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72. 지친 풍총수와 그를 자극하는 운명의 부름 (5)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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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주적 총수의 사명



그 자리는 대제의 자리입니다. 그 자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자리입니다. 샤를 대제가 황제로 추대되었던 800년의 크리스마스, 이는 서편 세계에 중세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중요한 사건입니다. 종교가 세속 권력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야흐로 정신이 물리적 힘을 넘어서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313년, 콘스탄틴 대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세속 권력은 정신, 신념, 종교와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것은 물리적 힘이 정신적 힘을 인정한 상징적 사건입니다. 신의 아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했던 그 권력이 말입니다. 그리고 500여년 뒤 정신은 드디어 물리적 권력의 우위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의 문을 연 것이 샤를 대제입니다. 그는 신의 아들도 아니고 패권 제국의 황제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정신의 기름부음을 허락했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칭함 받기를 수용했습니다. 그것으로 서편 세계에 새로운 질서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 겸손과 용기로 말미암아 서편 세계에 신적 질서, 정신적 권력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중세의 시작입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보면 서편 세계는 로마의 멸망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었어요. 아는 땅은 대충 다 정복했고 이제는 한정된 자원을 나누며 버텨야 했죠. 시스템은 성장을 멈추면 붕괴하게 되어 있습니다.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죠. 그것을 정신으로 다스린 거예요. 중세의 신적 질서는 청빈과 복종, 겸손과 자비로 갈등을 조정하고 다스렸어요. 사람들은 새로운 땅, 천국을 사모하며 현실의 결핍을 견뎠죠. 그것은 간단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어떤 기득권이 나서서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버티라고 한들 누가 따르기나 하겠습니까? 사람들에게 '버티기'를 설득할 수 있으려면 먼저 모범을 보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죠. 그 시작에 샤를 대제가 있었고 그 이후 수많은 솔선 수범자들이 새로운 정신세계를 구축했죠. 그리고 민중은 그것을 따랐어요. 존경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에요. 이때에 등장한 수많은 성인들, 기사들, 영웅들이 바로 그들이죠. "



물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입니다. 그 질서 또한 프랑크 왕국 샤를 대제의 후손들로 말미암아 다시 해체됩니다.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고 면죄부까지 팔아대는 기득권까지 참아낼 민중은 없는 것입니다. 1684년 베스트팔렌 조약은 오랜 종교전쟁을 종식하고, 종교가 장악한 권력을 물질적 영토를 기준으로 해체시킵니다. 신적 질서 아래에서 정신세계를 배태한 인간이, 이번에는 신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새로운 인간의 시대,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한 물리적 힘은 바다로, 신대륙으로, 전 지구로 그 영향력을 확대했습니다. 그것이 근대입니다.



그리고 다시 현대. 인류는 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제국주의 시대의 종언을 선언하고 물리적 힘의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음양의 원리, 정반합의 법칙을 따라 이제 다시 정신의 시대입니다. 이번에는 종교가 아니고 이념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는 짧았습니다.



이제 21세기는, 그 물리적 힘과 정신적 힘이 결합하여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인간이 신이 되는, 새로운 차원으로 상승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물리적 힘과 정신적 힘이 도전과 응전을 반복하며 자리를 탈환하고, 그 변화의 에너지로 말미암아, 지구를, 인류를, 우주를 진화 시켜 온 끝에, 그 경계를 넘어서는 대도약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인간의 정체성을 제한하는, 물리적 공간을 토대로 한 구시대적 질서는 전복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베스트팔렌 체제의 해체와 변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국제사회에 영토를 기준으로 국민국가를 출현시킨 베스트팔렌 체제가 탈중앙화 아나키즘을 기반으로 설계된 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신질서를 통해 해체되고, 다시 취향과 세계관이라는 정신적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새롭게 헤쳐 모이는, 새로운 커뮤니티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인류 공동체의 모습이며,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지구 공동체의 우주적 진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그들의 영토는 무한한 우주와 온라인 가상의 현실을 향해 있으니까요.



