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33.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면

in #stimcity11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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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 예산은 요? 라라님 예산은 어쩔 겁니까?

라총수 : 네???

예의 그 공상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라라님은 되물었다. 날 보고 어쩌라고.. 하는 듯했다. 행사 일주일 전 금요일의 상황이다.

마법사 : 아니 그러니까, 라라님은 과장이 아니잖습니까? 총수잖아요. 총수가 예산을 책임져야죠.

(헐.. 얘 지금 뭐래니?) 이런 표정으로 마법사를 빤히 쳐다보다 조총수를 돌아본다. (좀 도와주지) 뭐 그런 거였겠지..

마법사 : 총수는 최종 책임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행사 최종 책임자가 예산을 챙겨야죠.

한 달 만에 행사를 치러내야 했다. 당연히 모든 행사의 핵심은 예산 확보이다. 물론 우리도 나름의 방안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든 행사 예산이 그러하듯, 연기되고 불확실해졌다. 그러나 그것은 어쨌거나 상황일 뿐이다. 그런 모든 상황을 챙겨야 하는 게 총수이다. 그러므로 모든 결정권 또한 총수가 갖는 거다.

마법사 : 어떻게 하실래요? 행사를 드롭할까요? 돈 없이 할 수는 없어요. 아직 지불된 예산이 없으니, 그만두려면 여기서 그만두어야 합니다.

라총수 : 아.. 그건 안 돼요. 무슨 일이 있어도, 미니 스트릿은 반드시 해야 돼요..

웬일..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도망가라고 한 말일 수도 있다. 훠이훠이~ 만만치 않다고. 세상일이 뭐 하나라도 쉬운 일이 있겠니? 빨리 도망가렴. 여기서 멈추면.. 괜찮아.. 이 정도면 욕 좀 먹겠지만, 어쨌든 빚을 만들진 않을 수 있어..

마법사 : 계속하겠다구요? 정말이에요? 진심이에요? 괜찮아요. 여기서 드롭해도 돼요.

라총수 : 안 돼요! 안 된다구요!!

뭐야? 이 단호함은. 진작 그럴 일이지. 행사 일주일 앞두고 이제사 정신이 드셨나. 순간 라라님의 눈빛이 파바박 튀었다. 그리고 표정이 비장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원래 이런 사람이었을 거야.)

라총수 : 아니요! 아니요!! 절대 안 됩니다. 미니 스트릿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열려야 해요!!

설마.. 했나 보다. 정신이 빠짝 들었는지 모르겠다. 여기서 행사를 드롭하자는 마법사의 강력한 말에, 그녀의 눈빛에 다시 파바박 에너지가 불타오르고, 그녀의 입에서 '절대 안 됩니다. 미니 스트릿은 반드시 열려야 해요.'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사라져 가려던 우주는 일단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의 주먹 쥔 손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_ [스팀시티 어쩌면 라스트] 라과장이 라총수 되는 날



예산은 요?


"행사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어요. 행사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아직 예산 확보가 안 된 상태였죠. '행사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예산 확보가 안 되었다구?' 황당한 일이지만, 행사 준비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주가 된 시점이니 그럴 만도 했죠. 총수로 추대되고 한 달 만에 결과물을 내어놓아야 하는 상황. 누구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예요. 라총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 거죠.

어쩌면, 자신보다 한세대쯤 위인 마법사와 조총수가 알아서 하겠지 하고 생각 없이 따라오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한 달 만에 치러야 하는 행사의 예산이 수백만원이었으니, 아무 대안도 없이 덜컥 행사를 지르기야 했겠어 싶었을 수도 있죠. 그러나 대안은.. 없었어요. 아니 유일한 대안 하나가 있었죠.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행사는 드롭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총수가 진다.' '총수단'이라고 마법사와 두 명의 총수가 마치 공동책임을 지는 듯 볼 수 있지만, 누누이 말했듯이 최종 책임자는 각 플랫폼의 총수여야 해요. 그래야 자기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죠. 여기저기서 받은 돈은 여기저기의 간섭을 동반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포스팅으로 누누이 말했고 따로 점검하지는 않았어요. 그것을 기본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면, 모든 권한과 모든 책임을 지는 총수의 자리를 감당할 수 없을 테니까요. 어쩌면 라총수, 행사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야, 비로소 총수의 자격을 각성했는지 몰라요."



