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재미없는 나의 추석 명절
한민족 최대의 명절은 설과 추석이다.
오늘이 음력으로 8월 15일로 추석 명절이다.
음력 8월 15일을 명절로 지내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도 또 있다.
동아시아 지역 대부분의 나라가 추석명절과 같거나 비슷한 형태의 명절로 지내고 있다.
그러니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즐거울 수밖에 없는 날이다.
무조건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날이다.
그렇기에 일단 나도 즐겁고 행복하게 오늘을 보내야겠다 생각하며 마냥 늦장을 부리고 있다.
추석 명절날인 오늘 늦잠을 잤다.
동생들 중 두 동생네 가족은 명절날 못 온다며 그제 다녀 가고 자식이라고 아들 둘뿐인데 두 아들, 가족을 대동하고 그제 오후에 왔다가 어제저녁에 큰 놈은 지 자식이라고 손자도 데리고 갔다.
작은 아들도 처갓집에 간다고 오늘 새벽에 아침 식사도 안 하고 새벽에 떠났다.
어머니 옆에서 자던 나는 그래 잘 가라 하고는 그냥 내처 또 잤다.
비가 내리니 딱히 할 일도 없고 왠지 피곤했다.
어쩌면 그것보다는 귀차니즘이 붙어있는지 모른다.
어머니 병환 중이라 차례도 안 지내고 하니 일찍 서둘 일도 없고 그 연유로 가족들도 다 자기 일정에 따라 들고 나니 그렇다.
오늘은 바로 아래로 여동생네 가족과 그 아래 남동생네 가족이 오후에 들릴 거 같다.
그러면 올 추석 명절이 다 지워지듯 지나갈 거 같다.
다행인 것은 어머니가 어제저녁에 컨디션이 좋아지신 듯하여 길게 대화를 나누었다.
어머니의 컨디션이 좋게 보일 때는 여러 이야기를 해드리거나 말씀을 하시게 하면 좋아하신다.
어제저녁에도 두 시간 이상 어머니 옆에 바짝 다가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도중에 녹음을 하면 좋겠다 싶어서 녹음을 해가며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의 생각이나 바람 같은 거 이를테면 가족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해 주세요 하고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머니 왈 왜 내가 내일 죽니 하시는데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처음으로 그래 봤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오늘 밤에라도 돌아가시면 어떡해요, 낭 그게 제일 겁나요, 내가 자다가도 몇 번씩 어머니 잘 주무시나 들여다보는지 아세요, 했더니 야 그렇게만 죽으, 면 복이지, 그런데 나 그렇게 쉽게 안 죽어 원복에 그렇게 죽니 하시면서 웃으신다.
그래서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보세요 했는데 솔직히 소득은 없었다. 그냥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 그런가 어머니도 늦잠을 주무시고 계시다.
새벽 서너 시면 꼭 뭔가 드시고 싶다고 하시는데 어제저녁에 이것저것 많이 드셔서 그런지 그냥 내처 주무신다.
오늘 우리 집 추석 풍경은 별거 없다.
차례를 안지내니 가족들을 모을 이벤트도 없고 연휴 기간이 길다 보니 다 자기 스케줄 바삐 짜고 거기에 맞춰 움직인다.
그렇다 보니 내 마음 한편에는 서운함, 아니 아쉬움 같은 게 있으나 또 한편에서는 그래 차라리 이게 낫다, 우리도 편하게 지내보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나부터도 늘어지는 거 같다.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도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2025/10/0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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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천운님~ 마음만이라도 풍성한 명절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