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에는 15년 만이다. 마스크를 벗고 길을 걷는 것이 잠깐 어색했는데 찬 공기에 맨얼굴을 부비니까 금세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내가 여기 오게 된 건 예정에 없던 일이지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야 했던 일이다. 20세기소년도 그걸 알고 있는지 말도 없이 빠리까지 날아온 나를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였다. 우리는 마레지구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맥주와 와인을 마시고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답을 찾으려면 자신이 답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면 된다. 답을 찾는다는 건 애초에 그게 다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