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연인

in zzan3 years ago (edited)

며칠전 새로운 출발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도 예쁜 딸들이 며칠을 두고 아빠를 기쁘게 해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돌아보면 언제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들을 보면서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을
버틸 수 있었다. 그런 딸들이 아빠 몰래 수군수군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러다가도 아빠에게 들키면 슬그머니 딴전을 피우기 시작했다.
더 이상 물어 볼 수도 없고 새 출발을 앞둔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도 줄어들게 되어 그럭 저럭 지나갔다.

오랜 공직 생활을 끝내는 날이었다. 특별히 퇴임식이라고 할 것도 없고
때가 때인지라 사무실에서 인사만 하고 도시락으로 최후의 만찬을 나누고
삼십여년 세월을 마감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무도 없었다.
가뜩이나 허탈한 마음이 무너질 것 같고 몸이 중심을 잃고 있었다.
벽을 집고 서서 정신을 수습하고 스위치를 켰다. 두 딸들이 천사 같은
미소를 머금고 서있었다. 그리고 언제 연습을 했는지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부르며 나를 안았다.

그리고 양쪽에서 내 손을 이끌어 자리로 인도했다.
케잌에 촛불을 켜고 축하를 하고 꽃바구니를 안겨 주었다. 향기를 맡으려고
얼굴을 가까이 하다 깜짝 놀랐다. 말로만 듣던 돈 꽃다발이었다. 딸들이 용돈
아끼고 몇 달 알바를 하며 모은 돈이었다.

원래 딸들은 쌍둥이였다. 딸들이 너무 예뻐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장미라고 불렀다. 그 예쁜 딸들이 아빠를 제일 사랑한다고 하며 아빠가 연인이라고 한다.

어디서나 절대 기죽지 말고 힘 빠지지 말고 폼나게 쓰라고 하는데 웃고 있는 내 입술로 눈물이 흘렀다.

나는 이제부터 장미의 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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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꽃다발을 받는 분은 참 행복했겠어요.

그러게 딸이 있어야합니다. ㅠㅠ

앗,다 가지고 계신 j님이 딸이 없으세요?

행복하시겠어요
새로운 출발 축하드립니다
평안한 꽃길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축복의 말씀 꼭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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