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기 22-263] 열심히 했네

펜을 끝까지 쓰는 것에 부심이 있어서
이렇게 모아 보기까지 한다.
허접한 취미.

제트스트림과 중국제 틈에서
한국제가 살아남기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볼펜깍지에 끼워 쓰던 몽당 연필 얘기하면
요즘 어린 친구들은 희한한 얘기 한다고 하겠지?

칼이 없어서 손톱으로 연필을 까서 쓰던
그 짝꿍은 어디서 잘 늙어 가고 있으려나.

그 애의 아버지는 상여꾼이었다.
그는 동네 아이들과 싸우면 안되고
무조건 져줘야 했던 건데 그것도 모르고
그의 연필을 비웃었다.

제발 잘 살길.
차도 두어 대 굴리고,
대도시에 아파트도 가지고 있으며
굳이 노동하지 않아도 통장에 이자가 쌓이고,
이쁜 마누라랑 손 잡고 맛집 찾아 다니며 살고 있길.

볼펜 보며 잠깐 잡 생각에 빠져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