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5.

in #steemzzanglas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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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죽어 자빠지는 거 같은 개 짖는 소리는 머리끄뎅이를 당그라매느 ㄴ기겉이 무섭데, 앉아서 꼬바이 밤을 안 샜나? 나중에 들었지마는 안에서는 마님께서도 안 주무시고 밤새 염불만 모셨다 안 카나.

그놈들이사 부처님도 개로 치부하겄지마는 서방님도 배맨하셨지, 하기사 안에서 하시는 일 밖에서 아실 턱도 없고 또 선부들이 절을 어디 좋아하시건대? 중을 알기를 머맨치로......

공공연하게 들추어질 수 없는 성질이었음에도 마을을 둘러싼 숲이나 강물, 들판에 되풀이 찾아오는 사계절처럼 되풀이 되어왔던 것이다.

  • 토지 1부 1권 16장, 구전(口傳) 중에서-

제44회이달의작가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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