마법사는 강경하고 단호했습니다. 강조하고 또 강조했던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위해, 행사의 전권을 가진 총수가 예산에 대해서도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그것은 3주간의 준비 기간 동안 특별하게 강조되지는 않았습니다. 예산을 세우고, 대관을 하고, 행사 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총수는 최종 결정자였고, 진행은 순조로웠습니다. 여러 스티미언들이 셀러로, 스탭으로 참여하고 있었고, 장소도 순조롭게 대관이 되었습니다. 로고와 심볼도 만들어지고, 현수막, 포스터도 제작에 들어갔으며, 각종 MD 상품들, 여러 행사준비물들도 속속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었던 것은 가장 중요한 예산, 돈이었습니다.


"일부러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강조하지 않았어요. 3주가 흐르는 동안 어떻게 예산을 확보할 것인지 특별히 묻지 않았어요. 이런저런 방안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총수직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되는 부분이라.. 지켜보고 있었죠. 그리고 더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행사 일주일 전의 시점에서, 급작스럽게 물은 거죠.

'예산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요?'

라총수는 매우 당황하며 뭐라고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건 그냥 어떻게 되겠지, 자신보다 나이도 경험도 많은 마법사와 조총수가 어떻게 알아서 하겠지.. 생각했을 수 있어요. 그럴까 봐, 부러 체크하지 않았어요. 그것은 상징이고 태도일 테니까요. 모든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모든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총수의 자질과 적합성을 체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이죠. 물론, 예산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없던 일로



마법사는 그렇다면 행사는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예산 없이, 돈 한 푼 없이 어떻게 행사를 치르겠어요. 물론 죄다 후불, 외상으로 걸고 억지로 행사를 감행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대관료만 겨우 마련해서 인건비, 행사비 지급을 모두 미룬 채, 그럴듯하게 행사를 치러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수많은 행사와 프로젝트들이 그렇게 무리하게 감행되다, 된통 탈이 나서 원수들을 양산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무리수, 리더의 앞뒤 없는 돌진에 상처를 입고 피해를 봅니다. 수많은 임금체불과 미결제,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뒷일들로, 얼마나 많은 열정들이 분노로, 의심으로, 불신으로 전환되었는지 모릅니다. 특히 이렇게 명확한 주체도 없이, 마구 불이 붙은 열정의 공간에서는 더더욱, 스리슬쩍, 대충대충, 대책 없이 감행되는 무리수가 난무하게 됩니다. 그 바람에 체계를 갖추고 스텝바이스텝 했다면 풍성하게 자라났을 수많은 열정들이, 바늘에 찔린 풍선마냥 순식간에 열정을 터뜨리고는, 온데간데없이 쪼그라들고 맙니다. 마법사는 이러한 무식한 도전들을 수도 없이 보고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더욱 작정을 하였습니다. 반드시 브레이크를 건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행사장에 바리케이트를 치고서라도 무산시킨다, 그리고 그러한 책임감을 보이지 않는 총수라면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라도 해산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런데 라총수의 눈빛이 갑자기 파바박 튀며 각성이 일어나는 듯하더군요. 수백만원의 예산을 일주일 안에 만들어야 해요. 아니 정확히는 3일이죠. 대관료를 지불해야 하니까. 그것이 불가능하면 마법사는 '<미니스트릿>은 취소되었습니다. 왜냐구요. 우리는 거지니까요.' 포스팅을 날릴 참이었어요. 그런데 라총수는 절대 안 된다더군요. 행사를 취소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의외였어요.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으니까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 예상되는 반응은, '그걸 왜 제가 전부 책임져야 하죠? 두 분이 해결하시기로 하신 거 아닌가요?'라든가, '아 그렇군요. 뭐 그렇다면 만들어봐야겠지만, 저 혼자 다 책임지는 건 무리일 듯 한대요?' 하든가, '이런 거였어요? 아.. 그럼 전 못합니다.' 등등 이죠. 어쩌면 매우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누구를 사기 치려고 그래.' 할 수도 있어요. 무슨 반응이든, 행사를 나 혼자 책임질 수는 없다며 발을 빼려 드는 게 정상일 수 있어요. 그러나 라총수는 그 어떤 부정적 반응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게 참.. 신비롭더군요.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행사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결연한 표정. 그러나 책임을 돌리거나 핑계를 대지는 않는.. 음, 그렇다면 마법사도 책임을 분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살짝 동했죠. 태도가 중요한 거니까요. 그러나 그것은 우주의 뜻이 아니었어요."


