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고 나누고 마시고 with 춘자와 친구들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요즘 도서출판 춘자의 선물꾸러미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구성품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 적당한 제품을 찾고, 제품에 들어갈 춘자의 크기를 결정하고, 선물꾸러미를 예쁘게 봉해줄 스티커를 디자인하고, 관련해서 미팅도 한다. 일요일부터는 가내수공업 모드에 돌입하여 드립백 350개를 직접 커피양을 재고 넣고 실링하고 다시 포장지에 넣는 작업을 했고, 오늘은 피터님이 블렌딩한 향기를 공병에 담는 일을 했다.

대신 오늘은 단순 가내수공업이 아닌 <향기영성(@peterchung) X 본질대화클럽(@fgomul) X 길위의술(@zenzen25) in STIMCITY> 의 콜라보 행사를 겸한 시간이었다. 행사에 앞서 피터님이 블렌딩한 오일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받았는데 그 느낌이 참으로 푸릇푸릇했다. 허브를 잔뜩 넣고 풀냄새가 가득나는 싱그러운 칵테일을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민트가 가득 들어간 '모히또'와 검색으로 알아낸 '바질 스매시' 를 골랐다. 바질과 민트, 레몬과 라임을 사서 전 날 직접 만들어보며 맛을 테스트하는데 뿌듯할 정도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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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행사를 할 공간을 고를 때 저렴한 가격도 좋았지만 원목과 벽돌, 햇빛이 주는 따스함이 좋았다. 사진 만큼 친근하고 따뜻한 공간이었다. 웰컴 드링크로 '바질 스매쉬'를 만드려고 바질을 미친듯이 빻고 있는데 고물님이 들어오셨다. 딱 한번 사인을 받으며 살짝 본적만 있지 대화한 적은 없는 고물님이지만 '본질대화클럽'의 녹음 파일을 들으며 내적 친밀감이 층층이 쌓인 탓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길을 헤매던 피터님이 뒤늦게 도착하여 본격적인 미니 행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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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아,,,탄산수가 병이라 뚜껑을 따야하는데 병따개가 없다. 치아 상할까봐 진짜 안하는데 몰래 부엌에 가서 이로 뚜껑을 땄다. 아말감 부스러진 맛이 입 안을 맴돌았다....뭐 여튼 그렇게 완성된 칵테일은 며칠 전 나온 따끈따끈한 춘자 굿즈인 컵에 따라 건배를 했다. 어제 만큼은 아니지만 싱그럽고 상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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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오일을 베이스로 깔고 따로 고른 6가지 향을 섞는다며 '말하자면 코코넛 오일이 국물이고 6가지가 건더기이에요.'라고 말하는 피터님의 설명이 너무 구수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나 하나 향을 맡고 그 효능 등을 이야기 나누고 설명을 듣고 나서야 작업이 시작되었다. 춘자님과 고물님이 스포이드로 오일을 담으면 나는 롤링 부분을 끼고, 피터님을 뚜껑을 닫았다. 4명인데다 꽤나 체계화된 작업으로 오늘의 가내수공업은 뚝딱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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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라임과 민트를 빻고 어제 저녁 오늘 예쁜 사진 촬영을 위해 만든 꽃얼음을 넣고 모히또를 만들었다. 모양은 예뻤지만 맛은 들쑥날쑥, 아마추어의 한계이다. 그리고 '본질대화클럽'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새빨간 거짓말... 새삼 얼마나 다른지를 깨닫고, 그럼에도 의외의 비슷한 점도 찾아가며 서로를 탐구하는 시간이었다. 넉넉할줄 알았던 시간은 이야기에 홀려 2시간이 순삭하고 2차에 가서 대화를 이어갔다. 각자 다른 테마를 한 자리에 모아 조물조물 빚어보니 생각보다 더 유쾌하고 아름다운 모양새였다. 어서 더 많은 춘자와 친구들이 모여 더 유쾌하고 더 아름다운 것을 함께 만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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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듕한 젠젠님 치아 ㅠㅠ 괜찮으신거냐는 아 맞아요 국물과 건더기도 진짜 핵심포인트인데 놓쳤네요. 저도 오는 길 내내 거짓말에 대해서 생각했는데 말이쥬

아유, 괜찮아요 ㅎㅎ 다음에 더 새빨간 거짓말에 대해 더 깊은 탐구도 하고 못다한 본질 대화도 더 하고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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