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24. 네~ 그럽시다. 합시다!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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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시티]의 미래기억


"라총수는 본인의 아이디 라운디라운드처럼,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는 중이었어요. 인도, 마케도니아, 터키 심지어 시리아까지, 안 돌아다닌 데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지구를 돌아다니고 있었죠. 그러다 인도의 라다크에서는 3년간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었대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 냈더라구요. 총수미팅을 하기 전, 이미 절판된 그 책을 구해서 찬찬히 읽어보았어요. 그러면서 마법사의 머릿속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미래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죠. [스팀시티]의 시민들이 하나의 도시를, 수백개의 도시를 만들어가는 기억. '아, 이것은 도시구나.' 스팀방송국에서 스팀시티로 나아가게 된 영감은 라총수의 걸음걸음을 통해 이미 그려져 가고 있었던 거예요."



마법사는 차례차례 떠오른 미래기억들을 찬찬히 모아, [스팀시티]로 묶어 내었습니다. 이에 대한 비전은 먼저 총수 지원자들에게 제시되었고, 스팀방송국을 넘어 네트워크 시티로서, 커뮤니티의 가능성에 모두가 새로운 상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팅을 한 게 라총수였어요. 합정동의 어느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둥근 지구에 어떻게 [스팀시티]를 세워나갈지 설명하기 시작하자, 라총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흥분하기 시작했어요. '어~ 이거예요. 제가 친구들과 늘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이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네티즌의 신분으로 스팀잇을 찾는 일을 그만 멈추고, 완전히 스팀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마법사의 머리에는 [스팀시티]의 미래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그것을 이미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라운디라운드님을 만나기 전, 먼저 미팅을 한 세 분의 총수 지원자님들 또한 눈을 똥그랗게 뜨며 마음의 동요를 일으킨 건, 정작 [스팀방송국]이 아니라 [스팀시티]의 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도 라운디라운드님의 말처럼 할 수 있는 일들인 동시에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합니다. 라운디라운드님의 인생 여정이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 [스팀시티]의 비전은, 라운디라운드님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일 테지만, 동시에 '하고 싶은 일' 그것이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합정동 어느 카페.. 라운디라운드님과의 총수 지원자 마지막 미팅이 있었습니다. 마법사는 만나자마자, 라운디라운드님 때문에 비전이 확대되었다며.. 다짜고짜 [스팀시티]의 이미지를 펼쳐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웬걸.. 무슨 설명을 하기도 전에.. 아니 설명은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어~ 어~'하며 [스팀 커뮤니티센터] 와 [스팀 스트릿]들의 이미지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어머! 이거에요. 이거.. 제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이 이거라구요!!"

그랬답니다.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답니다. 라운디라운드님은 이미 총수였던 겁니다. 총수로 길러지고 있었던 겁니다.

_[스팀방송국 (총수발표)] 어느 날, 갑자기.. 총수님들을 찾았습니다. / @mmerlin



그랬답니다. [스팀시티]는 라총수의 삶에서 잉태되어 성장하고 있었고, 마침내 스팀잇의 마법사와 동지들을 만나 그 위대한 시작의 문을 연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려면 먼저 [스팀시티]의 총수가 되어야 할 텐데요.



마법사와의 계약



미팅을 모두 마치고 4명의 지원자와 마법사는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마법사는 자신에 대해서 소개하고 [스팀시티]의 방향성에 관해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조건을 제시합니다.


"조건은 언제나와 같습니다. 마법사와의 계약은 10%입니다. 그 계약과 동시에 [스팀시티]의 총수로서의 직무가 시작되는 겁니다. 계약의 인증으로 마법사의 스팀잇 계정에 계약금 1 steem을 전송하는 것으로 계약은 발효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마법사와 총수의 미래기억 속에 잠들어있던 [스팀시티]를 현실 세계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마법사의 계약 조건은 언제나 10%입니다. 수입의 10%인지, 수익의 10%인지, 매출의 10%인지는 당사자가 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축복으로, 기회로 인식하는 사람에게는 합당한 지분이 될 테고,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사람에게는 길지 못한 인연의 표식이 될 뿐입니다. [스팀시티]의 지분은 총수 100%로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총수 지분의 10%는 마법사의 몫이니, 시작하는 시점에 지분구성은 총수 90%, 마법사 10%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운명적이라 두가지 경우에 의해서만 파기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마법사의 직관이 명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계약은 즉시 중단됩니다. 마법사와의 관계는 단절되고 계약도 중단됩니다. 마법사의 영향력의 경중에 따라 이해득실의 규모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법사의 직관이 명하는 경우는 단 한 가지입니다. 자신의 말에서 벗어날 때, 자신의 우주를 스스로 분리시키는 경우입니다.



