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쪽수만 많다고

in #koinism5 years ago (edited)



사람만 많다고 커뮤니티가 되는 건 아닙니다. 네 물론 그렇습니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서 알콩달콩 살아가고 싶지만 저렇게 커다란 어른들 몇이 들어와 마구 휘저어 놓으면 어느새 어른들 뒤로 기다란 줄이 생겨납니다. 이기고 싶으니까요.


이런 씨.. 힘 모아 같이 잘 해 보자더니..



고만고만한 그룹에 희망을 걸었던 누군가는 좌절하고 분노합니다. 사람들은 기다렸던 겁니다. 커다란 어른들을 말이죠. 강한 힘을 말이죠.



파레토의 법칙에 의하면 어떤 그룹이든 20%의 리더들에 의해 이끌어져 나갑니다. 그러므로 20%의 팀을 모아놓아도 또 그중의 20%가 주도하게 됩니다. 20%의 20%, 그 20%의 20%.. 그러므로 많이도 필요 없습니다. 20%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무브먼트의 초기에 20%의 그룹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이고 분명한 결과를 빠르게 도출할 수 있게 합니다. 파워 블로거, 인플루언서, 핵인싸 등등이 등장하는 것도 그러므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블록체인/암호화폐계에서는 그 20%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게다가 스팀잇의 커뮤니티를 들여다보자면 그것은 고래인지? 증인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탈중앙화의 이념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 이념은 마치 평등주의처럼 여겨지지만 현상은 고래중앙화로 변질되어 버린듯합니다. 쏟아져 나오기 전에 망을 먼저 만들어 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모래알처럼 흩어져서 각자 도생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힘센 어른들을 둘러보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그게 고래입니까?



그러면 고래는 20% 인가? 하자면 그들은 오히려 주목받기를 싫어하는 듯합니다. 어뷰징이니 셀봇이니 보팅풀이니 이제는 논란의 거리도 안되긴 하지만 나름 구리다 싶은 짓을 하려니 모습이 드러나지는 게 꺼려지기도 합니다. 대놓고 하면서 전쟁을 치르기도 했지만, 다운보팅이라는 기능도 있는데 왜 체제 장악을 하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면 좀 의아하기도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뭣 좀 가진 사람이 자선보팅이라도 해야 눈치가 덜 보여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뭐 떡밥 좀 던져 주면 개떼처럼 모여들어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을 외쳐주는 댓글이 스크롤을 내릴 수 없을 만큼 난무하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솔직히 마법사도.. 자괴감이.. 아 이게 21세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러니 그들은 20%의 역할을 자의반, 타의반 거부하고 싶기도 할 겁니다. 뭐 물론 예전에 버니머시기 하는 계정처럼 지멋대로 다운 봇을 날려가며 무차별적으로 구는 폭군도 있었지만, 다들 대항하다 지쳐 더러운 똥 피해나 가자 하고 결국에는 가만 놔두더군요. 재미없는지 그 짓도 잦아들었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커뮤니티는 망해가고 있는 겁니다. 싸움도 갈등도 없고 칭찬도 아부도 없이 한산해진, 망해버린 뒷골목이 되어가는 겁니다.



20%. 20%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똘똘한 20%, 그 20%의 단단한 뭉치는 눈사람의 연탄재 같은 겁니다. 눈이 들판을 하얗게 덮었더라도 연탄재 하나 있어야 그걸 중심으로다가 눈을 뭉쳐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왜 지금의 암호화폐계에는 20%의 연탄재가 잘 보이지 않는 걸까요?



전통적인 세상의 고래들은 그런 매커니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20%를 찾아내고 투자하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실은 그 고래들에게 헌신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때로는 그것을 인지했더라도 대의와 명분을 위해, 현란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진화는 정반합의 반란과, 반란의 반란을 통해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그러한 룰이 매우 오랫동안 인간 사회의 질서로 유지되어 왔고 그 바탕 위에 인류는 의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하다못해 르네상스도, 예술도, 그러한 자본가들의 현실 인식을 통해 성장해 온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작금의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생태계는 인간 본성의 추잡한 모든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 스스로 자폭해 버린듯합니다. 기회주의와 배금주의, 마녀사냥과 우상숭배가 찬란하게 타올랐습니다. 그리고 모두 사라졌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로그아웃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텅 빈 광장.. 어떤 군중들, 돈에 환장한 군중들만 우르르 몰려왔다, 침 탁탁 뱉으며 떠나 버린 빈 공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기가 찹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바탕 휩쓸고 간 빈자리에 새싹 하나가 돋아나는 겁니다. 그게 헛짓거리 같았을지라도 몰려들다니는 통에 바닥도 다져지고 누가 먹다 흘린 무엇, 마시다 쏟은 무엇, 여기저기 버려진 무엇들 사이에서 희한하게 하나의 생명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시작은 바로 그때부터입니다.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무림의 고수들이 하나 둘, '이제 때가 되었구나'하고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차피 수하물 찾는 곳에서 다 같이 기다려야 할 텐데,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려고 우왕좌왕하는 틈에 여유 있게 기다렸다 모두가 빠져나간 뒤, 유유히 일어나 비행기를 나서는 노련한 승객처럼 말입니다.



보십시오. 곧 시작됩니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는지 모르는 20%의 20%가 등장하여 조무래기들 사이를 마구 헤집고 연달아 폭풍 골을 몰아넣는 장면을 곧 보게 될 겁니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학습의 매커니즘입니다. 호기심과 환희 그리고 혼란과 소멸의 뒤에 피어나는 깨달음의 현현 말입니다. 화려한 플레이어들이 곧 등.장. 하는 겁니다.



내 소리가 들렸거든 고개를 돌리고 잠시 도망치던 걸음을 멈추십시오. 그리고 뒤돌아 다시 달려오십시오. 이번에는 그대가 맨 앞입니다.



두둥..



마블.jpg







[코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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