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 일곱개의 새벽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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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개의 새벽



그 해 봄에 우리는 피렌체의 구시가지 안에 있는 천고 높은 벽돌집에 묵었다. 오백 년이 훌쩍 넘었다는 건물의 내부는 한겨울의 냉기가 물러가지 않았는지 라디에이터를 틀었는데도 추워서 잠옷 위에 스웨터나 가디건을 껴입고 자야할 정도로 추웠다. 새벽 5시쯤 되면 닫혀 있는 긴 덧창 틈으로 수레를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바닥에 삐걱대는 바퀴의 마찰음은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우유수레가 저절로 연상이 되는 바람에 그 시간을 은근히 기다리기도 했다. 그 소리의 여운이 가시면 피렌체 대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고 높은 방









겨자색 베키오 다리는 다른 다리에서 봐야 예쁘다.









매일 아침 출근도장을 찍듯 피렌체 대성당의 거대한 돔 앞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관광객이 잘 가지 않는 로컬 맛집을 탐방하고 공화국 광장에 있는 회전목마도 탔으며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노을을 보았다. 그러고도 숙소로 돌아가기 싫어서 카페 질리에서 이야기꽃을 피웠고 직원이 너무 오래 있는다고 눈치를 주면 재빨리 계산하고 코트 단추를 제일 위까지 잠그고는 덜덜 떨면서 공화국 광장을 서성거렸다. 광장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악사가 있었는데 피렌체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남은 동전을 바이올린 케이스 안에 다 쏟아넣었다. 그 후로 나는 어떤 도시에 머물렀어도 새벽에 울려퍼지는 수레바퀴 소리를 듣지 못했다.




로컬 맛집의 파스타.





카페 질리에서 얼었던 몸을 녹이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숙소를 나오면 공화국 광장의 회전목마가 보였다.





회전목마를 타려면 매표소에서 칩을 사야 탈 수 있다.







정해진 일과처럼 공화국 광장에서 악사들의 연주를 들었다.







피렌체 - 일곱개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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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닥을 지나는 바퀴 소리를 상상하니 저 역시도 플란다스의 개가 떠오르네요.

큰 우유통 여러개를 묵직하게 실은 수레 말이죠 ^-^

파트라슈~~~~~ ㅎㅎ

요즘 아이들은 아마 파트라슈를 잘 모르겠죠? ^^

전날의 피로도 느끼셨을텐데 새벽 5시에 깨서 수레 소리를 들으셨다니.ㅎ 이런 예민함과 섬세함이라니요^^

한 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인데 피렌체의 수레소리는 마법이라도 부리는것 같았지요:D

아,,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넋 놓고 바라보았던 피렌체가 다시 생각나네요... 너무 예뻐서 국제 미아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더라는 ㅋㅋ 피렌체는 제 가슴속에 살아요~ㅋ

저도 피렌체를 떠나고싶지 않았어요 ㅎㅎ

보얀님 여행기는 뭔가 굉장히 감성적이에요 ㅎㅎ 여행지마다 특별한 추억들을 많이 묻어놓으셨을 것 같아요. 혹은 어떤 물건을 보면 그 나라나 도시가 생각나게끔 감성을 정리해두셨을 것 같달까요 ㅎㅎ

방문하는 도시마다 랜드마크가 되는 건축모형이 들어있는 스노우볼을 사모으고 있어요 ^^

우왓~ 스노우볼 멋지네요~

안녕하세요 @tsguide 입니다. 매일 보는 피렌체 성당은 지겹기 보다 매일이 새롭고, 아침을 맞이하는 수레소리가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피렌체 대성당을 매일 볼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피렌체 어딜 가도 두오모가 빼꼼히 보인다더니 정말 그런 거 같아요.
전에 누군가 두오모는 마치 종이로 만든 것 같다고 하더니, 사진으로 보니 그런 느낌이 조금 나기도 하네요.^^
피렌체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빼곰 두오모 저도 또 보고싶어요 ^^
피렌체은 특히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어요 추천드립니다!

회전목마는 역시 해떨어진 후에 봐야 더 멋진 것 같습니다. 낮에는 어린이용 밤에는 연인용.ㅎㅎ

맞아요 밤에 더 예뻐요

소중한 여행의 기억을 가지고 계시군요.
보물입니다.

피렌체가 참 보물같은 도시였어요

파스타 비쥬얼이 엄청 특이하네요. 맛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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