마법사 : 제 직관에는 100만원 정도의 액수가 떠올라요. 그런데 그건 분담이 아니라 차용이어야 한다고 직관이 말하고 있어요. 게다가 그 결정은 오늘 이 자리에서 되어야 한다구요.

라총수 : 어떻게요?

마법사 : 동전을 던져서 결정해야 된대요.

라총수 : 네???

나는 직관을 따라 현금 100만원을 봉투에 담아 왔다. 그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봉투를 보자 라라님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그러나 그냥 주지 말란다. 그것은 총수를 모독하는 행위가 될 수 있겠지. 동전을 던져 보라 했으니, 그것으로 우주의 뜻을 물으면 된다.

마법사 : 자~ 던집니다. 휙~

동전이 머리만큼 떠올랐다 떨어진다. 나의 오른손에 붙들리고 다시 왼손 등에 얹혀졌다. 이것은 나의 일이 아니다. 라라님이 총수가 되는 일이다. 결정은 총수의 몫이다.

마법사 : 자, 선택하세요. 뒤집을까요? 그대로 열까요?

라총수 : 아.... 이런 선택을 나보고 하라구요... 뒤집어요!!

짠~

............

이런 제길.. 선택은 내가 한 게 아니다. 우주는 그녀에게 분담은커녕 차용도 허락하지 않았다. 표정이 금세 어두워진 라라님. 어쩔까나.. 마법사는 직관이 알려준 두 번째 제안을 내민다.

마법사 : 라라님.. 이건 두 번째 제안입니다. 노트북을 팝시다. 라라님이 팔면 제 것도 같이 팔게요.

라총수 : 네????? 이건.. 안 돼요..

그때였다. 라라님은 처음으로 마법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왜 안 된다 했을까? 나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라라님은 자신의 노트북이 연식도 오래되고, 사양도 낮아서, 팔아봐야 얼마 받지도 못할 거라며 안 된다 했다. 아니다 그건 아니다. 그런 논리라면 <미니 스트릿>은 왜 하는가? [스팀시티]는 왜 하는가? 이건 뭐 경제논리를 갖추었는가? 총수는 또 뭔가????

직관은 내게 말하지 말라고 하며 다음 스텝을 가르쳐 주었었다. 라라님이 노트북을 팔겠다 하면 그것은 내가 사야 하는 것이었다. 그 100만원은 노트북을 사야 할 돈이었다. 물론 실제 노트북 수령기한은 라라님이 정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것으로 당분간 계속 작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노트북은 누군가에게 팔려갔겠지. 스팀잇에서 경매를 했다면.. 누군가에게 새로운 마법의 시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루님에게 건너간 마법사의 카메라가, 대서양 횡단의 기회를 다시 맞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그다음의 우주는 어떤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처음으로 라라님은 거절했다.

