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쓰(Runearth) 의도

어제 만날 사람들을 만나고 홀가분하게 이야기를 나눴더니 기분이 상쾌했다. 특히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형님과 이야기를 나눈 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거 같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음에도 피로가 느껴지지 않았다. 안개가 내린 새벽 공기를 헤치며 달리기 시작했다.

10km를 지날 때부터 스트라바 음성이 들리지 않았다. 1km 간격으로 전체 거리와 시간, 1km 구간 속도를 알려주게 설정해 놓았는데 가끔 이런 경우가 있었다. 신경쓰지 않고 달리기를 마치고 봤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시간은 1시간 3분 정도가 흘렀는데 거리가 10.7km에 머물러 있었다.

우주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물질로 구성된다. 다시
공간은 점, 섬, 면으로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물질은 기체, 액체, 고체로 구성된다.

사라진 4km는 공간 소멸인지 시간 여행인지 걸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맞다. 쓸데없는 잡념에 사로잡혀 집으로 돌아왔다. ㅎㅎ 그러다 의식의 흐름은 '의도'에 머물렀다.

가끔 내 의도와 다르게 일이 흘러갈 때가 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거나, 내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까지 나는 그런 일에 일일이 신경 쓰고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왔다. 사실 대부분 그런 일들은 쓸데없는 잡념이고 나를 좀먹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내 의도와 다른 결과를 얻는다면 개선하기 위해 수정해서 다시 노력하면 되고, 누군가 나를 오해한다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정말 내 의도와 노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나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감사하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 위해 에너지를 쓰는 게 좋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며 즐거움을 얻고 성장하며 누군가에게 도움 주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물론 지금 하던 일에서 그런 성과를 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큰 조직에서는 한계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되었다. "안 되는 것을 계속 붙잡고 있는 건 미련"이라는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앞으로 의도와 다른 결과와 맞닥드리더라도 절대 좌절하거나 주저앉지 말자. 늘 그랬듯, 한 발 한 발 꾸준하게 정진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