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바람에 쓰러진 고춧대
빨간 고추는 따서 말리고
제풀에 약이오른 고추는
해가 지나가는 평상에 신문지를 덮어 재운다
풋고추는 양쪽으로 가른다
제법 자란 고추는 냉장고로 들어가고
아직 어린 고추는
작은 방에 몰아넣었다
끓인 간장에 숨이 넘어가고
무거운 돌에 눌려 돌아눕지도 못했다
여리고추장아찌처럼
몇 번이나 숨이 넘어가고 눌려살기를
무엇이 되려는지
무엇을 하게 될지
깻잎 조림/안성덕
뉘 집이라 다르랴만
푹푹 날은 찌고 일은 고되고
백 리나 달아난 식구들 입맛 걱정에
돈 세듯, 푸른 향기를 차곡차곡 접었겠네
텃밭만한 살림살이
언제 좀 펴지려나,
가슴 졸이듯 졸이고 졸였을
간간한 깻잎 조림, 모처럼 밥이 다네
잎 잎 달라붙은 깻잎을
지그시 눌러 주는 아내의 밥숟갈에도 한 장
말없이 얹어 주네
찬 투정 아침 밥상이 손바닥만큼 염치없네
졸이고 졸여야 더, 간간해지겠네
나도 세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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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 준비를 많이 하시는군요.
시가 너무 와 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