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100]자전거 도둑
영화를 볼 때는 내용을 예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건 현실의 삶을 살 때와도 다르지 않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통해 이어질 말과 행동을 예측하려 들지 않고,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 지에 대해서도 내다보려 하지 않는다. 현재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들을 단순히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기 위한 단서로 취급하지 않고 온전하게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너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겨우 구한 벽보를 붙이는 일자리를 위해 담보로 맡긴 자전거를 되찾으려 침구를 팔고 자전거를 되찾고 처음으로 롤러로 벽보를 미는 모습을 보면, 그 자전거가 곧 도난 당하겠다고 느끼지 않는 게 더 어렵다.
그렇게 읽기 쉽게 자전거를 잃고 사람 몇 명과 함께 자전거를 찾아다니는 장면을 보며, 자전거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자전거가 이미 장물로 넘겨지고, 해체되고 재조립 되는 상황에서 부품을 찾아다니는 그들의 모습에서 기대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단순히 그들이 전문 배우가 아니기 때문일까?
그 시점에 나는 결국 자전거를 훔치는 것으로 영화가 끝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난과 비극은 항상 번져나가기 때문이다.
그 사건은 즉각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았다. 자신이 미신이라며 비웃던 점쟁이를 스스로 찾아가서 도움을 구하게 되지만, 역시 점쟁이는 구원을 줄 수 없었다. 자신의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를 타고 노인과 무언가를 거래하는 모습을 보고 노인을 쫓지만 소득은 없다. 자전거 도둑으로 여겨지는 청년을 잡았지만 자전거는 되찾지 못 하고 무고한 청년을 괴롭히는 불량배 취급을 받는다. 아들이 경찰에 신고한 덕에 그 상황을 벗어난다.
그 모든 여정을 아들과 함께 했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과 다름 없는 자전거 부품 탐색, 스스로도 희망이 없다는 걸 아는 그 여정에서도 아버지는 희망이 있는 것처럼 굴 수 밖에 없었다. 아들이 앞에 있기 때문이다. 피자를 사주겠다며 가게를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희망은 꺾이고, 아버지는 아들을 집에 먼저 보내게 된다.
자신의 자전거는 그렇게 쉽게 도둑 맞았는데, 자신이 훔칠 때는 어려웠다. 그 모습을 아들이 지켜본다.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보낸 아들이 울며 뛰어온 덕에 위기를 벗어난다. 아버지와 아들은 다시 터벅터벅 걸어간다.
이 영화는 이렇게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빈곤. 전형적인 아버지와 아들만 가지고도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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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이지만
자전거를 찾으러 다니고 훔치러다닐때의
절박함이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전후에 돌아갈 수 있는 곳은 폐허가 된 빈민들의 터전밖에 없다는 ....
그 비참한 상황에서도 누구는 빈민이 되고, 누구는 오히려 기회로 삼고 부를 축적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