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경연대회를 마치자

in #kr-agora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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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커뮤니티는 앵무새 경연대회를 벌이고 있다. 같은 말만 반복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예전에도 환급 서비스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나는 일단 시작한 토론이니 제대로 마쳐봅시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우리는 앵무새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특정 개인의 의견을 인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벌이고 있는 논쟁의 목표는 서로 상처주는게 아니라 공공의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달 전과 같은 이야기가 또 나오는걸 보며 이번에는 확실히 마무리 짓길 원하여 이번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각 의견을 인용하겠다. 스팀의 가격상승과 사용자 풀의 증대의 인과관계는 정확하지 않지만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의견에 반하는 이는 없다. 지금의 KR 커뮤니티에 염증을 느끼고 파워다운하고 스팀을 팔고 스팀을 떠나겠다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그 어느 입장에 속하더라도 해묵은 논쟁을 마치고 합의에 도달하여야 한다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입장과, 앵무새 중 하나인 내 입장을 비교해보겠다. 우리 앵무새들이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표면적인 입장이 아니라 입장의 근거 또한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우선 보팅파워의 행사가 자신의 재산에 대한 권리라는 입장에 대한 의견이다. 스팀에서 리워드풀은 무상증자로 이루어진다. 무상증자로 늘어난 스팀이 저자보상, 큐레이션보상, 증인에 대한 보상, 이자로 나뉘어 지급된다. 무상증자의 대상은 스팀의 발행량 전체이기에, 스팀파워로 전환되지 않고 있는 스팀과 스팀파워의 형태로 보유 중임에도 행사하지 않는 스팀파워는 다른 모든 액티브 스티미언들의 보유량에 정비례하게 위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보팅파워의 행사는 자신의 재산권 행사가 아니라 자신의 재산권과 위임 받은 타인의 재산권을 동시에 행사하는 것이다. 행사가 정당하고 정당하지 않고를 떠나서 오롯이 자신의 재산에 대한 권리라고는 할 수 없다. 셀프보팅만으로 연 30%의 이윤을 보일 수 있다고 했던가? 현재 발행된 모든 스팀이 스팀파워로 전환되고 보팅파워를 모두 소모한다면 연 9%도 보장되지 않는다. '내 재산을 남에게 나누지 않아서' 셀프보팅이 플랫폼에 악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라 타인의 재산을 끌어쓰는 행위기에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거대한 죄수의 딜레마라는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으니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두번째로 환급 서비스에 대한 의견이다. 환급 서비스란 보팅을 통해 발생한 금액을 다시 보터에게 나누는 서비스다. 예전에도 밝힌 적 있지만 스팀잇에서는 기본적으로 간접적인 환급 서비스가 암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스팀파워가 높은 사람에게 댓글을 달고 보팅을 하는건 그 높은 스팀파워를 지닌 이가 자신의 포스트에도 방문하고 보팅해주길 원해서이다. 그래서 철저한 담합에 의한 담합보팅과 관계에 의한 상호보팅은 구분이 어렵다. 그래서 담합보팅과 상호보팅을 특별히 문제시 할 수 없다. 단지 최대한 열린 태도를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간접적인 환급 서비스가 아니라 직접적인 환급 서비스(Kr-market, 보팅을 통한 펀딩 등 보팅에서 발생한 금액이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서비스)는 지양하기를 부탁드릴 뿐이다. 언젠가는 해야할 이야기라는 글에서도 몇가지 예시를 통해 환급 서비스가 확대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 있다.

세번째로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을 그저 지켜보라는 입장이 있다. KR 커뮤니티가 새로운 시도에는 항상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라서 비판하는게 아니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하는 것이다. 탈중앙화인 스팀잇에서는 책임의 주체가 플랫폼 자체이다. 그 어떤 시도에 대한 부작용도 스팀잇 플랫폼이 감당한다. 기업에서 기획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장단을 분석한 후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손실의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스팀잇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시도에 대한 책임은 스팀잇 플랫폼에 전가되기에 모든 스티미언들은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낼 자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엄밀하게는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을 막는 이들은 거의 없다. 반대의 목소리를 낼 뿐이지, 이를 감행한다 하여도 다운보팅하지는 않는다. 내가 알기로 kr-market에 대한 다운보팅은 없었다. 스달깡 서비스에 대한 다운보팅도 없었다. 보팅풀에 대한 다운보팅도 표절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없었다. 지금도 이루어지는 환급 서비스가 몇개 있으나 우려를 표하는 이들만 있을 뿐 다운보팅은 하지 않는다.

네번째로 금지한다는 규칙이 없으니 정당하지 않냐는 입장이 있다. 스팀잇 시스템에 금지한다는 규칙이 있거나 시스템적으로 금하고 있지 않으니 용인되는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는 탈중앙화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곡해하는 의견이다. 직접적인 관리자가 없는 스팀잇에서는 불법적인 일도 중앙에서 금하지 않는다. 단지 사용자들이 다운보팅을 통해 블라인드하는게 고작이다. 남의 사진을 도용해도, 남의 글을 도용해도 삭제하지 않는다. 아무런 제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지 건전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이러한 일들이 없어야 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이를 찾아내고 다운보팅한다. 사용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은게 탈중앙화 플랫폼이다. 금지한다는 규칙이 없으니 정당하지 않냐는 입장은 중앙집권적 플랫폼에서나 통한다.

