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이다.

in zzan2 years ago

또 눈이다./cjsdns

또 눈이다.
아침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이슬비였다.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지 않아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눈도 비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흔히 이야기하는 진눈깨비로 봐야 하나 싶은데 진눈깨비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이런 경우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행운이다.
하늘이 중도의 도를 터득하려 침묵하는 순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것이 눈발로 바뀌더니 함박눈으로 내린다.
빙점이나 중용이나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걷다가 넉가래로 트랙을 두 바퀴 돌며 눈을 치워도 봤다. 그런데 한 손은 우산 한 손은 넉가래 그렇게 하다 보니 그것도 일이라고 힘이 들어 그냥 돌았다.

보통의 눈은 우산을 쓸 필요가 별로 없다.
모자라도 쓰고 있으면 훌훌 털면 된다.
그러나 오늘 내리는 눈은 자석에 쇠가루 붙어 안 떨어지듯 털어도 잘 안 털려 나간다.
수분을 머금어 그렇다.
물기가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텅 빈 운동장을 혼자 걷다 보니 왠지 청승맞다는 생각이 든다.
눈이 오면 낭만 가득한 생각으로 흐뭇하게 즐겼는데 오늘 눈은 왠지 아니란 생각이 점점 들어 차라리 오후에 걷지 하는 생각으로 걷는 것을 접고 들어 왔다.

차라리 오후에 자전거 도로를 걷는 게 낫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 오늘 눈이 편치 않은 것은 눈이 많이 오면 지붕에 눈을 치워야 할거 같아 그렇다.
앞서 내린 눈을 그냥 놔뒀다가 봄날 같은 날씨가 비버처럼 지붕에 댐을 만들어 그게 역류하는 바람에 정초부터 물벼락을 맞았기에 눈이 오면 이젠 그 생각이 먼저 나고 염려가 된다.

해서 들어오는 길에 지붕 상태가 어떤가 살펴보고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눈이 그치면 지붕에 눈부터 치워야 할거 같다. 이렇다 보니 함박눈이 내리는 게 달갑지 않다. 더군다나 수분을 잔뜩 먹금은 눈이니 신경을 더 써야 할거 같다.

날이 풀리면 완벽한 방수 작업을 해야지 하는데 반갑지 않은 눈이 내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영하로만 안 떨어지면 좋겠는데 예보를 보면 아침기온 영하 10도 낮기온 영하 1도이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고는 해도 요즘은 종잡을 수가 없다.
영하 10도 뉘 집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영상의 기온이 몇 시간 사이에 영하 10도라니 이런 해괴한 일이 어쩌다 있는 것이 아이고 이번 겨울에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니 이상기온이 맞기는 한가 보다.

눈은 여전히 잘 내리고 있다.
이 정도 눈이면 대설 특보가 발령되었을 거라 기상청 홈피를 가보니 역시 나이다.

며칠 푸근해서 좋았는데 그게 많은 눈을 몰고 온 모양이다.
세상에 모든 일은 원인이 있고 인연이 있다는데 그간의 따듯함이 이유가 되었고 인연이 되어 함박눈이 내리고 있으니 쉽게 그치지 않을 기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눈피해 없기 바라며 외출 시는 미끄러운 거 조심하여 ㄴ넘어지는 일 없기를 바라며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2023/01/15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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