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73. 지친 풍총수와 그를 자극하는 운명의 부름 (6)

in #stimcity7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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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화면빨


"그리고 4년 뒤 지방선거에 나가시게 될 겁니다. 나가시게 된다는 거지, 당선이 된다던가, 나가야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4년 뒤 지방선거에 나가시게 되면,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생각보다는 빠를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러죠 뭐.. 근대 화면빨이.."

_ [스팀방송국]의 총수를 발표합니다.



그것 화면빨이 그에게 필요합니다. 그것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아닙니다. 그가 어머니의 예언을 거부해왔음에도 다시 그 예언을 받아들이려는 이유는 그에게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사랑을 어떻게 얻는지 모릅니다. 그는 자신이 화면빨을 갖추면, 대통령이 되고 사랑을 얻게 될 거라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 착각이 아닌, 너스레와 허세를 가장한 환상..


내 관점에서, 자신을 어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 인기를 욕망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매력이 없다. 생존의 문제라면 그래도 구걸이라도 해야겠지만 내게 있어서 보편적인 방식을 추구하며 사람들에게 나를 보아달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모르겠다. 물론 나도 과시하고 싶고 주목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어떤 점에서는 남들보다 훨씬 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 내게 한국 대통령을 하는 길과, 금발의 백인 미녀와 결혼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후자를 택할 생각인데 한국 대통령은 끽해야 5년밖에 못할 뿐더러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인 것에 반해, 금발 백인 미녀와 예쁜 혼혈 아기를 데리고 다니면 사람들은 '매일' 나를 신기하게, 그리고 '다르게' 쳐다볼 것이기 때문이다('우러러'라고는 안 했다. 관점에 따라서는 최악의 선택일 수도 있기에). 당연히 이쪽이 가끔 동창회나 나가서 자랑할 수 있는, 강남에 부동산을 사줄 수 있는 장인을 둔 딸과 결혼하는 것보다 내게는 이득이다. 내 입장에서는 무척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보편적이지는 않다.

_ 나는 방송에서 무엇을 욕망하는가 / 풍총수



"전 우주적 풍총수는 이번 생에 내려오며, 많은 것들로 자신을 감추고 운명의 부름으로부터 방어했지만,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어요. 그것은 그의 '평범'한 삶의 향유를 위한 모든 조건에 외모를 넣지 않은 것이죠. 그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가 자신의 외모에 만족스러워하지 않는다는 거죠. 아닙니다. 그것조차 계산일 수 있겠네요. 만족스럽지 않은 외모야말로 '평범'의 필수요건일 테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평범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는데,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은 비범의 영역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이군요."



그는 천만금을 주어도, 아니지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해도 자신은 금발의 백인 미녀를 선택할 거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금발의 백인 미녀.. 대제로서의 운명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대륙 반대편 동편의 반도 끝까지 숨어들었건만, 그 익숙한 이상형 하나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나 봅니다. 검은 머리 동양인들 사이에서 태어나놓구선, 그 만족스럽지 않은 외모로 금발 백인 미녀를 탐하다니요.



"그가 간과한 게 있어요. 사랑을 무엇으로 얻는가 말입니다. 그의 시대에, 그의 지난 생에, 그의 곁에는 금발 미녀들이 줄을 섰을 겁니다. 원한다면야 대제가 얻지 못할 것이 없었겠지요. 그러나 그는 그것에 만족하지 못했어요. 그 수많은 미녀들 사이에서, 그를 그의 댓글만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권력과 사랑은 동시에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다른 하나를 가립니다. 둘 다를 얻었다 생각해도 다른 하나 때문에 남은 하나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제는 언제나 갈급했을 겁니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 모든 조건을 포기하고 평범 속으로 숨어든 겁니다. 이런 모습의 나도 사랑해 줄 그녀를 만날 수 있다면.."



전설 속 대제의 사랑은 의심과 유혹 속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샤를 대제를 원형으로 한 아더왕 전설의 그녀 왕비 귀네비어는, 샤를의 롤랑과 같이 아더왕이 아끼던 원탁의 기사 랜슬롯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대제는 그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샤를과 롤랑도 그랬을까요? 관계는 반복됩니다. 그는 수많은 생에서 같은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생 역시 그렇습니다.



"그는 아마도 아차 싶었던 듯해요. 이번 생, 평범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리라 간절했을 텐데, 그의 이상형은 바뀌지 않았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죠. 평범한 삶에는 평범한 사랑이 어울리는 법일 텐데, 평범한 삶을 추구하며 비범한 사랑을 꿈꾸었으니.. "


만나고 헤어졌던 오대양 칠대주의 수많은 여자들에게도 역시 감사한다. 당신들과 지지고 볶느라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와 아랍어 그리고 쇼나어로 간단한 인사와 애정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별로 숨길 것도 없이 이 문장은 과시하려고 썼다).