마지막으로 환급 서비스가 시행되더라도 모두가 환급 서비스에만 보팅파워를 소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있다. 사실이다. 누군가는 환급 서비스가 아무리 확대되어도 환급 서비스가 플랫폼의 가치에 저해된다고 여겨 환급 서비스에 보팅파워를 소모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스팀잇 플랫폼을 지탱하는건 이들이다. 이는 죄수의 딜레마를 형성한다. 자신은 죄수의 딜레마에서 자백하는 측에 속할 것이지만 언제나 침묵하는 이들이 있기에 상관 없다는 말에 어떤 답변을 해야할 지는 모르겠다.

이번에도 지난 번과 비슷하게 결론이 지어지려고 한다. 해묵은 악성종양을 수술하지 않고 그냥 감추어 두려는 것이다. 감추어 두고 마친다면 다음에도 또 앵무새 경연대회가 개최된다. 그리고 스티미언들은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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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정말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잘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논리적'인 글이라는 말에 가장 어울리는 글인거 같습니다. 감정은 완전히 배제하고 치밀한 논리만 남은 이런 글 진짜 최고인거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ㅎㅎ 정말 제대로 된 글을 읽었다란 느낌을 하루종일 간직하게 되네요

많은부분 공감이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글도 어쩜 이리 잘 쓰시는지! 머리속에 맴도는 막연한 생각들을 하나씩 잡아서 회를 쳐서 먹기좋게 내놓으시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ㅎㅎ 진짜 간단 명료의 진수를 보는거 같아요. kmlee 님 글의 특징이, 이건 이게 답이니 이런줄 알아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톤이 강한 반면에, 막상 논리를 반박하기 쉽지 않고, 결정적으로 누구의 인격도 해치지 않는다는데 정점을 찍는거 같습니다. 제 글에서도 가끔씩 이것저것 강하게 지적을 하실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오히려 토론하는 맛이 있더라구요.

결정적으로 누구의 인격도 해치지 않는다는데 정점을 찍는거 같습니다.

여기에도 한 표 더합니다 ^^

"이게 답이니 이런줄 알아라"라니... 진짜 성격이 그 모양이라 반박도 못 하겠습니다. 부끄럽네요.

제 댓글의 핵심은 그게 아녔습니다 ㅋㅋ 아시리라 믿고 굳이 구구절절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ㅋㅋ 하지만 kmlee 님의 뱅뱅 돌리지 않으면서 바로 핵심으로 파고드는 논리 전개를 너무 좋아한다는 말씀만은 드리고 싶습니다.

잘 정리된 글입니다! 이 문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스팀파워 지분에 비례한 저자 보상 의결권'을 배제하면 해결될 수 있을 걸로 보이는데, @kmlee 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ㅎㅎ 환급서비스도 불가능해지지요. 시스템이 변경되면 당장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려울 수 있지만 또 다른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어떤 방법도 재화의 직접적인 소비를 전제하지 않는 한 어뷰징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팀 블럭체인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각을 해본다면 어뷰징에 적극 반대하는 사용자가 소유한 스팀파워의 합이 어뷰저의 스팀파워의 합을 압도하는 순간에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뷰징의 범위에 대해서도 제각각 생각이 다르기에 합의에 도달하기가 더욱 어렵겠지요. 죄수의 딜레마는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맞습니다. @kmlee 님 말씀대로 많은 대안들이 어뷰징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지금도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똑같은 일의 반복을 막고 악성 종양을 수술하기 위해 현재 방법보다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

스팀잇의 근간을 흔들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죄수의 딜레마가 괜히 딜레마라는 이름을 받은게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간수가 딜레마 상황을 주었기 때문이지요. ^^ 딜레마를 없애거나 줄이려면 시스템의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큐레이션 보상 방식이 조금 바뀌면 어떨까 생각은 합니다. 동시에 중앙집권적 플랫폼이 아닌 스팀잇에서는 탈중앙화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규범을 확립 해나가는걸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내 망상이 시스템을 변화시키진 않을테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한 편이 낫겠다 싶기도 하구요.

소크라테스님 등판으로 뭔가 개운치 않았던 제 머리속도 깔끔히 정리가 되는 듯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마치 뇌가 시원해지는 그런 기분인거 같습니다 ㅋㅋㅋ 역시 소크라테스님!

꺅!!!!!!! kmlee님!!!!!!!!!!
깔끔한 정리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어찌 이리 정리를 잘 해 주시는지요. 가만히 있다가 정말 넙죽 받아먹는 기분입니다. ^0^ 👍👍

계속해서 올라오는 이런저런 글 읽어보고 있습니다만 가장 일목요연하게 논리적으로 내용을 정리하신것 같네요. 내용 공유 감사합니다.
리스팀합니다. ㅎ

아직 저에겐 어렵네요

잘 읽고 갑니다.
요 며칠 뒤숭숭해서 사실 에약된 그림 몇장그리고 놀고 있었거든요.
항상 응원합니다.

저도 리스팀 해 갑니다.
찬찬히 다시 보기 편하게요...^^

소중한 그림을 이런 글의 표지로 써서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제가 영광이죠.
항상 응원하고 있답니다.

오늘도 일찍 일어나셨군요.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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