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디오미라

in #kr-art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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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mira / Acrylic on paper / 48×36cm





이 좋은 것을 왜 여태껏 몰랐지! 라는 생각을 일년에 두 번 정도 하게 된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어느 휴양지에서 파라솔 밑에 누워 하는 생각이 아니다. 나의 일상에서 충분히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을 뒤늦게 발견할때 나오는 탄식이다.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그 발견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백수라도 하루 일과는 정해진 레파토리로 구성되어 있기 마련이라서, 타국에서 온 여행자처럼 새로운 경험을 연달아 시도하지는 못한다.


처음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을 따라 한강으로 갔던 날이 생각난다. 시원한 바람,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 해질녘의 노란 빛.. 서울에 살면서 이 도시에 애정을 품었던 날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 앞으로 뒤로 자전거 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 이 좋은 것을 왜 나만 몰랐을까! 이제 언제라도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서 그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또 몇 년이 흘러 있었다. 자전거 바퀴는 바람이 다 빠진채 복도에 방치되어 있다. 오늘 문득 자전거 생각이 났다. 몇 년만에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갈 결심을 했다. 일년에 몇 번 하지 못할 결심이다. 무엇이든 일상이 되면 무뎌지는 법이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 가는 일을, 그게 아무리 좋더라도 절대 일상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행복의 감도도 갈수록 줄어들 테니까. 아 오랜만이야! 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행자의 신분에서만 가능하다.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묘사된 도시를 하나씩 그림으로 그리고, 소설 내용을 축약/각색하여 구성된 시리즈 작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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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되면 무뎌지는 행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특별함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쟁님의 일요일이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요^-^

소소한데 심지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참 발견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그 맛에 사는 것이 아닐까..ㅎㅎ 생각해봅니다. 디엘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일상에서 획득할 수 있는 행복, 오쟁님의 자전거 같은 무언가를 저도 찾고 싶네요. :)

있잖아요 국맥! 국밥과 맥주 ㅎㅎㅎ

그리고 맥앤김찌! 맥앤치즈 아니고요, 맥앤김찌!

교대근무로 인해 생활패턴이 일정하지 않지만 매일 같이 출퇴근 하는 길을 일요일 새벽이던가 국경일 같은 빨간날이던가 선선한 밤에 오갈때가 많음에 가끔 특별한 감정이 올라올때가 있더군요. 일상으로 만들지 않으면 좋으련만 금방 현실로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ㅎㅎ

그럴때가 정말 찌릿~ 한것 같아요. 그냥 내 일상적인 경로에서 뭔가 발견할때요. 저같은 경우는 가끔 이어폰을 꽂고 산책하면 눈 앞의 풍경이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느껴질때 정말 좋더라구요. 매일 그런 순간이 올 수는 없지만 또다시 반복과 반복인 일상으로 돌아갈 테지만~ 그냥 그런 순간이 왔을때 감사! 라고 되뇌이면 될듯요 :)

맞아요~ 귀한것도 일상이 되면 귀한걸 모르는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 되셨겠어요^^

네 즐거운 주말 되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매일 귀하게 여기려고 노력중인데 게으름이 도와주질 않네요. ㅎㅎ

아름다운 이 세상,
눈 감는 날, 아쉽지 않도록
매일매일 작은 것 하나라도 눈에 담고 싶다.

저도 가끔 이렇게 생각하죠.

아직까지의 인생은 눈 감는 날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자알~ 살았다! 뿅~ 이러고 사라지고 싶네요 ㅎㅎ

맞아요! 여행이 특별한 이유는 일상을 벗어날 수 있어서니까요!ㅎㅎ

벗어날 수 있으려면 또 확고한 일상도 있어야 한다는 것.. 어느것 하나 쉽진 않네요 ㅎ

도시 모습이 우주선처럼 보이네요..
반복해도 항상 같은 행복을 느끼는 길은 없을까요..??

치킨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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