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2 days ago

오랜만에 집에 온 아들
저녁을 먹으며 하는 말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세 군데나 넣은 아파트 청약이
한 군데도 안 걸리고 다 미끄러져
얼마나 잘 됐는지
정말 운이 좋다고

맘 놓고 웃어도 되는지
박수라도 쳐야 하는 건 아닌지
모자라는 부모 못난 짓도 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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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방 한칸/ 김사인

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닿는
둘째 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 비는 재주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 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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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떨어져서 다행인가요?
저희 애들도 다행히 매번 떨어집니다. ㅋㅋ

그냥 다행으로 여기면서 모른척 하고 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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