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52. 게스트하우스 '春子' 3장 <'春子'의 존재방식>

in #stimcity9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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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집



주인장 : 그게 저.. 이 집은 살아있습니다.



멀린 : 네? 집이 살아있다구요? 무슨 말씀이세요?



주인장 : 그게 그러니까.. 이해하기 어려우시겠지만, 말 그대로 이 집은 살아있습니다.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죠.



주인장은 이 게스트하우스가 살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집이 살아있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멀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무언가 은유로, 상징으로 하는 말일까요? 아니면 진짜로 이 집이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일까요?



멀린 : 이해를 잘 못 하겠는데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주인장 : 얘기하자면 좀 긴데 말이죠. 음.. 손님께는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이 얘긴 묻지 않으면 좀처럼 하지 않는 얘기이긴 한데. 그러니까 손님이 계신 이 시공간은 좀 특별하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그런 시간과 공간의 분리된 이해를 넘어서 있어요. 그러니까 시간적으로는 미래의 어느 시점, 공간적으로는 현재, 아니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공간에 우리가 지금 위치해 있는 것이죠. 이해가 되십니까?



멀린 : 음..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시공간을 시간과 공간으로 분리하지 않은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하시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이 집이 시간적으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현재를 넘어선 어느 미래의 시간대에 중첩되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주인장 : 오호~ 이해를 하시는군요.



회사원 : 아하~ 이분, 직업이 마법사라고 하시더니 진짠가 보네. 마스터님의 마법 같은 말을 알아들으시는군요. 저는 무슨 아직 무슨 소리인지 통 감이 오지 않습니다만..



주인장 : 다행입니다. 논리를 벗어난 얘기를 해도 되겠군요. 직업이 마법사라구요? 오호! 이런, 마법사는 처음 뵙네요. 그래서 아까 저보고 마법사가 아니냐고 물으셨군요. 무슨 소린가 했습니다. 하하 저는 마법사는 아니고 게스트하우스 관리사랍니다. 아 맞다, 여기 교토에는 음양사가 있긴 합니다만,



회사원 : 아, 그 세이메이 음양사 얘긴 제가 오는 길에 전해 드렸습니다.



주인장 : 그렇군요. 그렇다면 좀 더 이해가 쉬우실 수도 있겠네요.



멀린 : 두 분은 제가 마법사라는 걸 진심으로 받아들이시는군요. 저도 이런 경험은 자주 있는 게 아니라.. 보통은 농담으로 받아들이거든요.



회사원 : 살아있는 집에 사시는 분인데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런데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시공간이라니.. 저는 이해가 선뜻 되지 않는군요.



회사원은 멀린이 마법사라서 주인장의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주인장도 회사원도 마법사를 만나는 일은 처음인 듯 신기해했지만, 그 둘 모두 정체를 통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인물인 만큼 직업과 상관없이 소통이 가능할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주인장의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주인장 : 음.. 현대적 관점에서는 설명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주의 본질이기는 하죠.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은 인간의 의식 속에서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장소는 늘 존재하고, 시간은 계속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고 있다는 게 3차원적 사고입니다만, 시공간은 연속되어 있습니다. 분리된 것이 아니죠. 그러니까 이 공간은 이 시간에만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걸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다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많은 것들에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회사원 :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주인장 : 네. 사실 인간이 발전해 온 중요한 매커니즘은 우주와 세계를 이해하려고 한 몸부림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말이죠. 하지만 너무 이해에만 집착하면, 세계와 우주를 자신의 이해의 폭 안에 제한하게 됩니다. 이것은 발전에 장애물이 되죠. 이해의 한계 너머로 풀썩 뛰어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루살이가 죽었다 깨어나도 내일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2차원 평면의 세계에서 입체적 사고가 불가하듯 말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계의 사고방식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다른 차원에 대한 이해는, 일단 받아들이는 겁니다. 하루살이가 내일을 이해할 수 없어도 내일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내일을 위해 개미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그래야 개미랑 친구가 될 수 있답니다.



회사원 : 하하 마스터께서는 이제는 한국어를 넘어 우주를 마스터하셨군요.



주인장 : 아, 그런가요? 하하 한국어를 통달하면 우주는 그냥 보인답니다. 한글은 우주의 언어이니까요.