"대제의 출현을 예고한 겁니다. [스팀시티] 총수의 자리 말이죠. 그 자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대제의 자리입니다. 그리고 대제는 자신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용기와 지혜로, 800년의 샤를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등장한 거예요. [스팀시티]가 말이죠. 이번에는 천사가 아닌 마법사를 보내어 총수들을 불러일으킨 거예요. 그런데 그는 그 부름에 이렇게 응답했죠.

'나는 싸움으로만 인생을 지새우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를 놓아줄 수밖에 없습니다. 평안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이니까요."



그는 이번 생에 대제로서의 자신의 운명으로부터 도피하였습니다. 누구나 쉬고 싶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게다가 상실의 극단까지 이르렀던 그의 지난 생들을 생각하자면, 이해 못 할 바도 아닙니다. 하지만 개 버릇은 남을 못 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못생겼어도 백조는 오리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애써 가장 보편적인 가정을 선택했건만, 그의 어머니는 그가 대통령, 현실 세계의 대제가 될 거라고 예언해버렸습니다. 그의 잠재된, 망각의 기억 속에 가두어 놓은 정체성의 일부를 밝혀버린 것입니다. 아뿔싸..



운명의 유혹


"꿈이 뭡니까?"

"뭐.. 다 컸는데 꿈이.."

"아니 뭐 어렸을 때 꿈이라도 있을 거 아닙니까?"

"아.. 그거라면 대통령이요. ㅎㅎ 어릴 때 꿈은 대통령이었어요. 저희 어머니가 예언을 좀 하시는 데, 너는 커서 대통령이 될 거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죠. 그런데 제가 볼 때 어머니의 예언은 하나도 안 맞았어요."

_ [스팀방송국]의 총수를 발표합니다.



거짓말입니다. 어머니의 예언 때문에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하고선. 게다가 그는 얼마나 어머니의 예언에 충실했는지,


저는 어린 시절 광적으로 역사책을 섭렵하며 언젠가 자신도 그런 이들과 동등한 존재가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곤 했습니다. 그들의 어린 시절과 제 어린 시절을 비교하며 하루를 다 보낸 적도 있었죠. 그렇게 남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하루를 채울 때 꿈쟁이로 때운 대가는 참 참혹하더군요. 그 우스꽝스러운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 과거의 모든 것은 부정하고 새로운 것에만 몰두했습니다. 그게 십대 이후 제 삶입니다.

_ 멀린은 어떤 사람이고 풍류판관은 어떤 사람인가? - 스팀방송국 총수직을 수락하며 / 풍총수



네 잘하셨습니다. 비록 어머니의 예언이설?에 속아 하루하루를 꿈쟁이로 때우셨지만, 뒤늦게라도 그것이 치명적 유혹이었음을 알고 떨쳐낸 것은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 유혹을 떨쳐내는 과정에서 자신을 운명으로부터 보호하던 컴플렉스와 싸우고, 자신을 억압하며 붙들어 주던 종교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며, 고작 이십대 후반에 원하는 것은 다 이루어보았다고 자평할 만큼 자신의 능력을 확인해 버린 것입니다. 그냥 어머니의 예언을 따랐다가 획득한 학력 컴플렉스에 묶여, 평범한 대기업 법무팀 직원으로 살았으면 좋으련만, 그 정도 스펙에 혼사를 거래할 그렇고 그런 배우자와 자식 낳고, 잘 살았으면 좋았으련만, 왜! 왜! 댓글을 단 겁니까! 왜 그따위 열정 넘치는 댓글을 단 겁니까! 가던 길이나 가시지 왜 자신의 운명을 시험한 겁니까!


마감 한 시간을 남겨두고 지원한 것도 그렇고 마법처럼 마법사 멀린님을 만난 것도 그렇고, 어쩌면 제가 총수를 하는 것 또한 운명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죠.

마법사님과 면접에서, 총수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마법사님의 질문에 저는 다음처럼 답했습니다.

'저는 크립토커렌시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고 기획 업무를 해본 적도 없으며, 리더를 해본 적은 더더욱 없습니다. 즉 저는 다른 분들만큼 준비된 사람이 아니라 기대하신 훌륭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에서 완전 백지장 같은 사람이니 기대하지 못한, 전혀 엉뚱한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모 아니면 도입니다! 망할 수도 있지만 대박이 날 수도 있습니다!'

