자 자기 에너지만 깍아져내릴 뿐이다.
나는 그렇게 진정성있는 사람이 아니다. 개인적이고 기회주의적이며, 편협하고 편향적이다. 시시때때로 비교하고 남들보다 잘 살고 싶다고 늘 생각한다. 다만, 내 안에 없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만든다. 이 일이. 속이 빈 말들이 얼마나 요란한지 너무 많이 봤다. 이제는 도저히 그렇게는 못하겠다.
이 글 쓴 걸 후회하기전에 이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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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성과 감성을 정확하게 구별하기 힘든 존재죠. 때로는 감성이 더 현실을 나타내 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글을 너무 좋아합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자기 이야기를 하는 공간에서 이성적이란건 있을 수 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ㅎ
요즘 이 얘기를 자주 하는데 결국은 행위와 결과입니다. 타인의 의도가 무엇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죠. P님이 그간 쓰신 글들은 진정성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설령 의도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독자들에겐 그렇게 읽힐 겁니다.
감사해요ㅠ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다보니 과거에 못됐던 나도 떠오르고 내가 이렇게까지 진정성있는 일들을 할만한 사람이었나 싶기도 해서요. 이곳에쓴 글들 만큼은 진정성있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이 글에서처럼 자신을 잘 알고 또 솔직하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면 속 빈 말이라는 얘긴 듣지 않겠지요^^
속빈말 정말 많이 들어봤는데,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저도 꽉꽉 채워놔야겠죠!ㅎㅎ
바다를 앞에 두고 생각한 글도 조심해야하는군요. 명심하겠습니다.
새벽글은 한번 실수한적이 있어서 ㅎㅎㅎ
아시나요님 새벽글 궁금 ㅋㅋ
바다를 보러가셨군요. 이 글을 보면서 저는 뜬금없이, KTX타고 강릉이라도 다녀올까?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내 삶을 자각하는 것, 실은 저는 스스로의 삶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니 자각이라는 단어를 쓰게 될 때는 내 삶이라기 보다는, 삶 안에 있는 단점을 자각하는 때가 아니었나 돌이켜보게 됩니다. 단점을 감추려고도 하다가, 외면도 하다가, 화도 내다가. 결국 직시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네요.
저도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이고, 편협하고, 편향적이고, 남들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게 또 뭐 나쁜 건가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거지요.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하고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연습을 하고 있거든요.
그나저나 진짜 저도 강릉에 좀 다녀와야겠어요.
직시하는게 제일 힘들다는 말 정말 공감이에요. 강릉 다녀오세요. 저도 몇달전부터 속초룰 생각하다가 뜬금없이 핑계낌에 다녀왔어요:)
저는 공자할아버지의 말씀을 아주 좋아합니다.
감정에 충실하지만 그 감정이 항상 뒤끝을 남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은 뒤끝(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하지만 육체를 갖고 그 육체와 함께 공생하는 마음이 육체에 집착되어 있다보니 뒤끝은 항상 남지요. 그래서 경직되지요. 꼴보기 싫은 사람봐도 경직, 좋은 사람/좋은 일을 만나면 잘된다고 경직됨을 못느끼지만 그 잘됨에 도치되어 균형감각을 잃기도 하는게 인간이지요. 흔적없이 그냥 가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렵지만,
ps. 바다와 하늘 사진이 참 맑고 좋습니다. 푸른색은 치유를 상징하지요. 청정한 마음으로 이끄는 색이라고도 하더군요. @levoyant 님의 포스팅 사진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네, 균형감있게 걸어가고 싶어요. 어렵겠지만.. 바다 사진은 언제 보아도 좋군요:)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는데요? 누구나 개인적이고 기회주의적이고 편협하지만, 그렇다고 드러내서 말하는 사람은 잘 없지요?
바다나 밤이 이야기를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안에 담긴 이야기를 꺼내게 만들지는 모르지만요...
가끔은 그런 이야기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꼭 감성적이어서가 아니라 그것도 생각의 일부분이니까요.
감사합니다 ㅎㅎ저도 모르게 저를 미화한 건 아니었나 그런생각이 들었어요. 가끔은 못되고 허세있는 저의 생각들도 그대로 저인거겠죠:)
진정성있는 사람이 아니시긴요, 진정성이 넘치시네요. 그 진정성이 큰 이너지가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ㅎㅎ 못된저도 진정성있는 것으로....ㅋ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반가워요 짱짱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