나는 내가 무엇을 더 바라는지에 대한 숙고가 부족했다. 실은 지난 몇 년간, 자신의 나르시즘을 채우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바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진중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든, 전형적인 악질 쏘시오패스라는 평가든 간에, 어떤 식으로든 깊은 인상이 남는 것을 즐겼고, 그래서 삶을 즐길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었다.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 그 자체보다 심리 게임에서 이기고 상대방이 자기 모든 패를 까는 것을 보는 게 훨씬 재밌었다

_ 다시 쓰는 협상론 "서문" / 풍총수



빠른 기술 습득은 기사의 장기입니다. 그들은 전장에 나가기 위해 빠르게 기술을 습득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결투가 아닙니다. 사랑을 얻기 위해 결투가 필요할지는 모르나 지금은 21세기입니다. 그리고 대제가 원하는 사랑은 그런 기술이 필요한 사랑이 아닙니다. 그는 그의 댓글처럼 반응하는 가슴과 만나고 싶습니다. 게다가 금발이어야 합니다. 트로피 와이프를 획득하고 싶어 하는 듯 능청을 떨고 있지만, 그는 진짜 사랑을 바라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에 환호하는 트로피 와이프가 아닌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 줄 진짜 사랑 말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전 우주적 풍총수'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가 원하는 진정성은, 삶의 추구는, 이미 뜨거운 그의 댓글 속에 모두 드러나 있습니다. 그것은 대제가 살아 온 모든 생의 일관성이고 한결같은 열망입니다. 그러나 이번 생, 그는 도피해 왔습니다. 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는 운명 속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그는 컴플렉스와 억압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깨어나는 것이죠. 평범 속에 숨어들더라도 사랑만큼은 얻고 싶은 것입니다. 아니 사랑을 얻기 위해 평범 속으로 도피해 온 것입니다. 그것을 계산적으로, 도발적으로 말하고 있더라도, (인간 풍총수는 그것이 진심일지 모르겠지만) 전 우주적 풍총수는 진정한 사랑을 얻고 싶은 것입니다."



권력은 사랑을 가리고, 사랑은 권력을 넘어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둘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아니 권력으로 사랑을 얻으려 합니다. 그것이 쉬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운명은 두 가지를 동시에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가 원하는 트로피 와이프는, 그가 대제로서의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그를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그녀는 그에게 권력을 요구할 것이고, 그는 그녀를 얻으려고 다시 운명의 길에 들어서다, 결국 그녀를 잃게 될 것입니다. 승리 없이 트로피 없고, 트로피를 잃으면 그녀 역시 떠나가기 마련입니다. 트로피 와이프란 그런 것이니까요. 전 우주적 풍총수는 진정한 사랑을 얻으려 대제가 아닌 신분으로 이번 생에 찾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권력이 아닌, 사랑으로 사랑을 얻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런 것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는 매번의 생을 싸움으로 지새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사랑은 보상으로 주어진 트로피였을 뿐입니다. 그 밖에 어떤 사랑이 있는지 그는 모릅니다. 그래서 아는 대로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랑 때문에 진절머리를 내며 도망쳐 왔던 싸움의 현장을 다시 기웃거리는 것입니다. 그녀들이, 먼저 트로피를 가져오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로피를 가져다주었다간.. 다들 아시죠? 날개옷을 주면 어떻게 되는지..



"그는 림보에 빠져 버렸어요. 평범으로 도피하자니 사랑을 얻을 수가 없고, 사랑을 얻자니 다시 비범해져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거죠. 이상형을 바꾸면 쉬울 텐데.. 그건 뭐 다들 해봐서 알겠지만 변하는 게 아니죠. 트로피 와이프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줄 리 만무한데 말이죠. 끌리는 걸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그가 대제의 운명이라는 겁니다. 사랑으로부터 버림받는 비극적 운명. 게다가 운명은 권력과 사랑, 두 가지를 동시에 허락하지 않는데, 그는 안타깝게도 어머니의 예언으로 깨어나 버린 거예요. 유년 시절의 억압과 컴플렉스에 계속 보호받고 있었다면 언감생심 트로피 와이프쯤 꿈꾸지도 않았을 텐데. 오히려 진실된 사랑을 경험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나하나 극복하다 보니 다시 그 금발의 백인 미녀가 눈에 들어오게 된 거예요. 평범한 사랑, 진정한 사랑 따위는 눈에 차지도 않는 거죠. 그리고 그 이상형을 얻기 위해 거부하던 대제의 운명, 대통령도 하겠다 하고, 도피했던 자신의 운명을 다시 기웃거리게 된 거죠. 심지어 그는 다시 태어나고 싶어 하고 있어요. 이 모든 게 다 외모 때문이라고 한탄하며.."