노트북을 경매에 부쳤다면 누군가 예산만큼의 돈을 지불하고 샀을까? 모두들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총수 할 사람 손들어 했을 뿐인데 이미 총수들은 추대되어 일을 하고 있다. 이게 더 말이 안 된다. (아마 그 노트북은 마법사가 샀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노트북을 경매에 내놓고 자신의 돈으로 사는 일.. 그것은 마법의 세계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우주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시험하니까..)

_ [스팀시티 어쩌면 라스트] 라과장이 라총수 되는 날



마법사는 동전을 던졌습니다. 예산을 분담해도 되는지 우주에게 물은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NO! 다른 방법을 찾아 노트북을 자신에게 팔라고 라총수에게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라총수가 NO!


"그 노트북을 마법사가 샀으면 우리는 어떤 우주로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결국 그 노트북을 마법사가 사기는 샀습니다.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난 뒤에 말이죠. 우주는 모든 과정을 성실하게 감당해낸 라총수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며, 라총수의 오래된 그 노트북을 새 노트북으로 바꾸어주라고 했죠. 그래서 라총수의 그 노트북은 지금도 마법사에게 있습니다. 언젠가 [스팀시티 뮤지엄]이 생겨나면 그곳에 전시되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기념되어야 할 일은 하나가 더 있었어요. 라총수가 획득해 낸 예산 말이죠."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면


그리고 수요일, 라라 총수님은 예산액을 확보해 왔다.

마법사 : 어디서 났어요?

라총수 : 친구가요.. 친구가 빌려줬어요.

친구? 그 친구는 누구인가? 그 친구는 뭐길래, 수백만원의 돈을 아무 조건 없이 빌려준단 말인가? 라라님은 뭐길래, 그런 친구를 두었단 말인가? 마법사는 가져보지 못한 친구를 라라님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법사는 총수가 될 수 없다. 그런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라라님은 총수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그런 친구를 두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라라님은 그동안 그 친구에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했을 것이다. 그 친구 또한 라라님에게 그런 것이다. 그래서 수백만원의 돈을 선뜻 내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그런 친구를 가진 사람이라면.. [스팀시티]의 총수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그렇게 또 다른 친구들을 만들어 가면 될 테니까.

_ [스팀시티 어쩌면 라스트] 라과장이 라총수 되는 날


"친구라니.. 아니 요즘 세상에 어떤 친구가 수백만원을 선뜻 빌려준답니까? 누가 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 간 것도 아니고, 빚쟁이들이 몰려와서 감방에 가게 된 것도 아닌데, 한낱 친구의 꿈을 위해, 수백만원의 돈을 선뜻 빌려준단 말이에요? 그 친구 갑부예요?"



아닙니다. 라총수의 친구는 갑부가 아닙니다. 그녀의 친구에게도 그것은, 수중에 있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이었답니다. 그런데 머리를 쥐어뜯으며, 예산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친구의 모습을 보며, 라총수의 친구는 선뜻 자신의 전부를 내어 주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죠.


"라총수와 그녀의 친구는 이것을 투자라고 정의했어요. 라총수의 꿈에 친구가 투자하고, 친구의 꿈에 라총수가 같은 액수로 투자하기로. 그것은 융자나 차용이 아니라 투자였어요. 두 사람은 [스팀시티]로 말미암아 서로의 꿈에 결탁하게 된 거예요. 그것은 마법사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답안이면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였어요.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서로를 사귀고 섬기는 일. 그리고 서로의 꿈에 참여하는 일. 아.. 이것이야말로 [스팀시티]가 구현해야 할 이상사회의 모습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그것이야말로 꿈의 공동체가 만들어가야 할 바람직한 상호작용입니다. 자신의 꿈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의 꿈에 참여하는 일. 그러한 상호작용이 가지를 마구 뻗어서, 꿈의 공동체의 일원이 계속 확장되는 일. 이것이야말로 꿈 자본으로 맺어진 진정한 커뮤니티의 모습인 것입니다.


