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조각

in #zzan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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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한 웃음소리
온 집안을 떠도는 기름 냄새
주척 거리는 걸음과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소리
배꼽인사를 하느라 땅에 닿을 듯한 머리에서
나풀거리는 꽃모양 머리핀까지
지느러미처럼 미끄러지는 빨간 꼬리등을 따라 떠나고

그늘진 바람벽이 술렁거렸다
한 배로 낳은 새끼들을 끼고
한 여름 살아낸 옥수수의 얘기가
슬금슬금 논두렁을 건너 두런두런
새벽달의 등을 타고 두런두런
다리를 뻗고 앉은 김장밭을 지나며
여전히 두런두런

매미허물 같은 집엔
떨구고 간 덧버선 한 짝과 이어폰,
전자담배가 퍼즐 조각처럼 남아
다시 맞출 수 없는 인연처럼 쓸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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