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계명구도(鷄鳴狗盜)

춘추전국 시대의 제후들은 널리 인재를 모으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이 맹상군이었다. 맹상군은 선왕의 막냇동생이며 위왕의 손자이다. 그의 문하에는 식객(食客)이 3천 명이나 되니 그의 명성은 제후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진나라 소왕이 맹상군이 어질다는 소문을 듣고 먼저 경양군(涇陽君)을 인질로 보내놓고 맹상군 보기를 원하였다. 맹상군이 진나라에 가려고 하자 식객들은 모두 반대하여 가지 말라고 하하여 진나라로 가는 것을 중지하였다. 다시 진나라에서 맹상군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맹상군은 마침내 진나라에 들어갔다.

진의 소왕은 즉시 맹상군으로 진나라 정승을 삼으려고 하였으나 신하들의 반대로 계획을 취소하고 가두었다. 어진 사람을 등용하지 않을 경우 죽여 없애는 것이 당시 제후들의 일반적인 관례였다. 맹상군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맹상군은 소왕이 가장 총애하는 여인에게 뇌물을 보내 자신의 석방 운동을 벌이게 하였다. 그 여인은 맹상군이 가진 흰 여우 갖옷(狐白裘)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것을 진나라에 들어와 소왕에게 바쳤기 때문에 호백구는 없었다.

개의 흉내를 내어 도둑질을 잘하는 자가 진나라 궁중의 보물창고에 들어가 전날 소왕에게 바쳤던 호백구를 가져와 여인에게 주었고 여인은 맹상군을 풀려나게 해주었다. 맹상군은 즉시 말을 달려 국경 지대에 도착하니 그때는 밤중이었다. 그리고 소왕이 맹상군을 석방한 것을 후회하여 그를 추격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시 진나라 법에 닭이 울어야 관을 통과시키게 되어 있었다. 식객 가운데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가 있어 닭 울음소리를 내자 주변에 있던 닭들이 모두 울었다. 이에 맹상군은 통행증을 보이고 무사히 관을 통과하였다. 통과한 지 잠시 뒤에 진나라의 뒤쫓는 자가 관에 도착하였으나 이미 맹상군이 관을 통과한 뒤였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그대로 돌아갔다. 맹상군은 식객들을 차별없이 대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

맹상군의 문하에 식객이 삼천명이나 된다고 하였다. 모두가 나름의 쓸모가 있었다 하겠으나 정작 맹상군의 목숨을 구해 낸 사람은 식객들 사이에서도 손가락질과 따돌림을 받던 사람들이었다. 물론 그 뒤로는 아무도 그들을 냉대하지 못했음안 말 할 나위도 없었다.

그동안 들었던 말 중에는 그 사람을 알려거든 먼저 그 친구를 보라는 말이있다. 사람을 가려 사귀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만일 맹상군이 그와 같은 태도로 사람을 대했다면 그날의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정치인들은 패거리를 지어 싸우고 언론은 그대로 중계를 해대는 모습에 뉴스 보기가 싫어진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이 어려움에서 구해줄 계명구도(鷄鳴狗盜)를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