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21. [스팀시티]의 오너십과 거버넌스 (2)

in #stimcity11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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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할까?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니까요. 먼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서 일단 구성원을 확정해야 합니다. 누구랑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려면, 그 '누구가' 누구인지부터 확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스팀잇은 멤버십을 확정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어요. 스팀 코인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을 멤버로 규정하면 가변성이 너무 크죠. 코인은 시세에 따라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이니까요. 멤버가 되었다 말았다, 스팀잇에 여러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은 대부분 용두사미처럼 사라지고 말게 되는 매우 근본적인 문제요인이에요. 멤버십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고 스팀잇에서 만난 사람, 또는 스팀잇을 좋아하는 사람, 스팀잇을 한때 했던 사람, 스팀잇을 하지는 않지만 알고는 있는 사람 등등으로 멤버를 구성하는 것은 그냥 친목모임, 동호회 이상의 무엇을 실행하기가 어려워요. 책임과 권한의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죠. 아니면 컴퍼니를 세울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폭넓은 컨센서스를 구성할 수 없게 되죠. 서비스하는 주체와 소비자로 양분되니까요. 또 컴퍼니는 구성원의 역할이 한정적이고, 권위구조도 닫혀있어요.

바로 이 부분이, 스팀잇에 좀처럼 커뮤니티가 구성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방해요소라고 보았어요. 범위를 크게 하려다 보니 스팀잇 가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커뮤니티, 커뮤니티, 하게 되는데, 이게 엉성하기 짝이 없거든요. 들어왔다 나갔다가 제멋대로니까요. 게다가 마땅한 메인 게시판이 없는 시스템은 여론이라는 것을 수렴하기가 되게 애매한 거예요. 뭔가 여론이 모아지는 듯하다가도, 누구의 포스팅 하나로 와장창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고, 그렇다고 투표에 부치자니 누가 투표를 하고 누가 최종판단을 할 건지 정할 수도 없고, 뭐 감투 쓴 것도 아닌데 나서서 교통정리 하기도 뭣하고, 증인이라고 있지만, 한국 커뮤니티의 대표자 격도 아니니 나서기도, 뒤로 물러나 있기도 애매모호한 상황의 연속인 거죠. 뭘 좀 중재에 나서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완장질한다 하고, 뒤로 물러나 있으면 비겁하다 하고, 저마다 제멋대로 소리 질러 대는 시장통이 따로 없었어요."



'누구'를 확정하지 못한 채, 사람들은 저마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 누군가 '옳소!' 하지만, 그걸 누가 시작합니까? 고양이 목에 방울 걸면 좋다는 것은 모두 알지만, 누가 어떻게 걸건지 정해야 할 국면에 들어서면, 모두가 아무 말도 없는 것입니다. 누가 알아서 하겠지.. 어떻게 누가 무엇을 시작한다 해도, 아무나 들어왔다 아무나 나가고, 뭔가 멤버를 확정할 수 없으니 그저 번개나 할 뿐입니다. '이번 주에 모이실 분 단톡방으로~'하면 그 단톡방 멤버들이 멤버십이 되었다가, 기분 나쁘다고 한 두 번 치고받으면 그대로 폭파되고, 심지어 스팀잇에서도 잠수를 타게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싸울 수도 있고 다툴 수도 있지만, 확정된 멤버십 안에서는 그것들이 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컨센서스가 쌓여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로그인, 로그아웃이 숨쉬기만큼 가벼운 온라인의 관계란, 기회주의자들의 난장판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해요. 스팀잇도 예외가 아니었죠. 뭘 거창하게 지지를 받으며 시작하는가 싶더니, 몇 개월 안 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모임들, 프로젝트들이 부지기수였어요. 이 작은 커뮤니티에서 말이죠. 나중에 들어보면 누구랑 누가 싸웠대느니, 누구랑 누가 뭘 어쨌더라는 말만 남죠.

절차와 기준에 따라 멤버십을 확정하고, 멤버들의 컨센서스를 통해 정관과 규칙을 확정하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여 장기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만드는 일은, 현실 세계의 모임과 조직, 단체라면 다 하는 일입니다. 하다못해 동창회도 조금만 규모를 가지게 되면 이 작업들을 다 하는데, 돈이 오고가는 암호화폐의 커뮤니티들은, 달랑 어디서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했는지도 모를 백서 하나에 의존해, 엄청난 자산을 쏟아붓고들 있으니.. 사기소리를 듣겠습니까? 안 듣겠습니까?"



위즈덤 러너, [스팀시티]의 거버넌스



[스팀시티]는 총수를 세우고 제일 먼저 멤버십 기준을 설정하였습니다. [스팀시티]의 시민이 되기 위한 과정 <위즈덤 러너> 말입니다.


