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

짧은 여행/cjsdns

청평역에 들어서니 전역인 상천역에서 열차가 출발했다고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이 네댓 명 보인다.
잠시 후에 들어오는 열차를 보니 청량리행이다.

조금 기다리니 열차가 들어온다.
올라타니 객차가 깨끗하다.
방금 물걸레질로 깔끔하게 청소를 한 거 같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찍 출근을 해서 청소를 한 거 같다.
출발 전에 바로 청소를 한 거 같으니 아주 이른 새벽에 출근을 했거나 아니면 밤새도록 근무하는 근무조였을지도 모른다.
열차를 타며 느낀 게 아 기분 좋다였다.

청평역에서 대성리 역까지는 제법 멀다.
전동열차가 속도를 뽐내며 달리는 구간인데 약 7분 정도 걸린다. 그 7분이 그냥 맹탕으로 기다리면 제법 긴 시건이다.
그러나 뭐라도 하다 보면 금방 가고 뭔가에 집중이라도 하다 보면 내리라는 말도 못 듣고 아차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면 마석역까지 가야 한다.
해서 뭘 하든 너무 집중하면 안 된다.
오늘은 휴대폰도 열지 않고 다소곳하게 앉아있다 내렸다.
7분 열차 여행도 내 일상에는 큰 행복이다.
역을 나서니 자그마한 역 광장이 계단아래로 경춘선 도로까지 닿아 펼쳐지는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광장이 손님맞이하려 하는 듯 간밤에 비가 물청소 한것처럼 깔끔하게 되어있다.

뒤돌아 역사를 바라보니 대성리역이라고 환하게 큼직한 글씨로 보인다. 대성리역을 드나드는 사람은 크게 성공할 거 같은 그런 암시를 주는 역 이름이다.
대성리역 주변 북한강 가는 뭔가 생각을 정리하거나 계획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거 같아 아니, 그냥 지나면 다녀도 뭔가 얻을 거 같다. 그게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인지는 모르나 뭔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젊은 청춘들이 열광하는 대성리에는 청평과 더불어 8 그 무엇인가가 있지 싶은 그런 느낌을 늘 받는다.

대성리 역을 나와 서울 방향으로 150여 미터 정도 인도를 따라 올라가면 대성리국민관광단지로 들어서는 길이 있다.
좌측으로 있는 그 길을 따라 들어오면 바로 가슴이 확 트이는 북한강이다. 강 주변으로는 아람 드리 벚꽃 나무들이 즐비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곳에 벚꽃을 건너편 앨리스카페에서 처음 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잃고 그때부터 대성리에 관심을 가졌다.
사실 가평군에서 대성리는 변방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했기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때부터 관심이 갔고 그러다 보니 7분짜리 열차 여행에 두 시간 정도 북한강가를 걸어 청평으로 가는 여행을 자주 한다.

오늘아침 정말 상쾌하다.
이제 날도 밝아온다.
현재 풍광사진 하나 찍어 올리며 오늘 포스팅은 마무리를 해야겠다.

감사합니다.

2023/03/09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