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 조지아의 쌍무지개

in #stimcity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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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러시아와의 5일간의 전쟁을 치룬 이듬해에 조지아를 방문했다. 트빌리시의 거리는 조용하다 못해 침울할 지경이었다. 문을 연 식당도 없었다. 터덜터덜 한참을 걸어가서야 겨우 문을 연 식당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어렵게 들어갔지만 밥은 맛이 없었다. 날도 흐릿하고, 밥도 맛 없고, 사람들도 어둡다 보니 자연스레 좀 우울해졌다. 바로 직전까지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하고, 활기찬 터키에서 여행을 했기에 더 비교가 됐다. 관광지를 찍고 시장을 보고 지하철을 타고 이곳저곳을 바삐 누벼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트빌리시에 도착한 날부터 내내 터키로 돌아갈 생각 뿐이었다.

그런 날 중 어느 하루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역 부근을 지나칠 때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그쳤다. 해가 저물며 하늘은 오렌지와 자몽을 섞고 뿌연 먼지를 더한 색으로 변했고 그 위에 무지개가 떠올랐다.

“무지개 좀 봐봐”
“하나가 아냐! 저뒤의 것도 보여?”
“쌍무지개네”
“나 쌍무지개 처음 봐”
“저기 서 봐”

난생 처음 본 쌍무지개에 흥분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순간, 낯선여자가 뷰파인더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짙은 화장에 깊게 파인 옷, 수박만한 가슴을 가진 뚱뚱한 여자였다.

“픽쳐, 픽쳐”

그녀는 j에게 다가가 얼굴을 붙이고 팔짱을 낀 채 사진을 찍었다. 그들 뒤로 무지개 두줄이 선명했다. 여자는 사진을 보고 좋아하더니 큰 가슴으로 우리를 압사 시킬 듯이 꼭 안아주고서는 유유히 떠났다. 머지 않은 곳에 멈춰선 그녀는 한 남자에게 유혹하는 몸짓으로 말을 걸다 거부 당하고, 곧 또 다른 남자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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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 있어요. 수박만한 가슴을 가진 사람을 아직 못만났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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