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흐드러져
<개망초 흐드러져>
찔레 덤불 허리춤께
올망졸망 길놀이는
신바람 타고 마을 어귀에서
둘러보니 산등성이까지
치배 없고 잡색은
시원찮다만
작고 흰 얼굴 쳐들고
어깨를 달싹이며, 쨍하니
초여름 햇살
살라 놓아
넋없이
살모사 한 마리
눈이 마주쳤것다
어지간히 데면데면한
우리 사이
줄행랑치면서도 입타령으로
에라뒤여~
에라 모르겠다 나자빠져
하늘을 보니
이제 방정도 시들한
밤나무 위에 까마귀 각시
달보드레
솜구름 두둥실,
졸려
어이쿠, 배암 새끼
여기서 똬리를 트네 그려
이놈, 꽃 잔치에
어지간히 얼빠지게 하는군
(저의 시집 영등포의 밤 中에서)
P.S.
무심한 새 집 뒤뜰에도
흐드러졌네요.^^
개망초도 어릴 때는 순을 베어 나물로 먹더라구요.ㅎㅎ
그렇군요. 저도 서울내기인지라 그런 사실은 금시초문이네요. 내년
새순이 오르면 한 번 시도해보렵니다.^^
저거 그 계란꽃이라 부르던 그거네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장관을 이룹니다.^^
꽃 잔치 좋네요~~^^ 살모사는 안 나타났으면 좋겠지만요^^
시어가 참 곱습니다. ㅎㅎ
산책하다 뱀 만난 이야기가 ㅎㅎㅎ 개망초처럼 흔한 들꽃은 없죠. 전 아이에게 꽃이름 알려준다고 노래를 만들어 부르다가 잊지 못하는 꽃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