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오만의 해파리
해파리를 냉채가 아닌 존재 자체로 인식하게 된 건 만화 <해파리 공주> 덕분이었다. 해파리라면 사족을 못쓰는 오덕 소녀의 성장기랄까. 병으로 돌아가신 엄마와 마지막으로 외출한 해파리 수족관에서 본 새하얀 해파리에 반한 츠키미는 해파리를 닮은 드레스를 만들게 된다.
합정역 벤자민 카페에 있던 해파리 그림을 보며, 10년도 전에 이런 글을 끼적이기도 했다.
해파리를 쓴 사내가 거리를 활보한다. 미끈덩 거리는 해파리는 의외로 참 잘 붙어있다. 사내는 왜 해파리를 썼을까? “집에 오징어가 없어서요.” 사내는 쓸쓸하게 말할지도 모른다. 나는 사내를 모르고 또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내 멋대로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봤다. 물론 사내가 해파리를 쓴 것이 아닌 해파리가 사내의 머리에 올라탔을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은 제외하고.
해파리가 쏘였을 때 보통 응급처치로 오줌을 뿌리곤 하는데, 오줌으로 머리를 감고 싶던 사내는 일부로 해파리를 머리에 얹었다. 오줌을 머리에 뿌리는 데 그럴싸한 이유를 만드려고..왜? 오줌 페티쉬이니까.....그런 게 있긴 하나.
사내는 자살하고 싶었다. 근데 평범하게 죽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사내는 해파리 독에 감염되어 죽으려고 해파리를 머리에 썼다.
사내는 해파리를 모자라고 착각했다.
알츠하이머인 사내는 뇌에 자극을 주기위해 해파리의 독을 이용했다.
해파리 마니아인 사내는 해파리 모양을 본 딴 모자를 만들어 썼다.
사내는 위로 받고 싶었다. 메마른 것보다는 축축한 것이 인간적이기에 사내는축축하고 또 말캉한 해파리를 머리에 얹고 누군가가 자신을 위로해주고 있다는 감각을 느꼈다.
사내는 울고 싶었지만, 그 눈물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별안간 그의 눈에 띈 것은 바닷 속 해파리. 그는 해파리를 자신의 머리에 썼다. 그 촉수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사내의 눈물을 숨겨줬다.
난 실제로 본적도 없지만 해파리에게 강하게 끌렸다. 그리고 오만 카삽의 돌고래 투어에서 드디어 해파리를 만났다.
우아하게 혹은 나태롭게 물 위를 떠다니는 해파리를 가까이에서 보면 쏘일까 거리두기를 하며 주변을 배회했다. 언젠가 누가 해파리에 대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헤엄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수면을 떠돌며 생활한다는 해파리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며. "어쩐지 울컥했다며 헤엄치는 힘이 약하면 수면을 떠돌며 살면 된다. 죽어버리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나의 포인트는 다르다. 난 힘이 약해 수면을 떠돌며 물살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면서도 건드리기만 하면 다 조져버리겠다고 독을 품은 해파리의 유약한 강함이, 나태한 맹랑함이 좋다. 단지 본능적으로 헤엄치는 아주 원시적인 생물이라는 사실도 단순하게 생긴 그 모양새도.
수영을 하다가 해파리가 옷 안에 들어가서 상체가 싹 쓸린 적이 있어요. 그렇게 강한 녀석은 아니었는지 심하지는 않았지만...
해파리의 사랑을 받은 킴리.....싹 쓸렸으면 꽤나 고생했을 것 같은데..
통증 자체가 견디기 힘들지는 않았는데 옷에 닿는 것이 조금...
미드 프렌즈 생각이 나요 모니카가 다리부분 해파리에 쏘였는데 챈들러가 거기에 오줌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