멀린 : 이거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군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국뽕이라고 닭살이 돋아서.. 암튼 주인장 말씀대로 일단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면 이 시공간의 연속체 속에서 이 집이 어떻게 살아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주인장 : 받아들일 준비가 되셨다니, 그러면 일단 제 어린 시절 얘기를 좀 드려야겠네요.



주인장의 어린 시절



주인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집은 주인장의 가문 대대로 살아 온 일종의 종갓집이었다는 군요. 주인장은 이 집에서 태어나 쭈욱 자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인장이 글을 배우고 쓸 수 있을 즈음이 되던 어느 날, 집이 주인장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주인장 : 그게.. 막 벚꽃이 피어나는 초봄의 어느 날이었어요. 소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 겁니다. 그래서 책가방을 던져두고 마루에 누워서 천정을 올려다보며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누군가 노래에 화음을 넣는 거예요. 그게 사람 목소리는 아닌 듯하고 뭔가 익숙한 자연음인데, 노래의 곡조랑 너무 잘 어울리는 화음이 계속 들리길래 처음에는 내가 잘 못 들었는가 싶었는데, 이게 내가 노래를 부르다 중단하면 화음이 멈추고, 또 시작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어지는 거예요.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어서 일어나 누가 숨어 있나 찾아봤죠.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거죠. 그리고는 부모님이 오셔서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는데, 그 뒤로도 제가 혼자 집에 있는 날이면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이 일을 말씀을 드렸는데, 당연히 부모님은 제 학교생활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걱정을 하셨죠. 그러니 부모님께는 더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 이게 무슨 일인지 저 혼자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멀린 : 무슨 지브리 만화 같은 얘기네요.



주인장 : 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셨어요?



멀린 : 왜 아니겠어요. 미야자키 하야오는 한국에서도 엄청 인기가 많답니다.



주인장 : 네 맞습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그러니까 센과 치히로 같은 데 나오는 딱 그런 상황이었어요. 근데 제 앞에 나타난 것은 토토로가 아니었답니다.



회사원 : 집이었나요?



주인장 : 네. 맞아요. 집 그 자체였어요.



회사원 : 아니. 집에 살고 있는데 집이 어떻게 나타나죠?



주인장 : 집이 제게 말을 걸기 시작한 거죠.



회사원 : 어떻게요? 무슨 소리가 들렸나요?



멀린은 주인장의 이야기가 계속되자, 주인장이 손님을 놀리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공간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길래, 신비로운 무엇이 있는 줄 알고 귀를 기울였었는데,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익숙한 설정으로 이야기가 이어지자 살짝 김이 빠진 겁니다.



주인장 : 그건 소리로 들리는 게 아닙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요. 그건 그냥 알게 되는 거죠.



회사원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죠? 마법사님은 무슨 얘긴지 이해가 되세요? 아니 이해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했지만.. 이거 마법사님께서 해석을 해주셔야 할 듯 하네요.



멀린 : 그게 저 혹시 직관적인 소통이 되었다는 그런 말씀이신가요?



주인장 : 직관? 아.. 뭐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그건 어떤 신비로운 자연현상 같은 것이 아니었어요. 마룻바닥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어떤 이야기들이 생각나는 거죠. 듣도 보도 못한 생경한 이야기. 그게 따지고 들면 제가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죠. 뭐 그러나 세상의 모든 신비가 그러한 상상과 생각, 아니 그렇게 치부되는 특별한 어떤 소통의 과정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유레카' 하게 되는 상황도 결국 어떤 생각과 인식이 그전에는 없다가, 갑자기 인류의 사고 속으로 밀고 들어오게 되는 것이니, 그건 단지 꾸며낸 거짓이라고만 볼 수는 없죠. 검증의 과정이 뒤따르면 되는 것이죠. 검증될 수 있다면 가설일지언정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회사원 : 그게 그래서 무엇을 들으신 건대요?



주인장의 얘기가 좀 장황해지자 회사원이 답답해져서 말을 재촉합니다. 상상이건 꾸며낸 이야기이건 집이 살아있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들어나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



주인장 : 그러니까, 집이 제게 자신에 대해서 말해 주었죠. 자신은 존재라고. 지금은 집이라고. 그런데 어떤 때에 그는 인간이었대요. 그러니까 우리 살고 있는 시간대에 그는 분명 인간이었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이름도 알려주었어요. '春子'..



