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씨요미들(푸념 가득 섞인 글)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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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님♡

1

요즘은 계속 피곤하다
예전보다 밤에 잠도 많이 자고
평소랑 똑같이 생활하는데
그냥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진다

아이들이 낮잠 자는 시간이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자유시간이었는데..
이제 그 시간에 깨어있기가 버겁다

오늘도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쿨쿨 자버렸다

커피를 끊어서일까?
낮에 꼭 한 잔씩 마시던 커피를 엊그제부터 끊었다

아메리카노는 취향에 안 맞아 라떼나 믹스커피를 즐기는데
거기에 든 크림이 살찌는 지름길이라고 해서..

그런데 정말, 만약 그 때문에 이렇게 피곤한 거라면
다시 커피를 마셔야 겠다

종일 머리가 아프고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고
심지어 짜증이 난다


2

짜증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 없이 다 내 탓이다

그런데 정말 너무 너무 화가 나고 우울해질 때가 있다
오늘처럼...

이런 날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혼자 만의 시간도, 여유도, 모두 허락되지 않는데...


3

그래서 오늘은 종일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아이들이 놀도록 거실에 블록과 책을 두고
나는 쇼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누구도, 어떻게도 위로받을 수 없을 때,
최고의 쉼은 책이다

단어와 문장을 눈으로 빨아들여 머릿 속에 새긴다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을 다스린다
그렇게 한 권을 읽고나면 아주 조금은 진정이 된다

이제 내가 책을 읽고 있으면 둥이들도 빼앗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아이가 다가와 책에 손을 뻗을 때,
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책이야..라고 말하면 반짝이는 눈으로 가만히 눈맞춤을 한다

그리고는 '알아쪄'라고 말한다
알아듣고 반응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나도 사랑스런 엄마이고 싶다(오늘의 반성..)


4

최근 둥이 1호 도담이에게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발목이 패일 정도의 상처를 두 군데 입었고
턱이 찢어졌으며
랄라에게 물린 팔뚝의 상처가 덧나버렸다

발목 상처는 많이 아물었으나 커다랗게 흉이 남았고,
턱의 상처는 오늘 실밥을 풀고 보니...흉이 질 것 같다
팔뚝의 상처는 진행 중...
딱지가 앉았는데 가려운지 계속 건드려 아물지 않고 있다

속상한 마음이 크다
그냥 다..


5

둥이를 낳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한동안 많이 하던 생각이다
그냥 한 명씩 좀 터울지게 왔으면 나았을까?

물끄러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본다

내뱉지 않은 속마음에 죄책감이 스민다
그런 생각을 왜 하냐며 스스로를 꾸짖는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너무 힘들 땐,
한 번씩 해보던 생각이다

남편이랑 우리 이제 그런 말,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고 얘기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6

공원에서 놀았다

붕붕이를 가져가서 신나게 달렸다
농구하러 온 학생의 공을 빌려 한참 던지고 굴리며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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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모습, 표정을 보고 있으면 행복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든다

오늘같은 날에는 슬픈 마음도 든다
하나하나 적으려니 애써 누른 감정이 튀어나올 것 같아
이와 관련해서는 나열하지 말아야 겠다


7

언젠가,
분명,
반드시,
좋아질 거라는 건

절망에 빠진 자들이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야 하기에 만든
허구의 믿음일까?

그 허구에 기대어 오늘도 땀흘린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는
어디만큼 도달했을까?

도달할 곳은 과연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서있는 이 곳은 과연 어디쯤일까..


8

매일 힘들다 힘들다 하면 힘든 일이 생기고
우울하다 우울하다 하면 우울한 일이 생기고
슬프다 슬프다 하면 슬픈 일이 생긴다는데

그런 생각 말고는 머릿 속에 들어있지 않을 땐...

그냥 잠이나 자야 겠다

그래서 요즘 잠이 쏟아지는 지도 모르겠다


9

나는 눈물이 많다
지금 당장도 울려고 마음을 먹으면 울 수 있다

나는 쓸 데 없이 진지하다
무심코 전하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고심하고 고심한다

나는 마음이 약하다
'그렇게 마음이 약해서 어떡하니'라는 말을 꽤 많이 들어봤다

나는 극단적이다
평소에는 숨기고 있는 기질이 폭발하면 모든 것을 뒤집고,
끝낼 각오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마음이 약해야 하고, 계속해서 쓸 데 없이 진지해야 하고, 울고 싶을 땐 좀 울어야 한다