_ [스팀시티] 총수 지원 탈락의 변 / 풍총수



"네 물론이죠. 그래서 한눈에 이 사람은 아니군. 알 수 있었어요. 남들은 못 들어가서 안달인 그 회사를 누가 때려치우고 나오겠어요. 게다가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데. 그건 이미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는 말이니 헷갈리게 할 필요가 없죠. 총수를 해보겠냐는 제안을 하지도 않았어요. 심지어 묻지도 않았는데, 저는 총수를 할 수는 없고 법무지원을 하겠다고 먼저 선수를 치더군요."



그는 림보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 삶도 저 삶도 아닌, 도피도 도전도 아닌, 이 세계와 저 세계의 경계에서 혼란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High Risk, High Return이겠죠. 무엇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사실 뻔합니다. 문제는 인생은 한 번이라는 것입니다. 투자라면 큰 리스크를 지지 않고 안정적인 종목을 여러 개 보유해서 누적 수익률을 높이는 게 답입니다만 인생은 한 번이기 때문에, 그 리스크를 지지 않으면 결국 안정적이지만 평범한 결과만을 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 이상으로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은 위험에 자신을 내맡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차피 언젠가 리스크를 안을 생각을 했다면 직장을 그만두고 이번 스팀시티의 총수를 전임하는게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제가 예상치 못했을 많은 고난들이 어찌 없겠냐만은 적어도 마법사님이 제안하신 이 사업의 구상은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성공을 의심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비즈니스로 보였으니까요.

_ [스팀시티] 총수 지원 탈락의 변 / 풍총수



아닙니다. 인생은 한 번이 아닙니다. '전 우주적 그대'는 이미 수많은 생을 거쳐 왔고, 언제나 High Risk, High Return의 선택의 자리에서 고뇌하며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그것이 진력이 나, '나는 싸움으로만 인생을 지새우는가..'라며 평범 속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그러니 계획한 대로 살면 됩니다. 좀 더 확실하게 자신을 평범에 구속시키기 위해, 그놈의 외모, 학벌 컴플렉스를 더 강화했으면 좋았을 텐데. 어쨌든 아직은 적절한 수준에서 그것을 보유하고 있고, 현 시점 한반도에서 '평범'을 유지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이미 확보하였습니다. 찢어지는 가난 속으로 몰아넣어 자신의 숨어있던 저력을 끌어올릴 필요도 없고, 죽기 아님 살기의 상위 1%의 세계에까지는 미치지 못했으니 그 정도면 적절합니다. 이제는 어디 선이라도 봐서 가정을 꾸리고, 아파트 사고 애 낳고, 들키지 않게 이것저것 즐기면서 살면 되는 겁니다. 그 지위의 '평범인'들이 그러하듯 말이죠. 물론 그는 그걸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총수 자리에 적극적 지원하지 않은 것은, 이 글 서두에 밝힌,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이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며, 과연 이 총수 자리가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쉽사리 답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생을 걸고 아직 초입 단계에 불과한 프로젝트를 앞장서서 이끌고 나갈 용기가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실은 예전에도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과연 직장을 그만두고 언젠가 전업 글쟁이로 살 수 있을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No였습니다. 나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실은 저는 '전 틈틈이 글도 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냥 스스로 맥 없는 월급쟁이라는 걸 인정하기 싫어 좀 더 튀는 자기소개나 하길 희망하는 부류의 사람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자신을 속이지는 않습니다. 네 저는 용기가 부족한 사람입니다.

