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사는 일에 마음이 기울던 마음에
죽을 날은 멀리 있었다
물김치 국물 한 번 더 먹는 게
소원이라던 늙은 손가락이
김치 보시기에 닿는다
한 모금 넘기면 그만 일줄 알았지만
한 그릇을 다 비웠다
목젖을 넘어가는 강물소리
죽을 날을 향해 물결 가르는 소리
살아갈 날에 눈이 밝은 사람에게
그 물소리는 멀어졌다고
믿고 싶을뿐이었다
강/ 이성복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 조그만 마분지 조각이
미지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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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으나 늘 곁에 있는 게 그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