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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hoonza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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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zen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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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라다크에서 만난 2번 손님 동영님의 사진




라다크에는 돼지고기도 소고기도 없다. 양고기와 닭고기 뿐인데 나는 양고기를 못 먹으니 먹을 수 있는 고기는 닭고기 뿐이고, 젠젠은 양고기를 먹기는 하지만 좋아하진 않는다.


카페 라다크의 마지막 날, 초모와 싱게가 바베큐 파티를 열었다. 마날리에서부터 돼지고기를 공수하여 인편으로 받기까지만 몇 날 며칠이 걸렸다. 내가 라다크에 도착했을 때부터 바베큐 파티 이야기를 했으니 열흘은 넘게 준비한 일이다.


여긴 촉람사르에 있는 남매의 엄마네 집이다. 초모는 팬데믹 기간에 다양한 취미생활을 반강제로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가 원예활동이고, 덕분에 이 집 정원에는 식물원 수준으로 다양한 풀과 나무가 자라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정원에 모닥불을 피우고 우리는 옹기종기 둘러 앉아 삼겹살에 치킨 케밥에 배가 터지게 먹었다. 세희님과 동영님이 고기를 기가 막히게 구웠다. 젠젠은 한쪽에 바를 차려 쉬지 않고 칵테일을 말았다. 오래간만에 덩실덩실 춤을 췄다. 젠젠이 내게 숲의 요정 같다고 했는데 수피 요정이라고 하는 줄 알고 빙글빙글 돌았다. 숲이든 수피든 마냥 좋았다. 행복한 밤이었다. 동영님이 예쁜 사진도 많이 남겨주었다.


다음날 싱게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다가 유투브 검색창에 남은 지난 검색어를 보게 되었는데, ‘pork barbecue recipi’라고 적혀 있었다. 초모네 집에 갔다가는 바베큐 파티를 준비하며 초모가 적어놓은 쇼핑 리스트를 봤다. 사야할 재료가 열 개도 넘었다. 정작 두 사람은 벌써 몇 년째 채식주의자다. 초모가 만든 페르시아 요리에는 장미 꽃잎이 들어갔다.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을 선물하는 밤.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만든 잊지 못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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