다음 생은 TV에도 안 나오고 변호사 일을 안 해도 좋으니 꽃미남으로 환생하길.

_ SBS 8시 뉴스 출연 / 풍총수



풍총수의 평행우주



"이봐요 '春子', 거기 있죠? 대답 좀 해봐요."



"네? 왜요? 웬일로 저를 다 부르시고, 저야 언제나 어디에나 있죠."



"어찌해야겠소? 이 청춘을 어쩌면 좋겠소? 그냥 꼰대처럼 말하면, 저 나이 때 다 저러는 거고, 저러다 마는 거고, 저러다 고만고만한 사람 만나는 거고, 그렇게 살다 가는 거라고 하면 쉬울 텐데.. 그는 대제가 아니요. 왜 저러는 거요? 대체."



"마법사님, 그걸 몰라 물으셔요? 그는 외로워요. 그는 사랑하고싶다구요."



"아, 사랑하면 되잖소. 그 사랑 만나면 되잖소. 꼭 그 금발이어야 하냔 말이오. 그리고 그냥 사랑이나 하면 되지. 기껏 도피해 놓구선 왜 갑자기 동해서 총수에 지원했냔 말이오? 그리고, [스팀시티]는 왜 그에게 총수를 제안하라고 한 거요?"



"그거야. 그가 운명을 시험했으니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운명은 감정이 없잖아요. 작용에 응했을 뿐이죠. 물론 아무나 그런 기회를 얻는 것도 아니지만, 그리고 아, 금발이 좋다잖아요. 취향이 그런 걸 뭘 어쩌겠어요."



"그게 정말 취향일까? 그건 취향이 아니라 갈망, 미련처럼 느껴진단 말이지. 권력에 대한 갈망. 도피해 온 운명에 대한 미련. 금발은 권력이지 사랑이라고 느껴지지가 않는단 말이야. 기껏 평범하게 살겠다고 도망쳤으면 조신하게 있을 것이지, 왜 헷갈리게 하고 난리야."



"에고~ 마법사님 질투하시는 거예요? 아쉬워하는 거예요? 마법사님도 금발 좋아하시나 봐. 아님 대통령 후보 한 명 날렸다고 아쉬워 그러시나?"



"내가? 내가 말이요? 아니 내가 언제 금발이 좋다고 그랬소. 난 마법사요. 30년 동정의 마법사. 아니 그리고 내가 언제 그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했소? 꿈이 뭐냐고 물었고, 그가 대통령이 꿈이었다고 하니까 그 꿈 이루어질 거다 한 거 아니요. 그거야 마법사가 늘 하는 일이고. 난 그저 직관을 읊었을 뿐이라니까, 그의 앞에 놓인 수많은 평행우주들 중 하나 말이오."



"에구구 그러셨어요. 그래서 '글은 사람이 아니잖습니까?'라는 말에 그렇게 화가 나서, 그 오밤중에 절 부르시고 마다가스카르 앞바다에까지 야간비행을 시키셨어요?"



"내가? 내가, 언제 그랬단 말이오? 어허 이거 '春子'가 사람 잡네.."



"아, 그 마다가스카르 앞바다에다가 열쇠를 집어 던져 버리셨잖아요. 대제의 운명의 열쇠, 마법사가 나눠 가지고 있는 그 운명의 열쇠 말이에요."



"어허, 이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요. 아니 그 열쇠를 내가 언제 버렸다고.. 그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지.. 가만, 어디 있어, 이거 어디 갔어..

