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전략의 우선순위, 경제와 안보 중에서

공자에게 누가 물었다. 백성과 군주가 서로 믿는 것, 백성이 먹고 살 수 있는 식량.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군사 중에서 우선순서를 정하라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공자는 세가지 중에서 버려야 한다면 가장 먼저 군대를 버리고 두번재는 식량을 버리되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은 백성과 군주의 신뢰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젊을때 들어보기도 했고 읽어보기도 했지만 그 의미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들어 맞을지 몰랐다.

우선 공자가 그런 기준을 세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자. 아마도 공자는 그 나라가 안정적으로 오래 지속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을 것이다. 공자는 오늘날로 말하자면 정치학자이자 윤리학자 정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가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런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력이 커져서 그 힘이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 아마도 당시의 판단기준이 아니었나 한다.

오늘날에도 역시 그런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그런 기준으로 먼저 북한의 상황을 한번 살펴보자.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것을 감수했다. 공자가 말한것과 반대로 했다. 가장 먼저 버려야 하는 군사력을 위해서 식량을 버렸다. 그 결과 지금 핵을 보유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했는가 ? 핵을 보유한 북한이 더 안전해지고 더 번영할 수 있는 상황인가 ?

북한은 핵무기를 이용해서 미국의 제재를 해소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요원한 희망일 뿐이다. 북한에 만일 지금과 같은 상황이 변화없이 계속된다면 내부의 취약성은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의해서 무너질 가능성이 더 높아 진 것이다. 북한은 군사를 키우기 위해서 주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포기했다. 그 결과 공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군주와 백성의 신뢰를 무너뜨렸던 것이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에서인가 자신이 편하게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그런 말을 한 것은 북한의 통치체제가 내부로부터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을 이룩한 이유가 무엇일까 ? 결국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공자의 기준으로 우리 정부의 정책을 평가해보면 어떨까 ? 요즘 우리 정부는 북한과 제3차 정상회담을 추진하느라고 바쁜 모양이다. 장관급 회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날짜 마자 잡지 못했다. 주변사람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문제를 잘 다루어서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최저 임금문제니 고용부진 등의 문제로 인해 지지도가 올라갈 일이 없으니 남북관계로 돌파구를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공자가 하는 말은 외부적인 문제보다는 내부적인 문제 그것도 경제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정도의 차이는 다르지만 우리 정부도 북한의 지도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정치적 고비를 타개하고자 하는 현정부의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다. 고위급 회담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날짜 마저 잡지 못했다. 북한은 우리의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셈법에 넘어가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보면 현재의 우리 정부도 이런 저런 상황에서 모두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야기를 많이 한다. 주로 부정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아주 간단하다. 외교나 군사를 위해 경제를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제가 제일 중요하니 자신은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말과 행동이 유치한 것 같지만 그야 말로 공자의 가르침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들어 중국이 미국의 위세에 밀리고 있는 듯 하다.

공자의 말을 오늘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경제는 군사와 외교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복잡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쉽고 당연한 이치를 제대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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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ery great article,i really like your works,i have to learn a lot from you sir @wisdomandjustice

잘 보고갑니다.
이젠 정부도 한 번쯤 자신을 돌아 볼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 할 줄 아느냐가 ~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패권국가가 될 거라는 전망과 책들이 유행처럼 퍼졌지만 지금의 현실은 여전히 달러 패권이 그 영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어쩌면 지금의 긴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도 달러가 금방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가 올거라는 지나친 낙관이 불러온 욕심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네요.
지금의 상황이 이런데도 여전히 대통령에 대한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인터넷 민심을 보니 왜 대통령과 정부가 그런 수를 쓰는지 뻔히 보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아닌 선거의 표심을 잡기에는 아주 효과적이죠.

잘 읽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정치의 근본이 된다는 것을 정치하는 사람들이 깨달아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입으로만 경제를 외치고 있으니, ㅠㅠ.

가치관이 다른 지도자를 두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잘 읽고 갑니다.

현정부가 대의 명분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지도라면 이해라도 가지만 예전부터 그런 성향을 보여줬던걸 생각하면 지지도와 상관없이 계속 밀고나가는거 같습니다.

첫 문단을 읽고 맹자의 말이 떠올랐어요.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다음이며, 군주는 가벼운 것이다.
-[만장 하]

백성의 삶을 진심으로 먼저 생각한다면, 쉽고 당연한 이치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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