멀린 : 아.. 이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그래서 '春子'군요.



나의 이름은 '春子'



주인장 : 네. 자신의 이름은 '春子'라고 했어요. 인간으로 존재하던 시간대에 자신의 이름은 '春子'였다고. 그리고 지금은 집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했죠. 미래, 그러니까 3차원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 먼 미래에, 인류는 자신의 모습과 존재 방식을 자유롭게 결정 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게 무슨 얘길까? 저도 크면서 나름 생각을 해 봤는데. 요즘 마인드 업로드나 유전자 조작 등의 기술발달을 보면, 어쩌면 인류의 의식이 자유롭게 자신의 존재 방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의식과 유전자를 이동시키거나 복제할 수 있다면 그건 무엇과도 결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사물 인터넷과 결합한 인간의 업로드된 의식, 그러니까 클라우드에서 통합되어 자신의 존재를 사물과 연결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유전자 기술을 활용하면 의식을 연동하여 신체는 호랑이나 사슴의 신체를 입을 수도 있겠죠. 집이라면.. 집의 홈네트워크 상에 자신의 의식을 위치시킬 수도 있을 거예요. 마치 만물에 신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것처럼.. 아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현재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가 유추해 본 것일 뿐이에요. 미래의 그것은 지금의 우리의 사고체계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일 테니, 실상은 전혀 다를 수도 있죠.



멀린 : 네. 그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법과 직관에 대해 굳이 설명을 해야 할 때면 그런 예를 들곤 하는데, 온갖 설명으로도 천년전 인류에게 컴퓨터를 이해시킬 수 있겠느냐고 말이죠. 사실 백년전 인류만 해도, 영화를 보다가 기차가 스크린에서 튀어나오는 줄 알고 혼비백산했다고 하잖아요. 모르는 것은 모두 공포와 경외의 대상이 되죠. 알고 나면 별것 아닌데..



주인장 : 맞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제게 말을 걸어오는 집이 무서웠답니다. 왜 공포 영화 같은 데서 보면 사람을 집어삼키는 다양한 존재들이 나오잖아요. 집이 저를, 어디 지하실 같은 데로 삼켜버리면 어떻게 하나 두려웠죠. 어린 마음에..



멀린 : 두려움은 존재의 상실 때문이에요. 존재의 변화와 상실. 사실, 상실만 아니라면 의식은 어떻게든 받아들이고 적응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류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종교와 내세를 만들어 내었죠. 정작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죠. 변화할 뿐..



주인장 : 집도 그렇게 말했답니다. 두려워할 게 없다고, 너도 어느 때에는 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아니 이미 너의 의식이 원해서, 3차원의 인간 아이로, 지금의 시공간을 경험하고 있는 거라고 말이죠. 그게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지금은 좀 알 것 같기도 해요. 이렇게 나이를 들고 보니,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존재해 왔구나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원하는 걸 모두 하고 살진 못했지만, 돌아보면 내 선택이 아닌 게 없었어요. 적어도 저것보다는 이것이 좋아서 선택한 거죠. 아, 이런 얘기를 얼마 전 '春子'에게 했더니 '春子'가 그러더군요. 지금, 이 순간 언제든지 너도 나처럼 집이 될 수 있다고, 바다가, 바위가, 나무가 될 수도 있다고, 그러나 너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고, 않고 있는 거라고. 너는 인간으로 존재하기를 갈망해서 인간으로 존재하고 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멀린 : 오~ 집이 진짜로 살아있군요. 존재의 방식에 대해 그렇게 명확한 얘기는 처음 듣습니다. 저도 마법사로서 살고 있는 건, 제가 그걸 원하기 때문이에요. 요즘 세상에 마법사가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그걸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죠. 그렇게 존재하는 거예요.



주인장 : 집은 제게 말했어요. 자신은 인간이었다가, 구름이었다가, 유성이었다가, 지금은 집이라고 말이죠. 아니 인간이면서 구름이고 유성이라고. 시간을 나누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3차원 세계에 살고 있는 너에게 보여주기 위함일 뿐이라고. '春子'라는 이름은 인간으로서의 시공간의 이름인데, 집이 되어서 다시 쓰게 되었다고 말이죠. '春子', 봄의 아이..



멀린 : 아. '春子'가 봄의 아이라는 뜻이군요.



