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388. 정답 발표

in zzan2 years ago

날이 선들해 지려고 그랬는지 아침에 안개는 별로 없는 가을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밤을 쏟아내고 죽정이로 매달린 밤송이와 밭을 막아놓은 나무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는 유홍초는 아직 잠을 매달고 있는 눈으로 떨고 있습니다.

때 없이 꽃을 달고 있는 영산홍과 늙은 호박을 숨기고 있는 덩굴이 싸늘해지는 기온을 감지했는지 서로 한데 모여 체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분들이 아침 반찬 거리를 하는지 쑥갓과 풋고추를 따서 몇 알 나누어주면서 내일 고구마를 캐면 고구마 순 따라 오라는 말을 남기고 들어갑니다.

가을에는 크든 작든 서로 나눌게 많아서 좋은 계절입니다.


정답은 아이, 가지입니다.


‘자던 아이 가지 따러 갔다’
아이를 재우려고 아이와 같이 누우면 고단한 엄마가 먼저 잠이 듭니다. 그때를 놓칠세라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는 어머니가 깨지 않도록 살금살금 밖으로 나갑니다. 그렇게 엄마품에서 도망을 친 아이가 대문밖을 나가 밭에 나가 가지를 땄다는 뜻으로, 아이를 재우려다 어머니가 먼저 잠든 경우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듣다보면 저절로 입이 귀로 가면서 아름다움 그림이 그려집니다. 또 한 편 아이가 팔베게를 풀고 밭으로 가도 모를 정도로 고단했던 엄마의 하루가 떠올라 짠한 마음도 듭니다.

엄마는 언제나 바쁜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보다 더 바쁜 엄마는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몸을 놀려도 집에 있는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한 끝 집에나 있기를 밥이나 하기를 하는 말로 평가절하 되었습니다.

이제와서야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며 주부라는 사람이 얼마나 귀한 사람이며 그 일이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가사노동이 급여가 주어지지 않는 노동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대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엄마에게 아내에게 따뜻하게 눈을 마주보며 고맙다는 말 한 마디 하면 좋겠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 정답이 아니거나 지각을 하신 분들께도 적정량 보팅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389회에서 뵙겠습니다.

제37회이달의작가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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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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