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계절을 혼동할 만큼 높고 파랗습니다. 겨울에는 이런 날씨가 싸늘한 바람이 불기 쉬운데 설 지난 마음처럼 푸근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설을 쇠고 나면 어찌 되었든 집집마다 먹을 게 넘쳐 며칠은 서로 부르며 한 데 어울려 고리털음을 하게 됩니다. 제일 신난 건 아이들입니다. 친척들마다 세뱃돈을 주니 복주머니가 두둑해서 가끔 열어보며 흐뭇해하고 평소 갖고 싶었던 걸 사러 몰려 가기도 합니다.

설을 쇠고 나니 하늘도 인심이 후해진 듯합니다. 벌써 햇발이 다르고 바람결도 다릅니다. 그리고 가끔 하늘에 대열을 지어 날아가는 철새들을 보면 미물들도 때를 알아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동안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을 나면서 먼 거리를 날을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는 겨울을 나기 위해 임시로 머무는 곳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지치지 않게 미리 미리 훈련을 하면서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계절이 바뀌기 전에 미리 대비를 하면 막상 당해서 허둥지둥 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게으른 사람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급한 줄 알고 온갖 수선을 다 피우게 됩니다. 그런 사람치고 제대로 되는 일이 없습니다. 차근차근 준비를 하면 실수가 없는데 코앞에 닥쳐 허둥거리면 반드시 실수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오늘이 정월 초사흘이니 다시 한 번 연초의 계획을 돌아보고 혹시 놓치고 있는 일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차분히 이루어 가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게으른 선비 ○○ 다락에 올라가 ○ 읽는다.”

빠짐표 안에 알맞는 말을 적어주세요.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 마감은 2월 10일 22:00이며 정답 발표는 2월 11일 22:00까지입니다.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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