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블록체인과 리더십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블록체인에 리더십이 있습니까? 그런 게 보입니까? 필요는 할까요? 리더십이라고 하면 현실 사회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기능인데 이곳 블록체인에는 좀처럼 리더십이 보이지 않습니다. 비탈릭 부테린, 정도 인정해 주겠습니다. 마법사의 뭘 모르는 시각에선 말이죠. 혹시 네드를 떠올리시는 분은 없겠죠?



탈중앙화와 탈권위, 이런 말들이 그럴듯하게 사람들을 현혹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중앙화와 권위주의가 갈 데까지 간 마당이어서 나온 반작용일지 모릅니다. 리더 없는 도떼기시장에서 뭘 좀 해보려는 이들은 오히려 큰소리를 칩니다. '여기 사장 어딨어? 사장 나오라고 그래!' 사장이 어디 있습니까? 블록체인에 사장이 있나요? 비트코인은 어느 회사 껍니까? 스팀잇에는 사장이 있나요? 아, 있군요. 대륙인. 그러면 우리는 모두 대륙인의 노동자인가요? 투자자인가요? 구경꾼인가요? 이제 와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참 뭣한데, 어차피 누가 보지도 않는 글, 미래인들을 위해 기록을 남기는 겁니다. 블록체인의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말이죠. '아, 블록체인 史家 마법사 멀린에 의하면 그 당시 블록체인 업계에 리더십이란 없었다더라'라는 기록을 남기는 중입니다.



"그때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자고로 리더십이라고 하면 철학과 신념이 있어야 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며 성숙한 품성과 지혜 어쩌고.. 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건 다 개소리고 모름지기 돈이 있어야 합니다. 뭘 멕여야 따르죠. 그러니 돈 없는 리더십은 리더십인가? 하면 현실 사회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적어도 이곳 암호화폐의 업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여기 스팀잇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그러니 돈 없는 마법사가 리더십에 관해 논할 수는 있어도 발휘할 수는 없는 곳이 바로 이곳이란 말이죠. 그래서 더 편하게 '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는 너는 무슨 리더십을 발휘했냐?'는 말에 마법사는 아예 해당사항이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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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얼 멕였는가? 스팀잇의 멕이는 기능은 참으로 적나라합니다. 그게 어디 요정이나 은밀한 밀실에서 하얀 봉투에 남모르게 담겨 오고가는 것도 아닌, 누구나 열어보면 빤히 보이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갑을 통해 과감하게 오고가니, 게다가 초창기에는 그것, 돈 봉투가 아닌 보팅 도넛이 모두에게 당당하게 전시되고는 했었으니 참으로 엄혹한 시절을 지나 온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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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걸 막 전시하고 고발하고 그랬죠. (요건 누구 도넛인지 참 이쁘네)



사람들은 집단지성 운운하며, 이곳 블록체인의 리더십이 집단지성에 의해 운영될 거라고들 기대를 했지요. 집단지성, 그건 박지성의 동생입니까? 그걸 어따 써먹습니까? 패거리 정신을 교묘하게 포장해 놓은 것이 그 말 아닌가? 요즘은 매우 크게 회의가 들고는 합니다. 쪽수만 많으면, 좋아요만 많으면, 청원 숫자만 많으면, 그게 선이고 합의고 구성원의 의사라고 누가 주장하던가요? 네, 그건 깡패들이 그러죠. 패거리들이 우겨대죠. 소수자를 보호한다며 유난을 떨던 이들이 소수자들의 의견은 개무시하며, 보라고 청원이 이렇게나 많다며 의사를 결정해 버립니다. 그것이 여기서는 어떻게 발현되었던가요? 매우 간편한 숫자 몇 개, 스파의 크기로 이미 결정 난 거나 다름없는 평판의 숫자와 보상액, 의미 없는 댓글 수로 아주 간편하게 표현되었지요. 그리고 우리는 원하지도 흔쾌히 인정하지도 않지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여긴 그런 곳인 갑네 하며 그들을 리더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더가 없는 조직이 어디에 있습니까? 사람들은 '수평적 네트워크'를 십계명처럼 받들며 신줏단지 모시듯 하지만 셋만 모여도 서열을 정하려고 듭니다. '형님'하고 선수를 치면서 말이죠. (아시죠? '형님'이란, '형님' 빼고 내 밑으로 헤쳐 모여의 준말이라는 것) '수평적 네트워크'라는 말을 들으면 뭐가 떠오릅니까? 거미줄을 떠올리고 있다면 그건 죽죽 잡아 끊어버리면 그만입니다. 약자들에게야 거미줄이 공포의 대상이겠지만 강자에게는 그따위 거미줄 헤쳐버리면 그만입니다. '수평적 네트워크'에 관한 통상적 이해의 한계는 나약한 점과 나약한 점의 연대라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라인만 끊어져도, 중심이 없이 얼기설기 서로에게 얹혀져 있는 그물망은 스웨터에서 삐져나온 실오라기 하나를 잡아끌었더니 모두 풀어져 버릴 만큼 엉성하고 약해빠졌습니다. 그걸 힘이라고 그걸 집단이라고 섬기고들 있습니다. 우상숭배를 하고 있습니다. 멍청한 인간들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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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가 분명하고 확실해야 합니다. 점과 점만 이었다고 네트워크가 되는 게 아닙니다.