"[스팀시티]는 일종의 도시라, 도시 구성원의 종류는 폭넓고 다양할 수밖에 없어요. 자칫 잘못하면 멤버십에 대한 이해가, 지향에 따라 마구 충돌할 수 있죠. 그래서 <시민권>이라는 제도를 설계했어요. 아직 세워지지 않은 [스팀시티]를 건설해가는 주체를 [스팀시티]의 '시민'이라고 상정하고, [스팀시티]의 시민이 되기 위한 절차와 과정을 설계하자, 그 절차와 과정을 밟아가는 동안에 거버넌스를 구축해 보자는 것이었죠. 그리고 그것이 <위즈덤 러너>였어요.

<위즈덤 러너>는 [스팀시티]의 시민이 되기 위한 시민권 획득의 과정이에요. 책/영화/음악/여행 등, 1주에 1편씩 100편의 리뷰를 작성하고 포스팅하면 영주권이 주어지고, 다시 200편의 리뷰를 포스팅하면 시민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1주에 1편씩 100편의 리뷰를 작성하려면 적어도 2년의 시간이 소요돼요. 영주권 획득 기간에 2년이 걸리는 셈이죠. 이 기간 동안 총수들은 [스팀시티]의 기본적인 토대를 준비하고 <위즈덤 러너>들과는 포스팅을 통해 서로를 탐색해 가는 시간을 갖게 돼요.

<위즈덤 러너>는 매주 열리는 <위클리 밋업>에 참가하게 됩니다. 이 <위클리 밋업>을 통해 총수들과 영주권자들은 함께 [스팀시티]의 건설에 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 기간은 사실 총수와 <위즈덤 러너>들간의 컨센서스를 도모하는 과정이죠. 허허벌판에 도시를 세우는 일이니, 총수와 <위즈덤 러너>들이 서로 알아가고, 의견을 나누며, 세계관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스팀시티]의 구체적인 공동목표와 청사진을 확정해가게 되는 거죠. 이 과정이 시민권 코스인데, 200편의 리뷰를 포스팅해야 하니 4년이 소요돼요. 영주권 코스 2년까지 합치면, 빠지지 않고 제대로 해도 6년이 소요되는 과정이에요. 총 300편의 포스팅을 하고, 4년간 주 1회 밋업에 참석해야 비로소 [스팀시티]의 '시민권'이 주어지는 것이죠."


[스팀시티]의 시민권과 영주권

2년 동안 착실히 매주 리뷰를 포스팅하고, [위클리 밋업]에 참석하시면, [스팀시티]의 '영주권'을 획득하실 수 있고.. 이어 다시 4년 동안(총 6년), 200편(총 300편)에 추가로 도전하시면, [스팀시티]의 정식 '시민권'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에는 총수와 마법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이 과정을 통하여 [스팀시티]의 참정권을 획득하게 될 겁니다. 이 참정권이 앞으로 미래도시 [스팀시티]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는 우리도 모릅니다.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주권 코스]

  • 100편 리뷰 포스팅 (1주 1편/세계문학+영화+음악+도시여행 등)

  • 위즈덤 레이스 (위클리 밋업) 참가

  • 총 2년 소요 (1년 50주 / 2년 100주)

[시민권 코스]

  • 200편 (총 300편) 리뷰 포스팅 + 위클리 밋업 참가

  • 총 6년 소요 (영주권 코스 2년 포함)

_ [3P Stim Power] 스팀시티의 [스팀만배 존버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 @mmerlin


"이 과정은 아직 아무도 완주하지 못했어요. [스팀시티]의 총수와 마법사 역시 <위즈덤 러너>일 뿐이죠. 마법사가 총수추대위원이 되어 총수를 추대하긴 했으나, <스팀시티>의 시민권자들이 나오고 나면, 이들은 <시민의회>를 결성하게 되고, 이 <시민의회>는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들의 논의를 통해 신임 총수를 선발 할 수도 있고, 총수의 권한과 책임을 제한하거나 조정할 수 있죠. 물론 이 <시민의회> 제도 역시 시민권자들의 논의를 통해 새롭게 검토되고, 전혀 다른 방식의 거버넌스 구조를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총수라고 해도 일단 6년짜리 임기일 뿐인 거죠."



[스팀시티]의 <위즈덤 러너>는 일종의 '건설위원회'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커뮤니티의 기본은 서로를 알아가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일일 것입니다. 미래는 총수와 <위즈덤 러너>들의 사고 속에 아직 잠들어 있고, 그것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정립되고,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게 될 테니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떠나가는 사람도 당연히 나오게 될 것입니다.