극단적이 되지 않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이다


10

오늘은 포스팅을 못 할 것 같았다

기분도 좋지 않았고, 이런 기분으로 글을 쓴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쓰고 있다
결국 좋지 않은 말들만 늘어 놓았다


누구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야 하는 때가 있다
그럴땐 한없이 서글프다

꼭 위로의 말이 필요한 것도
어떤 몸짓이 필요한 것도 아닌

그저 혼자 견뎌내야 할 고독이다


크으~~혼자 견뎌내야 할 고독!!
멋진 척 너스레를 떨어 놓고 사실은 위로를 바란다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다

힘내! 잘 될 거야!
라는 댓글을 누군가는 적어주면 좋겠다

오늘은 그 말이 정말 힘이 될 것 같아서...


마지막

생각만 해도 갑자기 즐거워지는 누군가가 있긴 하다
처음에는 장난이었는데 이제 너무 정이 간다

고마운 씨요미들♡

우리 씨요미들을 통해 건너 건너 새로운 이웃도 알게 되고, 이미 알던 이웃의 의외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즐겁다
요즘 둥이와 함께 나의 거의 유일한 즐거움이다

매번 미칠 수 없으니 이렇게 분위기가 조금씩 정리되어 가더라도 계속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진심으로..
(아, 물론 씨로운 채로 있고 싶음 그렇게 하면 된다
몇몇은 진짜 me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ㅎㅎ)

※없애자는 것 아니니 오해금지주의※

어쨌든 진짜 끝으로!

오늘도 정말 수고 많았다

나도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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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둥이들이야...

토닥토닥...
커피를 너무 확 끊었나보다 형~
이틀에 한번 혹은 하루에 반 잔... 조금씩 줄여나가는건 어떨까...
정말 토닥토닥이야..ㅠ 도담이 상처는 나도 마음이 너무 아프네, 어쩌다 다쳤을까 ㅠ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좀전에 나가서 당장 라떼 사왔어.
한 잔 타먹으니 살겠다~^_^;;
이 좋은 걸 끊는 건 어렵겠어. 그냥 마셔야지..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다치고, 욕실에서 넘어져서 다치고...랄라한테 깨물려서 상처나고..
ㅠㅠ
같이 아파해줘서 정말 고마워.
마음이 엄청 많이 좋아졌어..

흐음 저도 오늘 딱 이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안 쓰길 천만다행인듯... 비교되서.ㅋㅋㅋㅋ
글로 위로 받고 가요 글로 위로해드릴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
같이 힘내요~~ 가을 하늘 보면서 ㅎㅎ

미술관님의 어제도 저처럼 조금 힘드셨나요?
좀전에 저는 그냥 커피 사러 다녀왔어요.
이 한 잔이 저에게 즐거움이 된다면 그냥 마시려고요.ㅎㅎ
글로 위로 충분히 받았습니다.
제가 위로해 드릴 수 있다니 거기에서 또 위로를 받았고요^^
가을 하늘이 오늘도 참 푸르네요!

대문 사진 띨띨이 도담랄라님이예요?

아니요 저 아니예요.ㅎㅎ
저는 반지도 안 끼고, 손톱에 매니큐어 안 칠한 지 엄청 오래됐어요.
결혼식 때 하고 안 했거든요..^^
그리고 저렇게 날씬하면 소원이 없겠답니다.ㅎㅎ

다행이네요. ㅎㅎ 손만 크고 골룸같아서. ㅋㅋㅋ 남자 손 같기도...

도라님 우리 서로 자책하지말고 행복해요.~~
숨한번 크게 쉬고~~

감사해요 호돌님..
저에게 이런 위로가 정말 필요했어요!!

커피때문에 피곤하고 짜증이 많아졌다면 당연 마셔야죠 ㅎㅎ 많이 먹는것도 아닐테니까요 ㅎㅎ 육아하면서 힘든 몸을 달래주는 녀석 중에 하나인데 까짓꺼 몇잔 마신다고 살이 엄-청 찌지는 않겠지요 ㅎㅎ
하나도 힘든데 둥이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ㅠㅠ 식상하지만 힘내세요 라고 밖에 할수가 없네요
우리 c요미들 보면서 힘내요 ㅎㅎㅎ

저 좀전에 나가서 커피 사왔어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지만 그래도 설탕이 안 들어있다는 걸로 골라서 사왔지요^^
방금 타서 한 모금 마셨는데..세상 행복해요 ㅎㅎ
그냥 뭔가 끊으려고 하지 말고 마실래요.
감사해요 스윗님^_^

커피가 필요해 보입니다. 요즘 프림 없는 커피도 많습니다. 저도 2개씩 타서 텀블러에 넣고 종일 조금씩 책 보면서 마시는데 마셔보니 괜찮네요.