주인장 : 네. 자신은 봄의 아이를 맞으려고 집이 되었다고 말했어요.



회사원 : 오호라! 마법사님 생일이 5월 1일이잖아요. 메이데이! 봄의 아이네!



멀린 : 하하 아이라구요? 봄의 중년이면 모를까.



주인장 : 무한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모두 아이죠. 존재의 방식을 변화하는 이들은 모두 다시 아이가 되는 거라고 했어요. '春子'는 자신이 분명히 인간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아는 시간과 공간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시공간으로 존재하는 우주에서 우리는 무수하게 다양한 존재의 방식을 가지게 된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것들은 중첩되어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 '春子'가 이 우주 어디선가 존재하고, 집으로서의 '春子' 역시 동시에 존재하는 거라고요. 그리고 집이 된 '春子'는 인간의 시간 개념 속에서 매우 먼 미래의 일인데, 그때에는 자신이 존재하는 시간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우리 세 사람에게는 지금이 21세기이지만, 집으로서의 '春子'는 100세기, 1,000세기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거죠. 3차원의 시간개념으로는 말이죠. 아니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어떤 시공간을 선택함으로써 존재의 현재 세기가 결정된다고 해야 할까?



회사원 : 오 그래요? 그럼 나의 존재의 다른 방식도, 현재의 어딘가에서 존재할 수 있겠네요?



멀린 : 마법에서는 그걸 나툼이라고 부르긴 합니다. 하지만 시공간을 넘어서 존재의 다양한 방식으로 나툼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어쨌든 그렇군요. 그래서 제 생일이 패스워드가 되어 있었군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봄날이 꼭 5월 1일로 지정되어 있는 건 아닐 텐데요?



주인장 : 아니요. '春子'는 마법사님.. 아, 이거 호칭이 매번 재미나네요. 나도 이참에 음양사로 전업해볼까? 하하 암튼 '春子'는 마법사님의 방문을 알고 있었어요. 제게 알려주었죠. 며칠 전부터 향기가 났거든요. 킁킁.. 아~ 지금도 나는 데 안 느껴지십니까?



회사원 : 네? 무슨 향기를 말씀하시는 거죠?



주인장이 향기가 나지 않느냐고 말하자, 세 사람은 저마다 향기를 맡으려고 킁킁거렸습니다. 무슨 꽃향기 같은 게 나는 것 같기는 했으나, 그게 무슨 향기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장 : '春子'의 정원에 만리향이라는 꽃나무가 심겨져 있지요. 들어오시다 보시지 못했나 봅니다. 어두워서.. 저 나무에서 향기가 나면 곧 귀한 손님이 오신다는 싸인이죠. 그 향은 손님이 오시기 한달전부터 나기 시작해서, 오시는 당일 날 오전에 가장 강해지지요. 그때는 향이 너무 진동을 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예요. 그러면 여지없이 한밤중에 누군가 이곳을 방문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현관문의 패스워드가 자동으로 리셋되죠. 그건 저도 알지 못해요. 그래서 당일날은 외출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답니다.



회사원 : 아.. 그렇군요. 이거 진짜 살아있는 집이란 걸 부인할 수가 없겠네요. 이게 마스터께서 말씀하신 '春子'의 존재 증명 방식이군요.



주인장 : 네 그렇습니다. 말과 논리로가 아닌 현상으로, '春子'는 자신을 증명해 왔답니다. 이게 아마도 마법사님께서 말씀하신 직관적 소통의 증거가 되지 않을까요? 암튼 그래서 저도 그럴 때마다 어떤 분들이 방문하시는지 매번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오늘은 마법사님이 방문을 해주셨네요. 세상에 마법사라니.. 살아있는 집만큼 놀랄 일입니다.



회사원 : 하하하 이거 저는 무슨 이상한 나라에 앨리스라도 된 느낌입니다. 마법사에다 살아있는 집이라니..



세 사람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그러나 마법사들과 토성까지 날아가고, 창조의 일곱째 날을 보고 온 멀린은 이것은 단지 우연이거나 해프닝이 아닌 필연이고, 운명적인 무엇이 있음을 직관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집, 봄의 아이를 기다린다는 게스트하우스 '春子'에 방문하게 된 마법사 멀린. 이 살아있는 집은 멀린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무엇을 깨닫게 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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