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01. 이제야 말할 수 있다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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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스팀시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스팀시티]의 전반전 말이죠. 이제야 그 [스팀시티]의 역사에 관해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영웅들의 기록 말이죠.


'[스팀시티] 전반전에 대해 기록할 것.'



직관은 [스팀시티]의 전반전이 끝났다고 말하면서 마법사에게 [스팀시티]의 전반전에 대해 기록할 것을 명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2년도 채 안 되었지만, 영겁의 세월이 흐른 듯 가뭇가뭇하고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린 듯한 기억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요? 그러나 세상의 모든 기억이란 자아의 편집이듯, 이 마법사가 아무리 사진 찍듯이 기억을 한다 해도 모든 것이 팩트는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이 현재의 우주와 연결된 편집된 기억, 정렬된 과거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팩트였을 과거의 우주보다 이 기록을 읽는 그대와 내게 좀 더 유효한 역사일 테니까요.



그러므로 나는 이것은 아예 '소설'이다 명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왜곡되고 편집된 기억일 테지만 CCTV로 몽조리 찍어다가 되돌려 본들 조작과 합성이라고 우겨대면 그만일 테고, 같은 장면, 같은 대화를 놓고도 주어가 없다며, 의도와 다른 해석이라며 저마다의 입장이 분분할 테니, 이것은 그저 소설! 마법사의 현재 기억 속에서 새롭게 생성된 소설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덜 해로울 듯합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것을 기록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에 영원히 남을 이 블록체인/암화화폐의 시작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천년 뒤 후세에게 꼭 알려야 하겠기에 말입니다. 30세기의 인류에게 그것은 마치 <환단고기>처럼 황당하거나 <플루타크 영웅전>처럼 경이로울지 모르지만, 21세기의 인류를 이해하기에 매우 유효하고 귀중한 사료가 될테니까요.



누군가는 투자자로 누군가는 창작자로 뛰어든 이 블록체인/암호화폐, 그중에서도 기록을 스스로 박제해 버린 스팀잇, 게다가 여지껏 살아남은 kr 커뮤니티의 역사는 앞으로 영원히 탐색되고 연구되고 회자될 테니, 누구라도 좀 더 기록하고 복기하고 정리해 두면 그것이 역사가 되지 않겠습니까?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니 나는 그 기록자가 되어 역사를 소유하려 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암호화폐, 그중에 스팀잇, 그중에 kr, 그리고 그중 [스팀시티]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어쩌면 매우 작고 하찮은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역사가가 토기 하나를 발견하고는 당대의 주거환경이나 심지어 권력 구조까지 유추하며 복원해 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스팀시티]의 역사에는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역사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사에 수없이 반복되었던 공동체의 갈등과 환상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사회적 동물인 호모사피엔스의 특성이 오롯이 담겨져 있습니다. 도전과 선택, 진정성과 용기, 욕망과 협잡, 기만과 비겁함 그리고 허황된 환상과 착한 자위.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고 그것이 우주와 지구의 진화를 추동해 온 것입니다. 벌이 꽃을 쫓고 바퀴벌레가 번식을 하듯 뭐 부끄러울 것도 잘난 것도 없는 매우 본능적인 행위들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소중한 진화의 날갯짓. 마법사는 그것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끊임없이 물극필반 하도록 자신의 맡은 바 사명을 다했을 뿐입니다.



아마도 마법사는 그것을 의도했고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던 것입니다.


것 봐라 사기랬자나.
그것 봐라 인간들 모여서 하는 짓이 뻔하지 뭐.
그래도 봐라 아직도 하고 있다.
그런데 봐라 뭔가 되고 있다.
그래서 봐라 결국 나도 하고 있다.



이렇게 될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되어 온 이야기 말입니다.



누군가는 긴장해야 할지 모릅니다. 천년을 넘게 남을 기록이 될 테니 말이죠. 누군가는 깨달아야 할지 모릅니다. 자신의 선택이 무엇이었는지 말입니다. 우리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이제 전반전이 끝났을 뿐인 이 인류의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역사에 나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도망쳤는지 관망했는지 비난했는지 즐겼는지..



그래서 이 [스팀시티] 전반전의 이야기는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영웅전이라 해서 의지의 화신, 용기와 도전의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보같이 뒤꽁무니를 뺀 비겁한 영웅들이 등장하고 여전히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어리석은 영웅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모른 척 애써 피했을 뿐, 남 일이라 여기며 똥 밟을 뻔했다며 안심했던들, 전 국민이 사기라며 손가락질하는 이 가상화폐 판에 몸을 담구었던 우리는 어차피 모두가 정신 나간 놈들일 뿐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30세기의 인류는 우리들을 벼랑에서 뛰어내린 라이트 형제처럼 자랑스러워할 지 모르며, 끝까지 가면 돌아올 수 없는 절벽이라고 두려워하던 시절에 목숨 걸고 바다를 항해하던 개척자로 칭송할지 모릅니다. 그들도 싸웠고 배신했으며 갈등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날았고 찾아내었습니다. [스팀시티]의 역사에 등장하는 영웅들 역시 그러한 도전의 역사에 동참했던 자들이며 어쨌거나 함께 상호작용했던 동지들입니다. 물론 이제 겨우 전반전을 마쳤을 뿐입니다.



진작에 쓰고 싶었지만 기다렸고,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 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기록을 시작합니다. 그것이 마법사의 할 일! 이니까요.



[스팀시티] 영웅전, 이제 말해보겠습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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