(따르릉 따르르릉 ~)

어, 전화가 오네. 잠시만요.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요. 전화 좀 받고. 여보세요… 여보세요…아, 남준 마법사님! 웬일이세요, 전화를 다 하시고. 뭐 어디라구요? 러시아라구요? 러시아에는 뭔 일로.. 아~ 놀러 가셨다구요. 그런데요? 네? 러시아 마법사 레오가 뭘 발견했다구요? 23세기 역사서요? 그게 발굴됐다구요? 오호, 그거 흥미로운데요. 네네. 그런데 23세기 역사서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서 전화하셨다구요. 그게 뭔데요? 네네, 21세기 초반에, 시베리아 빙하가 녹아서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구요. 그래서 북동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전부 남쪽 국경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구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민심이 흉흉해지는 바람에, 러시아에 쿠데타가 일어나서 왕정이 복고 되었다구요. 그리고 연쇄반응이 일어나서 북한에도 쿠데타가 일어났는데, 북한에 러시아 군대가 진입했다구요. 왜죠? 아.. 중국과 미국이 서로 견제하다보니 러시아가 대신 주둔하게 되었다구요. 그래서요? 네네. 남한과 공동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 누가 된 줄 아냐구요? 누구요? 네? 풍총수요? 정말요? 정말 풍총수가 되었어요? 아뿔싸. 이거 큰일이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아, 풍총수의 새 부인이 금발의 러시아인인데, 그 부인이 이번에 복고 된 러시아 왕정의 일가였다고요. 그래서 혼란스러운 틈을 타 남한에 친러파가 득세하게 되면서, 왕가의 사위인 풍총수가 바지 대통령이 되었다구요. 어허 이런.. 하필 바지 대통령이.. 그래서 잘했답니까? 네에? 탄핵 당했다구요? 양다리 걸치다 들켜서, 신촌 사거리에서 국민재판을 받고 탄핵 당했다구요? 양다리요? 무슨 양다리죠? 영부인 모르게 바람을 폈나요? 아님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중스파이라도 했나요? 네?? 아.. 교촌 치킨과 호식이 두마리 치킨 배달을 하면서 다리를 하나씩 빼 먹었다구요. 그래서 양다리.. 아, 씨.. 남준 마법사.. 지금 뭐 하시는 거죠? 뭐라구요? 네이버 웹툰 공모전에 출품할 스토리 짜고 있다구요? 재미있지 않냐구요? 이 양반이.. (딸칵!)"



"크크 남준 마법사시죠?"



"이 양반 왜 이래요?"



"아, 유명하잖아요. 그쪽 계열 입담은 참~. 대통령에 관한 안 좋은 추억도 있고.."



"아.. 그 클린턴 앞에서 바지 내린 사건. 그나저나 진짜 저렇게 되면 어떡하누.."



"하하하 마법사님. 정말로 그가 다시 평범한 삶을 버리고 대제의 운명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하세요?"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중첩된 시공간 개념으로 보자면, 그가 운명을 버리고 도망쳤으니, 그가 존재하는 모든 평행우주에서 많은 혼란이 일어나지 않겠소? 롤랑은 위기에 처했을 테고, 또 다른 우주의 전사들은.."



"그건 그들의 몫이죠. 대제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스팀시티]랑은 아무 상관도 없잖아요. 그는 [스팀시티]의 총수를 수락한 게 아니라 마법사와 계약을 했을 뿐이라면서요. 그리고 그 계약은 중단되었고. 마법사님은 열쇠도 바다에 던져 버려 놓구선."



"아.. 맞다 그 열쇠, 열쇠를 찾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걸 내가 진짜 버렸소? 왜 기억이 안 나지.."



"아, 그거야 규약에 따라 지워지게 되어 있으니까요. 운명의 열쇠에 관해서는, 한번 지워진 기억은 되살아나지 않잖아요. 마법사가 몰라야 하고, 그걸 다시 찾으려면 열쇠의 주인이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마법의 규약이 그렇잖아요. 아니 이걸 왜 내가 설명하고 있지. 암튼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양다리가 문제예요. 이성관계, 국제관계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 대제는 운명과 선택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구요. 평범과 비범 사이, 열정과 현실 사이, 금발과 사랑 사이, 판관과 변관사이.."



"판관과 변관 사이? 그렇지. 그는 이번 생에 판단하는 자의 지위를 스스로 버렸지. 그리고 변호하는 사람이 되었지. 그러면 변호나 열심히 할 것이지.. 그러니까 귀신을 보는 거 아니겠소. 림보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러게요. 뭐 어쩌겠어요. 그냥 냅두세요. 대제시니 뭐 잘 알아서 하시겠죠. 우리가 걱정해 줄 거 뭐 있나요. 아, 그 얘긴 대충 끝내고 빨리 와서 날 좀 꺼내줘요.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예요? 풍총수 얘기가 도대체 몇 회째야.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아휴 지겨워. 에잇, 휘리릭~"



"허~ 거 성질 하군.. 또 지 멋대로 가버렸네. 쩝.."



멀린은 입맛이 씁니다. 갈 길이 바쁜데, 지 멋대로 살아도 좋을 대제의 도피 인생에까지 신경을 쓰기가 짜증이 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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