"[스팀시티]의 커뮤니티는 일단 총수를 상징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법사가 제안한 그림들과 총수가 가진 구상과 생각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서, [스팀시티]의 청사진들이 그려질 테고, 그렇게 제시되는 청사진과 상호작용의 과정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위즈덤 러너>들은, 자신이 이 도시에 시민으로 참여할지 말지를 모색하고 결정하게 됩니다. 그게 2년간의 영주권 코스와 4년간의 시민권 코스를 통해, 진지하고 격렬하게 이루어질 컨센서스의 과정입니다.

싸우기도 싸울 테고, 갈등도 끊임없이 일어나겠죠. 어쨌든 탐색기-환상기-갈등기-적응기-안정기를 거치는 커뮤니티의 성장 과정을 [스팀시티]도 하나하나 밟아야 해요. 그리고 그 첫번째 사이클은 먼저 마법사와 총수들 간에 이루어져야 했구요."



[스팀시티]가 가라앉는 바람에 [스팀시티]의 컨센서스 과정은 아직 영주권 코스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스팀시티]의 마법사와 총수들에게 먼저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완수하라고 명한 채, [스팀시티]를 가라앉혀 버렸습니다. 그리고 <위즈덤 러너>들을 맞이할 현실적 토대를 미션의 목표로 제시했죠.


"스팀잇의 거버넌스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요. 탈중앙화와 중앙화 사이에 어설프게 위치하고 있는 DPoS 시스템의 한계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스팀잇은 오너십도, 거버넌스도 없는, 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기 판에 불과합니다. 하다못해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 정도는 아닐 텐데 말이죠. 애매한 정체성이 돈과 만나니, 다들 정신 못 차리고 눈앞의 이해득실에만 혈안이 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국을 통일하는 것은 영웅 한 사람입니다. 모든 고난과 역경을 뚫고 적을 하나하나 제압하여 전국을 통일하는 에너지는, 영웅 한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커뮤니티를 지켜내는 것은 모두입니다. 합심하여 외부의 탄압과 공격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터전을 지켜내는 것은 구성원 모두의 역량입니다. 그러나 그 지켜내려는 터전은, 최초의 누군가 단 한 사람이 치켜세운 깃발과 그에 모여든 소수의 용감한 장수들이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그곳에서 자손이 번성하고 사람들이 유입되어 커뮤니티를 이루고, 이들의 터전으로 가꾸어졌기 때문에, 외부의 공격에도 똘똘 뭉쳐 막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순서는 바뀔 수가 없어요. 단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두에게 이르기까지.. 이 과정을 생략하고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커뮤니티도 사토시 나카모토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신념으로 받아안은 아나키스트들과, 윙클보스 형제와 같은 용기 있는 투자자들이 합류하여, 지금 우리들의 손에까지 이 시스템이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스팀잇이 새롭게 들고나온 DPoS 시스템은 이미 시작부터 무너져버렸습니다. 시작한 그 한 사람이 시스템을 버리고 나가버렸기 때문이죠. 그리고 남아서 그것을 지켜내야 할 또 다른 그 한 사람은 기타나 치고 있는 마당에, 누가 나서서 DPoS의 깃발을 같이 흔들어 줄 동지들이 있을 리 만무한 상황입니다. 공황 상태의 도시를 약탈해가기 바쁜 폭도들만이 남아서, 황량한 도시를 바닥까지 털어먹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나 DPoS 시스템에서 배태된 [스팀시티]는, 그 이상에 따라 [스팀시티]의 미래로부터 위임받은 깃발을 들 총수를 추대하고, 그 총수와 함께 이 [스팀시티] DPoS 시스템의 산 증인이 되어줄 <위즈덤 러너>를 초청했습니다. 이에 60여명의 <위즈덤 러너>들이 반응하여 손을 내밀었고, 우리는 이제 新도시 건설을 위한 치열한 컨센서스의 과정에 돌입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거버넌스 governance
: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주어진 자원 제약하에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


"[스팀시티]의 거버넌스는 아직 구축되지 않았어요. 지금은 총수와 마법사뿐이죠. 그리고 거버넌스에 참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위즈덤 러너>들이 있죠. 그러므로 공동의 목표는 아직 구체화되지도 확정되지도 않았습니다.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 뿐. 우리는 <위즈덤 러너>가 되어 [스팀시티]의 시민권을 획득하기까지, 치열하게 [스팀시티]의 공동목표를 제안하고, 수정하고, 발전시켜가게 될 거예요. 그것을 위하여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세계를 여행하며, 서로의 취향과 세계관을 확인해 나가게 될 겁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서로 맞아야 하고, 사람들이 좋아도 추구하는 목표가 일치해야 할 테니까요. 그 과정은 참으로 길고 험난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구축된 거버넌스는 어떤 충격에도, 어떤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기초를 닦는 일에 게으를 수 없는 이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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