두번째는 계약자의 의지입니다. 계약자가 계약이행에 불성실할 경우, 계약은 효력을 상실합니다. 마법사와의 계약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서로 자연스럽게 효력을 상실하겠으나, 마법사와의 계약사항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고 있음에도 계약 이행에 소홀하면, 우주는 이를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환경은 변화하고 상황은 급변하여 자연스레 다른 우주로 분리되어 버립니다. 매우 씁쓸한 결별이 결과로 남게 됩니다. 두 경우 모두 계약의 재개는 극단적이며 선택적입니다. 분리된 우주가 다시 조우하려면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결단을 감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달라진 갈림길을 만회하는 것은 위험천만합니다. 마법사는 이 방법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럴 거면 그러지 말았어야지. 쯔쯧'할 뿐입니다. 물론 대부분 이 방법을 시도하지 못합니다. 그럴 사람이었으면, 마법사와의 계약이 중단되거나 파기되지도 않거니와, 마법사 따위와 계약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마법사와의 계약조건까지 설명하고 우리는 헤어졌어요. 그것은 참 생뚱맞고 난해한 제안이었을 거예요. 마법사와 10%, 자연인 신분을 벗어나 철저하게 마법사로서 제안을 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이미 스팀잇에서, 마법사의 커밍아웃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었죠. 제안을 하고 그다음 스텝에 대해서는 마법사에게 전혀 가이드 되어 있지 않았어요. 딱 여기까지였죠. 조건을 수락하고 총수가 되겠다고 선택한다면 마법사에게 연락을 달라고 했죠. 그리고 모두 헤어졌어요."



그럽시다. 합시다.



먼저 연락을 해 온 것은 조총수였습니다.


"마법사님, 환경은 충분히 마련된 것 같은데, 바로 시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총수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그는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 이제 시작하자고 하더군요. 총수를 하겠다는 말이지요. 조총수가 총수를 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일단 기업 대표가 총수로 나서게 되는 모습이, 기존의 비토 정서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하는 부분이었어요. 기왕이면 창작자 중에서 총수가 나오는 게 호응을 얻는데 더 유리한 측면이 있긴 하죠. 물론 이것은 운명적인 선택이라, 누구든 마법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마법사로서는 그것을 거부할 수 없죠. 다만 이 상황에서의 최선, 이 운명적 선택에서 놓치는 부분이 없어야 해요. 4명의 총수지원자 중에 2명은 다른 현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 먼저 세운 기준에 따라 제외하고, 결국 남은 후보는 조총수와 라총수였는데.."



마법사는 일단 생각을 해보고 다시 연락하겠다 하고, 조총수와의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직관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스팀방송국]에서 [스팀시티]로 개념이 확장되는 데는 라총수의 살아온 여정이 영향을 주었던 터라, 일단 그녀에게 의사를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그녀가 수락한다면 총수는 2명이 되는 겁니다.


"총수의 숫자는 제한이 없었어요. 스팀잇 내의 많은 프로젝트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와야 한다는 게 입장이었으니까, 시도는 많을수록 좋은 거죠. '음.. 라운디라운드에게 총수를 제안해보아야겠다.' 결론에 이르렀어요.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영역이 겹치지 않고, 경험과 경력이 서로 시너지를 낼 만했거든요. 한 사람은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해 왔고, 또 한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왔으니, [스팀시티]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어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남과 여의 성비나, 40대와 30대, 시니어와 주니어의 연대도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물론 아직 두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알지 못하니, 이 공동 총수 체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운명을 확인해 보고 싶었죠. 결론은 결국 라총수에게 달려있었죠."



마법사는 조총수와 라총수, 두 사람과 두번째 회동을 가졌습니다. [스팀시티]를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플랫폼, 둘로 나누고 2명의 공동 총수제로 시작한다. 물론 계약 사항은 동일.


"지금도 생각이 나요. 합정동의 어느 카레집에서 만나 점심을 먹으면서 제안을 했는데, 라총수의 얼굴이 심각해지더군요. 조총수는 이미 선택을 하고 있었던 터라 결연한 모습이었고, 라총수는 당황한 듯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어요. 왜 아니겠어요? 총수라는 자리가 막상 하려고 들면 부담 백배의 자리긴 하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라총수는 마법사의 제안을 마침내 받아들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그럽시다.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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