총수의 자격

세상의 어떤 시스템도 정의와 평등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없다. 절대 선이 존재한다는 환원주의적 착각에 빠진 서양 것들은, 열심히 시스템을 바꿔보려 하지만.. 동양의 선조들은 일찌감치 그것은 인간의 문제, 품성의 문제라고 판단하고 인격수양론을 내세웠다.

그 리더의 인격은 무엇인가? 21C의 리더는 어떤 인격적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 마법사는 단 세 문장으로 설명하고 싶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

이것이면 된다. 그가 누구든, 거기가 어디든,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

_ [스팀시티 어쩌면 라스트] 라과장이 라총수 되는 날


"세상은 더이상 리더를 믿지 않습니다. 리더라는 작자들이 권력과 폭력을 동일시하고, 책임과 방임을 마구 섞어 쓰기 때문이죠. 불합리한 리더십에 너무 상처받고 실망하여, 좀처럼 앞에 서는 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줄을 서더라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아이들처럼 언제든 꽁무니를 뺄 준비를 하고 있고, 기회만 되면 리더의 뒤통수를 날려 복수를 하거나, 체념한 채 리더의 가랑이에 머리를 들이밀고 말뚝을 박습니다. '모든 권한과 모든 책임' 당연한 이 리더의 자격이 모든 권한과 최소의 책임, 최소의 권한과 모든 책임으로 왜곡되어 사용된 지 오래입니다. 어떻게 이 문화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책임지는 자가 권한을 갖는다는, 너무도 당연한 이 명제가, 어떻게 해야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마법사는 겉으로는 탈중앙화를 외치며, 뒤로는 꼼수와 눈치가 난무하는 스팀잇 커뮤니티의 난장판을 보며, 워낙 심해서 온갖 규제와 제한으로 얼기설기라도 교통정리를 해가고 있는, 현실 세계의 질서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탈중앙화는 무책임의 보증수표가 아닙니다. 통제가 사라진 사회에서는 더더욱 무거운 개인의 책임이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걸 누가 모릅니까? 그러나 탈중앙화 플랫폼의 현실은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지, 익명성의 방벽뒤에 숨어서, 유치원 꼬마들도 하지 않을 짓들을 마구 저지르고 있으니, 이게 사람 사는 사회의 모습인지 한탄스러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기왕 해보는 실험이라면, 무법사회에 강력한 리더십을 세워보는 일은 어떤 작용을 일으킬까 궁금해졌습니다. 탈중앙화의 커뮤니티에서 모든 권한과 모든 책임을 지는 총수를 세워보면 어떨까? 그것은 이 무법지대의 커뮤니티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게 될까?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총수라고 전권을 가진들, 자기가 100%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게 뭐야 아무 이권도 없는 거잖아. 그걸 뭣 하러 해.'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게 이 시대의 보편이 된 지 오래니까. 그러나 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지는 리더가 있을 수 있다면, 이 무질서 속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해본 거죠. 그런데 라총수는.. 준비된 리더였어요. 그건 알 수 있어요. 그의 친구를 보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죠. 그런 관계는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거든요.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라총수가 자신의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에 어떤 신뢰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죠. 그런 리더라면, 사람들에게 믿어보라고, 그를 따라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거예요. 요즘 세상에 그런 리더가, 그런 관계가 없으니까. 그런 건 좀처럼 보이지를 않으니까."



그녀에게 자신의 전부를 투자한 친구는 '이오'입니다. '나는 라총수의 친구이오'. '나는 그녀의 투자자이오.' 하고 등장한 '이오'는 [스팀시티]의 첫번째 공식 투자자가 되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영광스럽게 [스팀시티]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그는 [스팀시티]의 바닷길을 개척하는 새로운 항해자가 됩니다.



[스팀시티]는 비로소 총수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권한에 따른 모든 책임을 감당하는 총수를 드디어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행사는 성황리에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모든 권한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는, 세상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낯선 총수의 등장에,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며, 그럴 리가 없다며, 수군대다 난동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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