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마우릴리아

in #kr-art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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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ylic on paper / 48×36cm



아주 가끔 과거의 일기장을 들여다본다. 싸이월드에 쓴 감성 폭발하는 20대 초반의 일기나, 혹은 군대에서 썼던 일기를 본다. 어.. 어라? 이게 나라고? 이걸 내가 썼다고? 말도 안돼! 라며 누가 훔쳐본다면 당장 깊은 바다 속으로 던져버리고싶은 기록을 마주한다. 반대로, 와.. 이 어린 나이에 내가 이런 생각을?? 어쩜 이렇게 기특할수가! 라고 느끼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낯설다.

과거의 '나'들이 모여서 현재의 내가 되었다는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그러기엔 우리는 너무 다르다. 우리는 너무 변했다. 망각의 문제가 아니다. 경멸과 존경, 그 어느 쪽이든 나는 과거의 나와 단절되어 있다. 객관적인 주변 환경은 변했지만 지금의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과거의 나는 무한히 낯선 존재다.

기록된 자아를 마주하는 것도 이렇게나 생경한 일인데, 기록되지 않는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더욱 나를 미궁에 빠지게 한다. 과거를 무턱대고 미화하는가하면 존재하지도 않았던 일을 추억하기도 한다. 나는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와, 망상 속의 나와 우연히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믿기로 했다. 이제는 누군가의 다짐, 확신, 맹세, 선언을 경계한다.




*이미지는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묘사된 도시를 하나씩 그림으로 그리고, 소설 내용을 축약/각색하여 구성된 시리즈 작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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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

I  N  V  I  S  I  B  L  E     C  I  T  I  E  S




디오미라


먼저 도착한 여행자를 질투하게 되는 도시


T I T L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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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I T L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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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도라


광장에 앉아 지나간 욕망을 추억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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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릴리아


우연히 같은 이름을 공유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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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는 "과거의 '나'들이 모여서 현재의 내가 되었다는 말"도 절대로 해선 안 되겠군요 ㅎㅎ 도시처럼 나 자신(들)도 "우연히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을 뿐"일 테니까요.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깊이 있는 작품 감사합니다.

제가 떠도는 생각을 한번 붙잡으면 그것을 단호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절대라는 것은 없고.. 사실 인간이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와 자기동일성을 필수적으로 느껴야 하는 건 맞죠. 그냥 가끔은 이렇지도 않을까? 라는 상념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옛 도시 건물에 현대 의상들이 막 걸려있네요. 일월오악도던가.. 옷들이 바위도 같고 폭포도 같아서 그 그림이 생각나요. 뒤집어진 나무가 익숙하네요. ^^ 해가 다섯개나 있어서 오늘 이렇게 더운거죠. ^ㅇ^

네 그러고보니 태양에 녹아내리고 있는 도시같기도 합니다 ㅋㅋ 시원한 까페에 피신할 수밖에 없는 날씨네요 ^^;

기억은 역사를 보는 관점과 비슷하기도 하겠네요. 변형과 단절과 취사선택 같은게..

칼비노의 의도를 꿰뚫어보신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에세이로 써내려갔지만 제게 지식이 있다면 역사적 관점으로 서술했을 겁니다.

작가의 글만큼 오쟁님의 그림도 근사합니다.
저도 어릴 적 끄적인 글을 보면서 기특하군. 할 때가 있어요.
오그라들 때도 있구요.ㅎ

저는 오그라들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ㅋㅋ 글 뿐만 아니라 그림도 예전 그림을 보면 그렇구요. 그래서 이제는 뭐든지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돌려 말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 같아요.

과거의 나에게... 비트코인을 샀어야해!!!
미래의 나에게... 고점에서는 매도하자!!!


그림을 따라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정말 재미있어요.ㅎㅎ

세상만사 차트의 흐름이나 코인 세계로 은유하면 정말 다 통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인생의 새옹지마가 모두 담겨있으니 ㅎㅎ

그림들을 글과 함께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나머지 전체를 보았을때 느낌이 사뭇다른 것 같아요^^
제눈엔 전체보다는 조각이 더 울림이 있는 것 같아요. 글이 같이 있어서 그런가 ㅎㅎㅎ

저도 크롭한 조각 이미지가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아마 글이 같이 있어서 이미지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더 와닿는 면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도 더운 여름 무사히 보내시길요 ^^

동감합니다. 그때의 나는 그때의 나고 현재의 나는 현재의 나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만든 습에 지금 영향을 받는걸보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완전히 단절된것 같지는 않다는게 제 생각이네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네 저도 가끔은 과거의 실수를 말미암아 현재를 깨닫곤 합니다. 그러나 더 많은 경우에는 망각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Hello @thelump, thank you for sharing this creative work! We just stopped by to say that you've been upvoted by the @creativecrypto magazine. The Creative Crypto is all about art on the blockchain and learning from creatives like you. Looking forward to crossing paths again soon. Steem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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