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덧칠쟁이

in zzan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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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덧칠 쟁이/cjsdns

타고난 그림쟁이는 따로 있었다.
부드러운 터치로
조금씩 조금씩 희망을 붓칠 하던 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손길을 느낀다.

기고만장한 관우처럼 외곬스런 모습으로
세상을 떡칠하듯 푸루게 푸르게만 노래하던
그에게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을 본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굽는 향에 끌려온 듯 해마다 이맘때면 와서
거침없는 손놀림을 보여준다.

다 쓰지 않고 반납하면
명년 예산 심의에서 불리해 그러나
남김없이 쓰려는 듯
붓끝마다 뚝뚝 떨어지게 찍어 바르는 물감

그래도 마음이 급한지
쏟아놓은 노랑 물감 옴팍맞은 은행나무
빨강 물감 뒤집어쓴 단풍나무
가을 산야 어디를 보나
바쁜 손놀림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나도 내 인생을 내 삶을 저리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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