_ [스팀시티] 총수 지원 탈락의 변 / 풍총수



네에, 그건 용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선택이고, 그 선택은 이번 생에 오기 전에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마법사는 이를 알아보았고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대기업 법무팀의 변호사로서 [스팀시티]의 법무지원이나 해주시면 되는 거였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반대를 했을 겁니다. 살아보면 다 별 거 없다, 학창 시절 배포가 크고 호탕하게 생활한 친구보다 큰 일은 하나도 못할 것처럼 소심하게 꾸준히 자기 일만 파고들던 친구가 지금 보니 가장 잘 살고 있더라는 식의 이야기들을 하셨을 겁니다. 또한 벌써 사업을 해서 만회할 수 없을 만큼 실패한 동년배 친구들, 과장스레 자신의 성과를 드러내기 좋아하고 수십억이라는 돈이 아무 것도 아닌냥 으스댔지만, 정작 필요한 시점에 자기에게 투자 좀 해달라는 乙의 입장을 쉽사리 드러냈던 제 친구들은 요즘에는 결코 조직에서 나오지 말라는 조언을 왕왕 하곤 합니다.

_ [스팀시티] 총수 지원 탈락의 변 / 풍총수



부모님뿐이겠습니까. 마법사도 반대합니다. 뭐 하자고 멀쩡한 직장을 때려칩니까? 그런 건 저 정신 나간 [스팀시티] 관계자들이나 하게 두고, 한 발짝 떨어져서 구경만 하시면 되는 거였습니다. 이번 생은 말이죠.


어차피 언제인가 떠날 세상 온전히 자기 것이 원래 어디 있겠냐마는 조직에서의 자리라는 것은 더 수명이 짧더군요. 100세까지 산다는 이 시대에, 50대에 잠깐 반짝할 가능성 정도만 있는 자리를 보고 살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런 점에서 총수 자리에 좀 더 의욕을 보였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_ [스팀시티] 총수 지원 탈락의 변 / 풍총수



어허~ 이 사람이! 떽! 정신 못 차리고 어딜 나오려고. 안됩니다. 어떻게 올라간 자리인데 그걸 때려치우고 나옵니까? 어머니의 빗나간 예언을 극복하고, 자신의 모든 걸 동원해 컴플렉스와 싸우며, 운을 모두 끌어다 쓴 끝에 올라간 자리 아닙니까? 이제 적당히 결혼해서 잘살면 되는데, 왜 모두가 반대하는, 심지어 마법사를 비롯한 [스팀시티]의 누구도 권하지 않은, 총수의 자리에 의욕을 보이는 겁니까?



"그는 자신의 운명을 시험했어요. 마음을 놓아버린 거죠. 물론 단지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기 위한 핑곗거리가 필요한 시도였다면 남의 인생 간섭할 것이 없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마음을 댓글을 통해 쏟아버렸어요. 그러니 그 시도 (회사에서 타의로 잘리기 위해? 운명을 확인하기 위해? 로비에 전시된 자동차 안으로 숨어들었던), 그 어이없는 시도는 댓글을 현실화하기 위한 대제의 무의식적 시도였음을 부인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시험과 상관없이 회사를 나오게 되었죠. 그리고 [스팀시티]로부터 그에게 총수직을 제안해 보라는 직관이 내려왔죠. 그렇다면 이렇게 된 이상, 그는 대제로, 전사로 돌아가야 하는 거예요. 그의 어머니가 예언했던 21세기의 대제, 대통령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건 그가 이번 생에 의도한 삶이 아니잖아요? 그 자리는 이번 생에 그토록 거부했던 '싸움으로 인생을 지새우는 자리' 이죠. 정말요? 정말 그가 그 자리를 원했던 걸까요?"


"그리고 4년 뒤 지방선거에 나가시게 될 겁니다. 나가시게 된다는 거지, 당선이 된다던가, 나가야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4년 뒤 지방선거에 나가시게 되면,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생각보다는 빠를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러죠 뭐.. 근대 화면빨이.."

_ [스팀방송국]의 총수를 발표합니다.



감히 자신이 원했던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다시 익숙한 비범의 삶으로 돌아선 그에게, 운명은 바로 4년 뒤를 준비하라고 명했습니다. 4년 뒤, 지방선거, 그리고 대통령.. 그는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걸까요? 그 예언을 받아들인 걸까요? 평범한 삶을 포기한 걸까요?



아닙니다.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는 아직 못다 한 '평범'이 남아있었습니다. 다시 대제의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맛보고 싶은 그것. 그리고 자신이 이번 생에 어떤 자리를 선택했는지, 명쾌하게 일깨워 준 그것. '화면빨'이 필요한 진짜 그 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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