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최초로 집을 지은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분명 재주보다는
정이 많은 남자였을 것이다
풀 한 포기도
벌레 한 마리도
귀하게 여기는 정 많은 사람이라
집 밖으로 고개를 쭉 내민 달팽이를 보면서
사랑하는 아내와
떨고 있는 어린 것들이 눈에 들어와
달팽이처럼 집을 만들기로 했다
손바닥이 벗겨지도록 땅을 파고
돌도끼로 나무를 찍고
여자와 아이들은 색색의 나뭇잎을 모아들이고
아침이면 옷을 갈아입고
밤마다 서로의 발가락을 간질이며
자지러지게 웃는 소리에
달팽이처럼 고개를 늘이고 기웃거리느라
온달은 얼굴이 반쪽이 되고
눈썹이 하얗게 세는 줄도 몰랐다
가장 큰 목수/ 유용주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못박힘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목수가 되었다
그도 처음 목수일을 배울 때에는
무수하게 자신의 손가락을 내리쳤으리라
으깨어진 손가락을 장갑으로 감추우고
20년 가까이세상 공사판을 떠돌아다닌
우리 主 容珠 그리스도
지금 그의 일당은 사만오천 원이다
하루 한 편,
온몸으로 시를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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