네트워크는 구심점이 있어야 합니다. 구심점이 되어줄 강력한 포스트들이 필요한 지점마다 단단하게 서 있어야 합니다. 그 포스트들 사이에 수많은 점과 지점들이 유기적으로 얽혀들고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로 연합되어야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대나무가 그렇다는군요. 우리가 보는 대나무 숲이 실제로는 하나의 나무라네요. 겉으로 뻗은 것은 개체로서의 나무가 아니라 하나의 대나무 가지에서 뻗어 나온 줄기 같은 것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집 근처에 대나무 숲이 자리를 잡으면 집을 다 들어 엎는다는 거예요. 그런 겁니다. 그런 게 집단입니다. 뿌리를 단단히 내린 그것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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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단히 붙드는 겁니다. 단단히! 한 번에 한 사람씩 또 한 사람씩



물론 그러려면 지하로 내리뻗는 어둠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인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 이 업계에 리더십들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은 지금이 아마도 그런 기간이어서 일 겁니다. 그러면 드러나 활개 치는 인간들은 다 뭐죠? 하이에나들이죠. 돈 냄새 맡고 쫓아 온 거렁뱅이 잡것들. 그런 것에 속으면 안 됩니다. 제대로 털립니다. 물론 털릴만한 인간들이 털리지만 말이죠.



kr 얘기를 합시다. 누가 리더였던가요? 고래? 증인? 완장 찬 누구? 플랑크톤? 쪽팔리지만 kr에 리더는 없었습니다. 자고로 진정한 리더라면 제 새끼들 두고 도망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러면 누가 남아 있습니까? 우리는 고아처럼 버려져 여기서 코인 짤짤이, 보팅 앵벌이나 하며 연명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인정합시다. 그런 곳이었습니다. 여기 스팀잇, kr이 말이죠. (아니라고 그건 니생각이라고 마법사 양반, 쓸데없는 소리 닥치라고 누가 반박을 좀, 비참하니까.)



내 돈이든 남의 돈이든, 돈 없이, 뭘 멕이는 거 없이 리더의 자리에 설 수는 없습니다. 자고로 돈은 사장이 벌어오는 거라고 인생 선배들이 말해주었습니다. 사장이 직원에게 돈 벌어오라고 하는 회사에는 가지 말라고 말이죠. 여기 누가 그대에게 뭘 멕여주고 입혀주던가요? 쥐꼬리만 한 보팅이라도 말이죠. 아, 보팅은 좀 받았죠. 그래서 거기 줄 섰더니 부자 되던가요? 행복하던가요? 어쩝니까 이젠 보팅서비스가 디폴트라 누가 보팅해줄 일도 없는데 그러니 우린 고아가 된 겁니다. 그러면 kr은 뭔가요? 스팀잇은 뭔가요? 여기는 집단인가요? 커뮤니티인가요? 공동체인가요? 자, 이게 진실입니다. 여기는 집단도 커뮤니티도 공동체도 아닙니다. 그냥 잠깐 장이 섰을 뿐입니다. 누군가 약을 팔았고 이게 만병통치약인가 보다 신비의 부자 되는 명약인가보다 혹했던 겁니다. 그게 진실입니다.



뭐가 미련이 남아서 kr 얘기를 자꾸 하냐구요? 아직도 애정이 남았냐구요? 글쎄요. 여기가 커뮤니티도 뭣도 아닌 건 분명한데 우리가 만났잖습니까? 너랑 내가 여기서 만났잖습니까? 그러니 의미가 있습니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만났더라도 우리가 만났으니까 그곳은 기념할 만한 곳이 되는 거니까. 누군가들에게는 인생에서 해프닝처럼 지나간 시장통이었을지 몰라도 우리는 여기서 만났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서로의 글들을 보아주고 있으니까 소중한 겁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곳이 허름해진 모습 그대로라도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 kr은 그렇게 추억의 장소로만 기억될 곳은 아닙니다. 여기 kr은 그대들은 모르는 진짜배기들이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곳이니까요. 아직은 돈이 없지만. 이름도 명성도 없지만. 온전히 뿌리를 뻗은 어느 날엔가 우렁차게 지면을 뚫고 날아올라 울창한 진짜 네트워크, 무엇으로도 끊어지지 않는 강력한 블록체인을 세상에 선보일 바로 그곳이니까요. 그때에는 돈을 뿌릴 겁니다. '하늘에서 돈이 내려와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를 만큼 마구 뿌려댈 겁니다. 그때에는 보팅 비를 맞고 무럭무럭 자라날 춘자들이 거대한 군락을 이룬 뒤 일 테니까요. 그때에 우리는 진짜 리더십이 무엇인지 드디어 경험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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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에어드롭!



그때까지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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