제가 인생에서 참 잘한 일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아이가 있다는 것 입니다. 아이가 크면서 나를 웃게 해주었고 나를 알게 해 주었고, 그리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만 하면 되었습니다.

띨띨이는 잘 있는거죠?
띨띨이도, 씨요미 친구들도 화이팅...

그만 하면 되었다는 말씀이 너무 큰 위로가 됩니다.
아침에 나가서 크림 안 든 커피로 사왔어요.
한 잔 마시면서 쓰고 있는데...너무 좋아요!
둥이들은 어쩐 일로 놀아달라고도 안 하고 둘이 집안을 뛰어다니며 잘 놀고 있고요.
이런 게 행복인데...자꾸만 잊네요.
감사합니다. 방구리님^_^

못할거 같다는 생각을 떨치고 이렇게 포스트하신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온갖가지 생각을 하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서 마음을 어지럽힌다고 하죠

이렇게 글을 써내려감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해소하기를 바래봅니다.

신도자님 감사합니다.
박수도 감사히 받을게요.

온갖가지 생각을 하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서 마음을 어지럽힌다고 하죠

정말 그래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특히나 안 좋은 생각은 더 그렇고요.
글을 통해 위로 받고 씀으로써 치유가 됩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유독 그런 날이 있지요.
전 큰애들이 쌍둥이라 다행이라 생각할 때가 많아요.
언제든 든든한 자기편이 곁에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친구이고 형제이고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참 좋은거 같아요 ^^

안 그러다가도 한 번씩 이래요.
어떻게도 극복이 안 되고, 극복할 수 없을 것 같고,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고...
그런데 또 하루가 밝아오면 그런대로 살아가고..^^;;
'하루를 무사히'가 제 좌우명이었어요.
요즘은 좀 나아졌다고 그 말을 잊고 살았어요.
다시 힘내보려고요!!

저도 그렇게 지나온 시절이 있어서 남 얘기 같지 않네요 ㅠ
그래도 분면 지나고나면 그 때 그랬지 라고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분명이 옵니다~
힘들 땐 혼자 삭히지 마시고 이렇게 풀어 놓으세요~ 웃으면 행복해진다 하니 늘 미소짓는 순간순간을 보내시길 응원드려요~^^

둥이들이 같이 태어난 건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최고의 행운 중 하나입니다. 둘이서 친구가 되고 힘들지만 육아기간도 그만큼 짧지요.

둥이들 때문에 힘들어서 쓴 글은 아니었지만,
테일님께서 상기시켜주시니 정말 제가 둥이를 낳은 건 최고의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육아 기간에 대한 것도 너무나 공감이고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건 쉬운 것 같으면서 힘들기도 한 일이예요.
요즘 저는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주어진 여건이나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서요.
테일님 프사를 보니 괜히 안심이 되네요^_^

육아를 하다보면 밀려오는 힘듬과 짜증을 견디기 힘들때가 많죠.^^ 기분좋게 나들이 갔다가 너무 지쳐서 아이에게 괜한 짜증을 낸적도 있고, 무작정 안아달라는 아이에게 "너만큼 나도 힘들어"라고 아이에게 큰소리로 화낸적도 많아요. 즐기던 아내와의 시간이 모조리 사라져서 "둘째는 절대 안돼"라며 다짐도 했구요. 디디엘엘님이 느끼는 감정들 육아 맘대디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감정이라 깊은 공감됩니다.

둥이어뭉 잘하고 있어.
힘들지만 둥이들 너무 사랑스럽잖아!!!!

진짜 me친 사람 => 띨띨이, 미파, 땡챠모, 카비

정말 구구절절 모두 공감해요..
기분 좋게 외출했다가 폭발해서 들어오는 것까지! ㅎㅎㅎ
잘 하고 있다는 말씀이 정말 힘이 됩니다.
진짜 me친 사람 목록에 빠진 사람이 있군요?
제일 잘 아실 듯합니다...

그러니까요.. 제가 그분을 빼먹었네요!!

어휴;;
말 돌리지 마세요!
본인인 거 아시잖아요! ㅎㅎㅎㅎㅎ

아~~~~~~~~~~ 최근에 이상한 테스트를 하던 카비를 말한거구나.ㅋㅋ

아닌 척엔 약도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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